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세월호를 통해본 대한민국-2

오주관 2014. 5. 19. 15:32

 

서울시청 광장 분향소

17일 토요일 오후, 옆지기와 서울시청 광장에서 만났다. 옆지기는 강남에 나는 강북에 살고 있다. 점심을 먹지 않고 왔다는 옆지기는 배가 고팠고, 나는 그윽해 있었다. 점심시간에 어머니를 휠체어를 태우고 도봉산 입구에 있는 콩국수집에 갔다. 두 번째였다. 그곳에서 어머니가 3분의 2를 남긴 콩국수까지 비우는 바람에 내 배는 남산만 했다.

 

낙원상가 지하에 있는 2천 원짜리 잔치국수 먹으러 갈래? 아니요. 그럼 커피나 한잔하자. 전에 마신 그 커피 맛이 아니었다. 바리스타가 바뀌어서 그런지 아메리카노가 싱기비였다. 술은 고량주나 위스키가 좋고, 커피는 진한 에스프레소가 좋다. 커피 잔을 들고 시청광장 잔디밭에 앉았다. 잠시 후, 덕수궁 쪽에서 깃발을 든 사람들이 광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전교조였다. 전국에서 온 모양이었다. 그들은 합동분향소에서 차례로 분향을 했다. 화를 낼 때 같이 내고, 분노를 할 때 같이 분노를 하면서 두 눈을 부릅뜬 채 들고 일어나야 한다. 시대의 아픔과 절망 앞에 침묵을 하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역사의 주체는 누구인가?

역사를 보면, 시대에 맞서는 무리들이 있다. 물론 침묵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분노와 함께 맞서는 사람은 1%, 침묵을 하는 사람들은 99%. 만약 이성계와 정도전을 만나지 못했으면 우리는 세종대왕과 정조 그리고 퇴계 이황과 수운 최제우와 해월 최시형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는 가정이 있을 수 없다. 역사란, 이미 일어난 과거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우리 국민은 이번 세월호를 통해 부패하고 썩은 대한민국을 보았다. 박근혜 정부를 보면서 우리 국민은 바를 정자를 가슴 속에 새겨야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퇴보시킨 주역이다. 누가 그런 부패하고 썩은 인물을 뽑게 만들었고 뽑았나? 부패한 기득권자들과 당달봉사들이다. 썩고 부패한 친일파와 유신잔당, 조중동, 국정원과 보훈처 국군사이버부대, 학계, 정권의 홍위병들이 국민의 귀와 눈을 막고 못 보게 앞장을 섰다.

 

신성한 혁명의 깃발을 내세운 전교조

내 고향에도 전교조가 있었다. 단군 이래 가장 신성한 혁명들 중의 하나인 전교조의 출현. 전교조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우리 교육계의 풍토는 지금 어떤 꼴을 하고 있을까? 부패했을 것이고, 썩은 채 오늘도 그 생명을 유지한 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온갖 촌지와 잘못된 교육을 받았을 것이고 가르치고 있었을 것이다.

 

 

 

눈이 초롱초롱했던 하선생

하선생은 눈이 참 맑았다.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던 그녀는 눈이 부실 정도로 초롱초롱했다.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나는 하선생의 집에서 묵었다. 남편은 역사, 부인은 국어. 그해 고향에 내려간 나는 하선생 집으로 가다 두 아들이 생각이 나 시장에서 바나나 한 송이를 샀다. 그런데 역사한테 오지게 욕을 얻어먹었다. 형님, 바나나 꼴을 한번 보소. 와? 썩은 걸 사가지고 오면 어예는죠? 겉이 검다고 속까지 검겠나? 치우소. 그럼 나놔라, 내가 다 먹을게. 복직을 일주일 앞두고 두 사람은 대구 하선생 친정집에 갔다. 그게 끝이었다. 복직을 위해 역사 선생의 한복까지 마련해놓은 하선생은 그 날 밤 하늘나라로 소풍을 떠나버리고 말았다.

 

역사의 누이가 그 소식을 전하면서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냈다. 오빠를 좀 살려주십시오! 그 날 나는 내려갔다. 나를 부둥켜안은 역사가 몸을 떨며 울었다. 눈이 초롱초롱한 하선생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역사가 나를 데리고 공동묘지에 데려갔다. 형님, 여깁니다. 나무로 된 묘지명. 하선생이었다.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침묵. 또 침묵. 어느 해 두 아들을 데리고 고향을 떠난 역사, 지금까지 나는 그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시인, 정

성질과 몸이 비례하면 좋으련만 그 반대가 있다. 고향의 정이 그랬다. 정은 키가 크다. 그런데 몸은 격투기를 할 정도의 체격은 아니었다. 시를 쓰는 정은 불의를 만나면 돌아버린다. 앞에 강감찬 장군이 앉아 있어도 입에 침을 튀기며 돌격 앞으로! 다. 그는, 술을 너무 좋아했다. 나는 지금 술을 쉬고 있다. 25년 전, 10년 간 하루도 쉬지 않은 채 마르고 닳도록 마셨고, 10년 간 딱 쉰 적이 있다. 시인이나 소설가보다 더 많이 태운 줄담배를 20년 전 어느 날 아침, 딱 끊어버렸다. 지금은 그리고 비건이다.

