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목숨 걸고 편식하기-13

오주관 2010. 12. 14. 22:45

 

 

잠은 대궐 잠을 자도, 밥은 거지 밥을 먹어라고 했다. 오늘 아침 밥상이다. 현미, 봄동, 톳, 미역국, 콩잎 장아찌, 그리고 마늘과 호박볶음이 전부다. 비벼 먹었는데 하, 맛이 너무 좋아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먹은 지 벌써 17개월째다

 

 

 

 

점심은 삶은 고구마와 검은콩 흰콩을 삶아 간 것이 다다. 나트륨은 아예 없다. 심심함을 넘어 완전 맹 싱기비다. 먹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은 꿈을 꿀 수 없는 식단이다. 고혈압이 혹시나 하고 놀러 왔다 지레 겁을 먹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갈 지경이다

 

 

 

 

오늘 저녁이다. 상동. 지금 이 시간에도 고혈압과 당뇨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겨울이 위험하다. 까딱 잘못하면 픽 쓰러져 중풍협회에 정회원으로 등록이 된 채 남은 세월 재활로 보낼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콘트롤 할 수 있는 자는 살아남고, 지금이나 앞으로 목숨 걸고 먹는데 올인하는 자들은 미래를 그릴 수 없다 쓰러지는 그 날이 제삿날이다. 나는 목편교의 열렬 신도다. 내 마지막 위안인 술도 이제는 안녕이다. 막걸리 한잔이 전부다.

 

 

 

 

하루에 30분씩 운동하기. 방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일주하고 있다. 족저근막염이라는 병에 걸려 많이 걷지도 못한다. 그동안 너무 걸어 발바닥에 뼈가 하나 자라고 있단다. 해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너무 걸었다. 지난 세월, 걸으면 그냥 행복했다. 발바닥이 다 나으면 다시 걸어야지.

 

 

 

 

오늘 아침 내 혈압이다. 이 정도면 양호하다. 지난 가을, 포항에 내려간 그날 밤, 북부해수욕장에서 나혼자 소주 세 병을 마셨다. 뱅 돌았다. 그 다음날부터 얼마 전까지 내 혈압은 널을 뛰기 시작했다. 190, 170, 150. 혈압은 과학이다. 잡자. 이를 악물고 싸웠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과음, 과식, 기름진 고기는 우리 몸을 망치게 한다. 곰국이 뼈를 약하게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목편교에 입문해 느낀 것은 '현미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 다리가 늘 아파 이틀에 한번씩 주물렸는데 언제부터인가 씻은 듯 말짱하다. 목편!

 

 

 

뒷이야기- 배도 홀쭉, 허리도 홀쭉, 몸도 홀쭉. 머릿속도 시베리아 고기압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먹어 탈이었다. 이제 다시 옛날로 돌아가 거지처럼 먹어야 한다. 우리 몸을 망치게 만드는 국민고기인 삼겹살과 통닭, 그리고 지글지글 쇠고기와 곱창과 막창에서 졸업을 해야 한다. 우유도 안 된다. 소가 사료로 뭘 먹고 있는지를 알고 우유를 먹어야 한다. 치즈도 요구르트도 마찬가지다. 먹이사슬이 무너졌다. 있다면 현미, 야채, 채소, 고구마, 콩, 그리고 과일과 견과류. 내가 건강해야 우리 가족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목편교의 이름으로 목편!20101214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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