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오주관 2013. 4. 28. 12:27

 

 

우주의 중심인 내가 흔들려서 그럴까, 세상이 온통 갈지자걸음을 걷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도 뒤죽박죽이다. 왜 세계가 이렇게 몸살을 앓고 있을까? 그것은 그동안 우리 인간을 하나로 묶어주던 그 무엇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너져 가고 있는 인간성

한국을 보자. 정의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거짓뿐이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후보들은 무슨 주제를 놓고 어떻게 대결을 했나?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보자. 자신은 진실이었고 문재인 후보는 거짓이었다. 자신은 정직하고 상대 후보는 거짓으로 도배를 한 사람이었다.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을 놓고 그녀는 어떻게 싸웠나?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고, 문재인 후보를 향해 인권과 인격을 들먹이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떠올랐다. 닉슨은 무슨 죄를 지어서 대통령에서 물러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사건은 당연히 탄핵감을 넘어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 그리고 국정원과 경찰이 하나가 되어 선거에 뛰어든 불법 선거운동이었다.

 

4대 중병 전액 정부지원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지급될 25만 원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대북정책

 

 

 

평생 돈 한 번 벌어보지 못한 사람, 평생 경제활동 한 번 해보지 못한 사람, 평생 노동 한 번 해보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자, 누가 속였고, 누가 속았나? 지지난 대선 때도 우리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부르짖은 선거구호에 속아 넘어갔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국밥집 할머니를 동원시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훔쳤고 사로잡았나. 뜨거운 국밥을 떠먹고 있는 후보를 향해 소위 욕쟁이 할머니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놈아, 이 국밥 처묵고 일 열심히 해!

 

이명박 후보가 내세운 정책, 747. 7프로 경제성장, 4만 달러, 그리고 세계 7위. 순간 당달봉사가 된 국민들, 붕 떠버렸다. 너도 나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다. 우리 동네 땅값이 많이 오르겠지? 우리 동네 아파트 값이 많이 오르겠지? 우리 아이들 취직이 잘되겠지? 우리도 이제 부자 대열에 들어가겠지?

 

할렐루야!

개코나!

 

 

값있는 삶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오래 산 것 같다. 목련에 나온다. 나 값있게 살아가리라. 값이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물론이고 우리라는 공동체에 부주를 한 게 없다. 오히려 내가 부주를 받은 처지다. 짧게 살다 간 사람과 길게 살다 간 사람들. 길게 산 사람들치고 값있게 살다 간 사람이 별로 없다. 길게 살아 미안한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짧게 살아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삶은 짧았지만 그 마디는 굵었고 강했다.

 

추락

끝없는 추락. 가위눌림은 끝이 있었지만 지금의 내 추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값! 전체. 존재. 한줌. 재. 대미. 내 존재를 전부 태우고 싶었는데, 내 존재를 던지고 싶었는데. 나와 세상과의 불협화음과 엇박자. 근본적으로 DNA가 다르나?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씨가 쓴 어떻게 살 것인가. 그 책을 읽으면서 문득 노대통령이 언제인가 유시민 씨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자네는 책이나 쓰고 강연이나 하면서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박학다식. 언제 저 많은 양의 정보를 머릿속에 담았을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독서는 시간과의 외로운 싸움이다. 언제 그 많은 책을 읽은 것일까? 책이 친구인 나도 그의 해박한 지식 앞에 넋을 놓을 때가 있다.

 

박학다식의 다른 이름은 무엇일까? 그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한 우물과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생각했다. 한 우물을 파야 한다. 한 우물을 깊게 파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내 실패의 근원은 거기에 있다. 한 우물을 파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지금껏 판 우물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너무 많았다. 그리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았다. 지도자는 지휘자다. 지도자는 선장이다. 지도자는 밤하늘의 별과 등대가 아닐까. 지식을 많이 소유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머리보다는 가슴이 더 중요한 것이다. 열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일 것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행하지 않는 것과 적은 지식이지만 곧바로 실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앎의 궁극은 실천이다.

 

다 안다는 것은 다 모른다와 같다

 

사나이의 시선은 늘 지평선 저 너머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십 초반에 자신의 길을 찾았으면 그 다음은 혼신을 다해 한 우물만 파야 한다. 파 들어가면 그 끝에 다 만날 수 있고, 또 볼 수 있다. 그런 길을 찾고 있는 젊은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신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을 하는 젊은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교양서다. 나에게는 좀 산만했다. 봄 소풍을 나온 놀이동산의 꽃들을 보는 듯했다. 지식소매상,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제 종로 뒷골목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나는 그들을 떠올렸다. 톨스토이와 헤밍웨이와 체게바라와 룰라. 그리고 마르크스. 그들은 어떻게 최후를 맞았나? 톨스토이는 광야에서 얼어 죽었다. 체게바라는 미국이 심어놓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사살되었다. 영국에 망명을 온 마르크스는 병마에 시달리다 최후를 맞는다. 헤밍웨이는 권총으로 자신의 존재를 마감한다.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나의 마지막은 어떻게 막을 내려야 하나? 헤밍웨이처럼 권총을 목구멍 속에 넣고 탕! 당기나? 그것도 한 방법이다. 한 때는 그렇게 죽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내가 꿈꾸는 내 마지막은 좀 평화스러웠으면 한다.

 

고승들처럼 그렇게 가고 싶다. 아침상을 물린 스님이 상좌에게 말한다. 상좌야, 나, 이제 갈란다. 스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안 됩니다. 아이다, 이제 갈란다. 가부좌를 튼 스님은 눈을 지그시 감았고, 얼마 후 삶을 놓아버렸다. 좌탈입망. 물구나무서기를 한 채 입적을 한 스님도 있다. 나도 그렇게 희극적으로 죽고 싶다. 춤을 추다 갈 수는 없나? 아니면 내 십팔 번인 my way와 불나비를 들으며 갈 수는 없나? 그게 아니면 술 한잔 그윽하게 마시고 난 다음 베토벤의 운명을 들으면서 갈 수는 없나? 가능하다면 꼭 그렇게 가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소망이 있다면 내 죽음에 눈물을 보이지 말았으면 한다. 차라리 술 한 잔 나누면서 크게 웃는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다.

 

그 다음은 화장이다. 남은 한 줌의 재는 지상에 뿌리면 된다. 삼각산이나 도봉산이나 수락산에 뿌려도 되고 한강에 뿌려도 된다. 만약 젊은이들을 상대로 유서를 쓴다면 한번뿐인 삶, 자신의 주제에 미쳐라! 삶을 기뻐하라! 1인칭이 아닌 3인칭 삶에 매달려라! 그리고 갈 때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공으로 가라! 인생은?

 

공이요, 무다!

 

 

뒷이야기-손학규 전 의원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 유학을 갔다. 성장과 복지 그리고 독일 통일을 배우기 위해. 김두관 전 지사도 같은 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통일시킬 프로젝트를 만든 나는 38 이남에 있는데, 그들은 독일에 가 공부를 하고 있다. 복은 어디에 숨어 있다 나타나나. 인대를 다쳐 서울에 올라온 나는 다시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늘어난 인대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어제는 손을 잡을 그 사람을 위해 명함을 새로 만들었다. 그에게 내 메시지를 전달하고 서울을 떠날 생각이다. 내가 설계한 프로그램에는 2016년이 정점이다. 2013년과 2014년은 떠돈다. 2015년에 올라와 2013-2023 DMZ를 재정비해 책을 출판할 생각이다. 그리고 2016년, 정치판에 뛰어들 생각이다. 그 다음은 나도 모른다. 2013428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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