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소인들의 천국

오주관 2012. 4. 5. 21:07

 

 

 

지금 대한민국은 소인들의 지상낙원이다. 동, 서, 남, 북 어디를 보아도 소인들뿐이다. 언론과 방송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충성을 다하고 있는 소인배들은 이제 퇴장하시오! 하고 기자와 피디 그리고 아나운서들이 힙을 합해 파업을 하고 있지만 소인배들은 귀를 닫은 채 묵묵부답이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속으로는 엄청 쫄고 있을 것이다.

욕망과 탐욕의 열차에서 내릴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사찰의 시작과 끝

사찰의 시작은 보여도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인터넷에서 비방한 사람들, 청계광장의 촛불집회에 참석을 한 사람들,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을 응원한 사람들이 사찰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나는 내 블로그에 여러 번 이명박 대통령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집사람과 세 번 청계광장 촛불집회에 참석을 했다. 그 때마다 나는 양미간을 바짝 좁힌 채 남과 북을 살릴 프로젝트는 없을까, 하고 고뇌를 하기 시작했다.

 

집 전화와 내 휴대폰이 도청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금방 알았다. 감이 안 좋았고 전화기 안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 들렸다. 나는 직감적으로 내 전화가 도청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진원지는 어디일까?

블로그일까, 서울의 향우회일까, 아니면 고향일까?

 

 

박정희 정권 때, 중앙정보부에 불려가 몇 대 얻어맞은 경험이 있는 집안의 형님이 신신당부를 했다. 조심해라.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봐야 한다. 하지만 나는 조심하지 않았다. 잘못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반대다. 나라를 구할 방법을 찾은 것밖에 없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이 아닌, 한반도 대운하가 아닌, 어떻게 하면 남과 북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통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을 고뇌하고 궁구했을 뿐이었다. (미네르바가 잡혀갈 그 무렵 글 몇 편을 몰래 다른 곳에 저장해놓았다. 삼성의 이건희 글, 대형교회 글, 그리고 이명박 글 등등. 몇 편이 삭제되는 수난을 당할 그 무렵 훗날을 도모하며 글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켜놓았다. )

 

그런 것도 죄가 되나?

 

미루어 짐작컨대 아마 내 뒤를 미행도 했을 것이다. 저 자식이 과연 누구를 만날까? 만약 반정부 인사와 접촉이라도 했으면 그들은 옳거니, 하고 나를 얼른 오랏줄에 묶어 처넣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뒤를 따라가 보니, 가는 곳이라고는 지린내 나는 화장실과 대형문고뿐이었다. 한번 시험 삼아 내 뒤를 따라 가보자.

 

겨울의 어느 날

아침 10시에 집사람과 집을 나온다. 지하철을 타고 종로3가에서 나는 내린다. 거시기로 갈아타고 그곳에 내리면 걷는다. 20분 정도 걸으면 내 아지트가 나타난다. 그곳의 전용 좌석에 앉으면 내 공부는 시작된다.

 

점심은 식당에서 해결한다. 한결같다. 콩과 고구마 삶은 것. 싱겁다. 소금은 전혀 없다. 나처럼 먹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배를 채우면 250원짜리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세 시까지 골을 싸맨 채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다 시간이 되면 거시기를 나온다. 나올 때 화장실에 들어가 시원하게 방광을 비운다. 그리고는 40여 분을 줄기차게 걷기 시작한다.

 

 

아지트의 큰문을 나와 조금 걸으면 도덕여자고등학교와 풍요로운여자고등학교가 나타난다. 그곳을 지나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너면 스님들의 본사가 나타난다. 나는 안으로 들어간다. 기도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에 가기 위해. 5분 대기조다. 만약 화장실에 들어가 방광을 비우지 않으면 댕~역 지하를 빠져나오기 전에 질질 바지에 오줌을 흘릴지도 모른다. 어쨌든 방광을 다시 한 번 비우고는 터덜터덜 걸어 댕~역 지하로 들어간다.

 

세 번째 나를 맞이하는 곳은 거시기 문고. 책도 사고 방광도 비우는 곳. 비운다. 나는 한 때 그 곳 문고의 VIP였다. 방광을 비우고 VIP문고를 올라온 나는 서울에서 제일 밝은 동네에 도착한다. 통과. 다시 지하로 내려간 나는 영어 Y자를 닮은 건물의 지하 화장실로 직행을 한다. 내 방광은 5분이 지나면 차오른다.

