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이야기-요즘 좀 아프다. 우울증에다 화병까지 덤비는 바람에 앉아 있는 시간과 밖으로 떠도는 시간이 많아졌다. 우울증은 워낙 친해 겁이 나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 때 이명과 같이 덤빈 놈이라 이제 친구가 되어 있다. 그래서 붙었다 떨어졌다 하곤 한다. 문제는 내 허락도 없이 달라붙은 화병이다. 원인은 불통인 것 같다. 돌아보면 이상하게 사기꾼과 가짜들이 세상의 중심에서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언제쯤 저들이 사라질까. 내년에는 달라질까? 내년에는 진인을 만날 수 있을까. 목숨을 걸고 만든 두 개의 프로젝트. 네 사람에게 보냈는데 한 사람은 수취인 거부로 되돌아 와서 내일 다시 보낼 생각이다. 모 자동차회사 부사장으로 있는 집안 동생에게 SOS를 보냈다. 아무꺼시야, 투자자를 연결 좀 시켜다오. 네 전공이 영어가 아닌가. 그리고 네는 5개국어를 하지 않느냐. 아재가 돌아가셨을 때, 영안실의 그 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판상을 마주하고 혼자 앉은 그는 인절미를 먹고 있었다. 쨥쨥쨥. 혼자서 웅크린 채 떡을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떡맛을 아는 사람이구나. 그는 떡을 먹는 게 아니라 그 옛날 어머니의 추억을 먹고 있었다. 쨥쨥쨥, 내 입에서 침이 나올 지경이었다. 떡 맛을 알고 있는 그 사람의 뿌리가 보이는 듯 했다. 지게를 지면 영락없는 농부였다. 하도 신기해 너에게 물었다. 아무꺼시야, 저 분이 누고. 우리회사 부회장입니다. 그 부회장, 퇴사했제? 그 분 좀 연결시켜다오. 내 배를 출항시킬 동력이 없다. 또 하나의 통일프로젝트. 떠오르고 있는 정치계의 두 인물과 작곡가에게 날아간 내 프로젝트. 한반도의 흥망성쇠가 걸려 있는 프로젝트. 내 메시지에 그들은 답을 할까. 해야 한다. 아와 타를 넘어 우리 한반도의 내일이 걸려 있다. 어젯밤, 어둠 속에 홀로앉은 나는 나와 진하게 싸웠다. 이 구름이 언제 걷힐까. 밖에서 온 저 화병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오늘도 우리 두 사람은 가을 들판에 나가 걷고 걸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느뇨. 당신은 또 어디에 있느뇨. 나에게 존재를 맡긴 당신, 미안합니다, 진실로. 20111023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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