사색

2,050Km, 다시 시작이다

오주관 2020. 8. 18. 10:27

2020810일까지 걸은 거리-2,050Km

 

우리 인간은 크게 두 가지 주제와 싸우며 산다. 행복한 삶을 살래 불행한 삶을 살래, 부자로 살래 가난하게 살래, 즐겁게 살래 비관하며 살래, 희망을 끌어안고 살래 절망을 끌어안고 살래, 열정적 끈기로 살래 포기하며 살래, 미래를 바라보며 살래 과거를 되씹으며 살래, 도전을 하며 살래 그냥 안주하며 살래. 나는 당연 전자다. 설령 내가 도전하고 있는 사업이 내 대에 성공하지 못하면 후발주자에게 물려주면 된다. 물려주는 그 날까지 나는 목숨을 걸고 내 사업과 싸우며 살 것이다.

 

2020810일까지 올레길을 걸은 거리가 2,050Km이다. 3월부터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을 때 목표를 두지는 않았다. 20191230일 이곳 서귀포에 내려온 나는 그 다음날부터 도서관에 나가 서울에서의 일을 계속해 나갔다. 그러다 만난 코로나19. 도서관은 문을 닫았고, 나는 그 다음날부터 배낭을 둘러멘 채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고, 플랜A가 아니면 플랜B. 나는 알고 있었다. 코로나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악당 코로나19와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일보 후퇴다.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체력을 키우자.

 

 

그 날부터 걷기 시작했다. 약보다는 음식이요, 음식보다는 행이다. 동의보감의 허준선생 말이다. 3, 4, 5, 6, 7, 그리고 8. 매달 10일면 구글이 이메일로 내 근황을 알려주곤 한다. 그래서 계산을 해보니 810일까지 2,050Km이었다. 그해 12, 배낭을 둘러멘 채 서울에서 포항까지 350Km78일 동안 걸어갔다. 그러고는 처음이다.

 

이곳 올레길을 걸으면서 서울의 업자와 인터넷으로 이메일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홈페이지를 두 개 만들었다. 내가 만든 오조헬스케어. 집사람이 만든 친재공. 77억 전 세계인구가 질병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그 세상을 만들자. 한국은 물론이고 경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시아 지역의 가난한 학생들이 마음 놓고 핵심과목을 아주 싼 가격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 그렇게 팔을 걷어붙인 채 설계도를 만들었고, 그리고 홈페이지까지 완성했다.

 

1. OHC

2. IEP

 

이곳 제주도에 내려왔을 때 나는 수첩에 기록을 했다. 1. 홈페이지를 만든다 2. 투자자를 찾는다 3. 젊고 유능한 글로벌 인재를 찾는다 4. 사업을 시작한다

 

 

코로나는 진행 중

 

3월 초 올레길을 걷기 시작할 때 9월쯤이면 코로나는 끝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코로나는 말랑말랑한 놈이 아니다. 코로나는 강자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고, 우리 인간의 좁은 사고를 넓게 확장시켜주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만이 아닌 모든 살아 있는 동, 식물과의 더불어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는 전 세계의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청신호가 켜진 사업이 있고, 코로나 때문에 몰락하는 사업이 표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단 IT와 온라인 그리고 바이오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달고 있고, 노동집약적 산업과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업은 빨간 경고등이 켜져 있다. 경기장과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주와 공연문화, 그리고 극장과 연극무대와 호텔, 식당 등등이 빨간불이 켜져 있다.

 

 

위기가 찾아온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주저앉아야 하나?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앞을 주시해야 한다. 위기는 항상 기회를 데리고 다닌다. 철학자 소피노자는 말했다.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소피노자의 말처럼 코로나19가 우리 인간의 생명과 산업을 피폐하게 만든다 하더라도 우리는 좌절과 절망이 아닌 희망의 끈을 잡은 채 계속 앞으로 행진해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일 지구가 금성처럼 섭씨 250도의 불바다가 되어도, 절망이 아닌 희망의 끈을 잡고 우리 모두가 살 수 있는 그 길을 모색하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 후퇴가 아닌 전진을 해야 한다.

 

 

21세기 우리 인간이 잡아야 할 키워드

 

시대가 바뀌고 있다. 우리 인간도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이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승리할 수 있다. 어떻게? 지금까지 우리 인간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사고의 틀을 파괴시켜야 한다. 망치로 깨부숴야 한다. 파괴는 창조다. 탈해야 한다. 혁신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빛의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세상의 속도를 맞추려면 그 속도에 맞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천 년 만 년 우리 머릿속을 지배해온 그 공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내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탈이고 혁신이다.

 

그 다음은 공존과 상생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리 인간만이 주인은 아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동, 식물이 주인이다. 우리 인간은 지금까지 거대한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우리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은 많다. 우리 인간은 지능이 뛰어나 언어를 가지고 있고, 문화를 가지고 있고, 농사를 짓고 있고, 무기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풍요로운 삶을 지탱시켜주고 있는 산업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간이 지구의 주인은 아닌 것이다.

 

 

주인이 아닌 우리 인간이 마치 주인인 양 지난 300여 년 산업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구를 어떻게 파괴시켜 왔나? 자연을 파괴시켰고, 자원을 흥청망청 소비를 해왔고, 석탄과 석유를 물을 쓰듯 소비를 해 결국 우리 지구를 온실로 만들었다. 온실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우리 인간의 삶의 터전을 차곡차곡 파괴시켜왔다. 더 나아가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동, 식물의 삶의 터전을 파괴시켜왔다. 밀림이 어마무시하게 파괴되고 있고, 밀림 속에 살고 있던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집을 잃어버린 밀림 속의 동, 식물은 어디로 가야 하나? 갈 곳이 없다. 결국 인간들 세계로 들어오고 있다. 반격과 역습은 그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당연하다. 전 세계 인구의 생명을 앗아가고, 그리고 전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가 그렇게 우리 인간에게 찾아온 것이다. 코로나는 분명 인재다. 우리 인간이 저지른 중범죄에 해당된다.

 

 

어제 집사람과 뜨거운 올레길을 걷다 몸을 식히기 위해 바닷가 카페에 들어갔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바라본 범섬. 범섬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희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오히려 밝고 맑다. 코로나가 우리 삶의 터전을 흔들어 놓듯, 남과 북의 통일도 그렇게 순간적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계획된 통일이 아닌 국제정치의 지각변동에 의해 어느 날 쓰나미처럼 그렇게 통일이 올 수 있다. 통일이 되면 우리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동북아는 물론이고 세계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보라, 코로나19가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으뜸 국가로 만들고 있다. 전 세계가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고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대한민국을 넘버원이라고 인정을 하고 있다. 거짓이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G7를 넘어 세계 속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을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닥친 위기가 기회일 수도 있다. 

 

 

카페를 나온 우리 두 사람은 폭염의 바닷가를 걸으면서 손을 잡았다. 위기는 기회다. 다시 시작하자. 코로나가 물러나는 그 날까지 우리는 내일부터 사과나무를 심어나가자. 심읍시다. 나는 두 손을 높이 들었다.

 

"코로나 만세!"

"오조헬스케어 만세"

"친재공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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