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허리와 사기꾼

오주관 2021. 2. 4. 15:20

 

물리치료를 그만 두다

 

1월 한 달, 허리와 싸웠다.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허리의 통증 때문에 받을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가 침대에 누우면 뜨거운 팩을 등 밑에 넣어준다. 10분 정도 지나면 팩 위에 등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빨판을 붙이고는 10분 정도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그 다음 돌아눕는다.

 

그런데 이게 안 된다. 돌아누우려고 하면 허리가 아파 돌아누울 수가 없다. 죽을힘을 다해 돌아누우면 액체파스를 등에 뿌리고는 2분 정도 골고루 바른다. 파스를 닦은 다음 큰 수건으로 상체를 덮고는 손으로 마사지를 한다. 마사지가 끝나면 안마기로 다시 한 번 등과 다리를 마사지한다. 그게 끝나면 빨판 네 개를 엉덩이 경계부분과 허리에 붙이고는 작동을 시킨다. 10분 후 끝났다는 신호가 울린다. 치료사가 와 전기를 끈다.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통증이 찾아온다.

 

세 번을 끝으로 한의원으로 가기 시작했다. 포항의 매제도 작년에 양수기를 들다 허리가 삐끗했다고 했다. 병원에 가 엑스레이를 찍으니 4번과 5번이 붙었다고 하면서 수술 운운하기에 한의원에 가 침과 뜸으로 치료를 했다고 하면서 한의원을 소개했다.

 

 

열흘 정도 침을 맞고 뜸을 떴다. 침과 뜸은 견딜 만했다. 하지만 허리의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원장에게 그 사실을 말하자 원장이 병원에 가 X레이를 한 번 찍어보라고 했다. 찍었다. 허리도 튼튼 골반도 튼튼하다고 했다. 처방전을 주면서 안 아프면 진통제 약을 끊으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었다.

 

다시 재활의학과에 가 물리치료를 받았다. 사라졌던 허리의 통증이 다시 나타났다. 2일 내 옆의 아저씨도 허리가 아파 온 것 같았다. 팩을 치우자 아저씨가 물리치료사에게 세게 해주세요, 했다. 아저씨 뒤의 아주머니도 세게 해주세요, 하고 부탁을 했다. 나도 세게 해달라고 했다. 맞거나 틀렸다. 며칠 전부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척추부근을 만져보면 등어리가 딱딱했다. 물리치료를 받는데 이 근육은 왜 물렁물렁해지지 않을까? 그 교수에 의하면 몸이 척추를 지키려고 복근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왜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까? 2일 병원에 가 물리치료를 받고 원장에게 이실직고를 했다. 허리는 덜 아픈데, 좌골신경통이 찾아와 양쪽 엉덩이가 아팠는데 오늘 물리치료를 받으니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원장이 X레이를 한 번 찍어보자고 했다. 찍었다. 사진을 보면서 2번이 좀 붙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리디스크를 이야기했다. 물리치료를 계속 받으라는 말이었다.

 

집에 온 나는 옛날 KBS 아침방송에서 서울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가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허리디스크는 수술할 필요 없다. 자세만 바르면 낫는다.”

 

분명 그렇게 들었다. 검색을 하니 그 교수가 나타났다. 글을 읽고 고개를 끄떡였다. 허리디스크에 좋은 운동 중에 으뜸은 걷기다. 지난 11개월 이곳 제주에서 나는 3,200Km를 걸었다.

 

 

통증은 염증 때문이다. 교수는 말했다. 염증만 잡으면 허리의 통증은 사라진다. 가장 쉬운 운동은 자주 허리를 펴고 하늘을 쳐다보는 거다. 그리고 자기 전에 두 손을 바닥에 대고 상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자주 하면 허리디스크는 사라진다. 내 말은 천기누설이다. 우리가 평소에 하는 운동 중에 윗몸일으키기가 있는데, 그 운동은 허리디스크를 부르는 운동이다. 그리고 고양이 등처럼 등을 휘게 하는 요가의 그 자세도 아주 나쁜 운동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드디어 의문이 풀렸다. 왜 물리치료만 하면 허리가 더 아픈지, 그리고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 왜 허리의 통증이 유독 심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고치는 게 아니라 디스크를 도와준 꼴이었다.

 

약만 먹고 물리치료는 그만 두기로 했다. 어제는 다시 가방을 메고 16Km를 걸었다. 말 잘 듣는 초등학교 학생처럼 똑바로 걸었다. 허리를 펴고, 가슴도 폈다. 군가를 부르면서 씩씩하게 걸을까 하다 군가는 그만 두었다. 목 디스크는 더 쉽다. 심심하면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쳐다보면 거북목은 사라진다.

 

어제 아침 처음으로 내 손으로 머리를 감았다. 벅벅 머리카락을 씻는데 울컥 가슴에 동계가 왔다. 너무 시원했다. 집사람이 감겨주는 손질은 비누거품만 몽글몽글 이는 정도였다.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얼굴의 때도 안 씻겨지는 가벼운 마사지였다.

 

 

나는 사기꾼을 극도로 싫어한다

 

거금 2백만 원을 주고 홈페이지를 다시 만들기로 했다. 이메일로 홈페이지가 왔는데 고 퀼리티는 온데간데없고 아마추어보다 못 한 실력으로 만든 홈페이지가 왔다. 눈을 감았다. , 사기꾼들에게 속았구나! 3만 원으로 60개월만 내면 임대형이 아닌 내 홈페이지가 된다. 돈은 이미 16만 원으로 12개월 선결제가 된 상태다. 집사람에 의하면 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다고 했다. 그들은 광고 따로, 상담사 따로, 제작 따로인 사기꾼 집단이다.

 

설 전에 보내라고 했다. 다 만든 홈페이지를 보고 카드 철회권이 되는지 알아볼 생각이다. 속이 상했다. 사기꾼이 나타났고, 그 사기꾼에게 내가 낚여버렸다. 내가 극도로 증오하는 사람은 사기꾼이다. 이들에 비하면 앞에 홈페이지 제작자는 착한 사람이다. 상담사는 그 제작자를 사기꾼이라고 했다.

 

허리도 두 동강, 홈페이지도 두 동강 나 버렸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기꾼들이 주무르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최고 실력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사기꾼들이다. 그 사기꾼들이 나라를 두 동강으로 만들고 있다. 국회의원들, 장관들, 판사들, 검사들, 군인들, 행정부, 교수들, 조중동, 교회와 목사들 등등의 사기꾼들이 대한민국을 개판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70여 년 우리 국민이 피를 흘리며 찾은 민주주의. 그 민주주의를 사기꾼들이 다시 그들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사생결단을 하고 있다.

 

나라의 근본을 바꾸고, 다시는 사기꾼들이 설치지 못하도록 피가 뜨거운 혁명가가 나타나 저들을 사그리 소제해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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