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천안함과 북풍 그리고 미스터리

오주관 2010. 5. 23. 21:58

 

 

한국은 지금 천안함 사태 때문에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소형 잠수정이 어뢰를 쏴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났다고 한다. 그 증거로 내 놓은 게 어뢰 몸체의 잔해와 1번이라는 숫자다.

 

이 도깨비 같은 사실을 믿으라고?

아마추어 화가가 그린 엉터리 그림을 믿으라고?

3류 소설가가 쓴 엉터리 소설을 믿으라고?

 

이게 이명박 정부다. 원칙과 상식은 온데간데없고 엉터리 같은 그림과 소설을 가지고 나와 입에 거품을 문 채 안보를 팔고 있다. 우리 정부가 발표를 하자 미국의 오바마 정부도 가재는 게 편이라고 우리 정부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정말 냉철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와 같은 편이다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정답을 얻을 수 없다. 미국은 여러모로 복잡한 나라다. 어떻게? 철두철미하게 자국의 이익과 세계의 패권을 위해 씨줄날줄로 얽혀 있는 나라다. 오바마가 마음대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 보수와 조중동 그리고 KBS가 한편이 되어 정부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얼마나 좋은 호재인가? 선거는 코앞에 다가오고 있고, 더구나 눈에 가시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불안하다. 그렇지 않아도 4대강과 세종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정부는 없는 일을 만들어서라도 자신들 앞으로 불어오고 있는 거센 한파를 막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를 알고 둘을 모르는 정부. 그렇게 브리핑을 하면 국민이 믿는다고? 물론 많은 국민들은 믿는다. 모든 언론매체를 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어 사실보도를 접할 수 없기 때문에. 천안함 사태만 해도 우리 정부와 미국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 국민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정부와 앵무새들이 지저귀는 내용뿐이다.

 

정부 발표대로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잠수정이 쏜 어뢰가 맞다고 하자. 그렇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어뢰 몸체의 잔해와 1번이라고 선명하게 찍힌 그런 것이 아닌. TOD와 교전일지와 병사들의 생생한 증언 같은 것.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정부 발표대로 북한 잠수정이 침투해 우리의 천안함을 공격한 게 사실이라면 그럼 우리 해군은 그 시간에 뭘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그 시간 서해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시간의 서해에는 미국이지스함 2대와 13척의 함대가 훈련을 하고 있었다. 세계 최첨단을 자랑하는 미국의 해군과 우리 해군의 거미줄 같은 방어망을 뚫고 들어와 그러니까 나비 같이 날아 벌 같이 쏘고 달아났다고? 좋다. 북한의 잠수정이 쳐들어와 한미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그 좁쌀보다 더 좁은 공간을 몰래 들어와 벌 같이 쏘고 달아났다고 하자.

 

묻는다?

그 시간의 우리의 해군은 뭣하고 있었나?

그 시간의 미국의 함대는 뭣하고 있었나?

 

이명박 정부는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안보회의만 열 것이 아니라 구멍이 뚫린 그 원인과 향후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얼마나 정교하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을 비웃으며 몰래 들어와 어뢰를 발사해 우리 천안함을 두 동강이 냈는지 규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또 있다.

 

 

 

 

  

안보에 구멍이 뚫린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 대통령이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최고책임자임과 동시에 안보를 책임지는 국군통수권자다. 그리고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과 해군참모총장 등 군 관계자들을 군법회의에 넘겨 엄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총살감이다. 경계근무를 게을리 한 그들을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지금 한국에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개콘보다 재미있는 코미디가 연출되고 있다. 그리고 적반하장이라고 죽을죄를 지은 인사들이 오히려 영웅이 되어 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몸을 피해야 할 당사자들이 겁도 없이 연일 북한을 향해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있다.

 

당한 주제에!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우리 한국을 분열시키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국민들은 심판을 해야 한다. 당장은 선거를 통해 그 책임을 단호하게 물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그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

 

 

뒷이야기- 아무리 생각해도 이명박 정부는 자격미달이다. 조중동에 속고, 경제에 눈이 멀어 몰표를 준 게 바로 이명박 정부다. 책임은 당연히 우리 국민이다. 하지만 지난 일은 지난 일. 문제는 앞으로 두 번 다시 속지 않아야 한다. 조중동에 속지 말고, 경제에 속지 말아야 한다. 뉴타운에 속아 한나라당을 찍었다 아! 이게 아니구나, 하고 땅을 쳤을 때는 이미 기차는 떠난 후였다. 답은 경제에 있지 않다. 막말로 옛날의 경제성장은 없다. 세계는 이제 저성장, 저고용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문제는, 성장이 아니라 복지와 분배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 이 모든 걸 풀 수 있는 게 정치다. 바보들아! 문제는 정치야! 라고 했다. 내가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표를 잘 찍어야 한다. 우리 편이 누군지 깊이 생각하고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우리 편을 모르고 적을 찍으면 영원히 그들의 머슴에서 졸업을 못한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문제는 우리 편이다. 2010523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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