 

비우고 다시 계단을 올라오면 남쪽시장이 나타난다. 그 곳을 지나가면서 나는 비로소 여유를 가지고 쇼핑을 한다. 내 시선이 꽂히는 곳. 카메라를 파는 상점. 본체도 보고 렌즈도 본다. 사진에 대해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만든 곳이기도 하다.

 

한참 쇼핑에 빠져 있다 다시 걸음을 옮긴다. 남쪽시장을 지나 횡단보도를 지나면 불타버린 남쪽문이 나타난다. 그 옆을 지나 이면도로에 들어가면 밤에 리어카들이 잠을 자는 곳이 몇 있다. 그 중 문이 열려 있는 그 집 안으로 들어가 방광을 비운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내 방광은 호수다. 그 곳을 나온 나는 다시 지하로 몸을 숨긴다. 경성역으로 가는 지하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 곳 중간의 화장실도 내가 빠지지 않고 찾는 곳이다. 또 방광을 비운다. 따라오던 인간이 틀림없이 이렇게 속으로 말했을 것이다.

 

떠갈 인간, 싸다 볼일 다 보네.

 

 

드디어 경성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이정비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가면 부산이나 다른 지방으로 가는 열차를 타는 곳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옮기면 갈매기마트를 지나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그 여자 국회의원의 지역구로 들어서게 된다. 내 마지막 종점은 갈매기마트 화장실이다. 그 곳 화장실에서 내 마지막 방광을 다시 탈탈 비운다.

 

거시기 아지트에서 그 곳 갈매기마트까지 오는데 대충 4, 50 분 정도 걸린다. 그 거리를 걸으면서 내가 한 일은 걷는 일, 방광 비우는 일, 그리고 카메라 구경하기가 전부다. 도착할 때까지 개미새끼 한 마리 안 만난다. 내 뒤를 따라온 그는 신문지 속에 감추어 놓은 작은 무전기에 입을 대고 이렇게 보고를 할 것이다.

 

여기는 거시기!

거시기, 이상 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의 내 행보는 한결같다. 책을 보고, 연구를 하고, 밥을 먹고, 걷고, 싸고, 구경하기가 전부다. 죄를 붙일 그 무엇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게 내 하루는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자기 혼자 자기 일에 미쳐 지내는 그 일을 가지고 죄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좌파요 빨갱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내 고향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을 나는 서울에서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다.

 

작년 그 날, 그 날도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는데 끽 잡음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목소리가 형편없이 작아졌다. 누가 또 엿듣고 있구나. 화가 났다. 도청할 시간이 있으면 나라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싸매야지, 이게 무슨 짓인가.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야 이 인간말자 새끼들아!

 

그 말이 끝이었다. 그 때부터 도청은 사라졌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사찰 문제가 터져 나왔다. 그 기사를 본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들은 전부 소인이다. 대인은 절대 그렇게 추잡하게 놀지 않는다. 얼마나 자신들이 당당하지 못하고 실력이 딸리면 그런 짓을 할까?

 

 

 

나는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명박을 도운 그들을 우리 사회에서 아웃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에 힘을 보태고 부주를 한 그들.

 

1. 4대강 사업에 찬성을 한 사람들

2. 한미 FTA에 찬성을 한 사람들

3. 종편을 주도하고 찬성을 한 사람들

4. 인천공항 민영화에 찬성을 한 사람들

5. 의료민영화에 찬성을 한 사람들

 

새누리당의 박근혜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통령에 도전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가 대통령에 도전하려면 그 전에 청산해야 할 숙제가 있다.

 

1.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시킬 것

2. 영남대학교를 사회에 환원시킬 것

3. 육영재단을 사회에 환원시킬 것

 

그리고 또 있다. 자신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경제의 민주화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대해 공부한 것이 있으면 참모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앵무새가 아니라면?

 

묻습니다.

당신은 이름씨입니까, 움직씨입니까?

 

 

뒷이야기-이번 4,11 총선이 끝나면 이명박 대통령을 하야시키는 일에 돌입해야 한다. 그는 임기동안 너무 많은 죄를 국민들에게 지었다.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 201345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