 

하루는 시내에서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고는 자기 집에 가자며 정이 나를 끌었다. 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었다. 오지 중에 오지마을이었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숨이 많이 헐떡거린 걸 보면 산을 하나 넘어간 기분이었다.

 

마을 어귀의 주막에서 맥주 4병, 땅콩 한 봉지를 외상으로 사가지고 집에 온 우리는 맥주 네 병을 비웠다. 비우면서 정은 자기가 그린 누드화를 내게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나는 족제비눈이 되어 누드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정은 시를 쓰는 시인이지만 원래 전공은 미술이었다. 맥주가 코로 넘어가는지 목으로 넘어가는지 누드화에 신경이 꽂혀 있었다. 가슴, 마, 만져봤나? 화가가 변태면 큰일나니더. 하, 화가들은 좋겠는데. 흐흐. 나도 사진쟁이가 될 거로?

 

 

 

사진을 찍어 거부가 된 그녀

내 주변에 사진을 찍어 거하게 돈을 번 여자가 있다. 고향에 살 때였다. 나는 밖에서 신문사에 글을 써주는 입장이었고, 그녀는 사진을 찍는 사진부 기자였다. 나와 호흡을 맞추어 현장에 자주 다녔다. 내가 글을 쓰면 그녀는 그 현장을 찍었다. 주인공은 사람이었다. 그 때의 우리 두 사람은 너무 가난했다. 소주를 마시는데 안주 살 돈이 없어 김치 하나를 가지고 소주를 비운 적도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그녀는 이제 벼락부자가 되어 있다. 시내에는 빌딩을, 해변에는 유럽의 성 같은 스튜디오를 지어놓고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그녀는 고향의 거물인사로 변해 있다.

 

새벽에 나는 무릉도원을 만나다

그 날 밤, 맥주를 비우고 잠자리에 든 나는 다음 날 새벽 상상 밖의 무릉도원을 만난다. 새벽이었고, 방광이 터져나갔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 나는 방을 나가기가 무섭게 화장실에 가 소변을 내질렀다. 시원했다. 그리고 변소에서 나오다 아! 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내 발 앞에 퍽~ 하고 파도가 치고 있었다. 눈을 들었다. 호수를 뒤덮고 있는 자욱한 물안개. 아! 이럴 수가…… 시인, 화가, 호수, 그리고 파도와 물안개. 그곳은 분명 무릉도원이었다.

 

그 해 시집을 발간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젊은 나이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간암으로 죽은 진시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왔다는 정을 연세대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그 때의 나는 후배 진시인이 너무 불쌍해 혹시나 싶어 그의 몸에 기를 넣어주고 있었다. 간이 탕탕 부은 병상의 그는 나에게 미안해했고, 고마워했다. 두 시인은 학교는 달라도 나이는 같았다. 그 날 그 만남이 마지막이었다. 요즘 어디 있노? 저는 H읍, 우리 집사람은 D시에 있습니다. 주말부부였다. 그리고 얼마 후, 전교조로 목이 달아난 그는 심야에 배가 고파 라면을 하나 끓여 먹으려고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문을 열다 픽, 쓰러졌다. 그게 끝이었다. 시대가 낳은 불의의 그 주제에 무릎을 꿇은 것이었다.

 

 

 

정시인과의 추억 하나

고향의 다운타운에 곰다방이 있었다. 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아지트였다.  곰다방에 죽치고 앉아 살다시피하는 무리들 중에 나와 정시인이 있었다. 어느 날, 곰다방 부근의 술집에서 나와 정시인과 곰다방 마담이 소주를 비우고 있었다. 정시인이 전화로 불러낸 것이다. 나는 모르고 있었는데, 정시인은 곰다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하인드 스트리를 꿰차고 있었다. 그 스토리 중에 하나가 곰다방 마담이 바람기가 좀 있다는 것이었다. 취한 정시인이 마담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드디어 곤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담, 씨발, 어느 놈은 주고, 어느 놈은 안 주나? 마담이 정시인을 째려보았다.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고? 와, 내 말 틀리나? 이게 미챘나? 술집 안이 금방 죽판개판이 되어버렸다. 노한 마담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전화통 앞으로 갔다. 그리고는 이 씨발놈이, 하면서 술집 안의 전화통을 붙잡고 남편에게 SOS를 쳤다. 당신, 빨리 겨울바다로 오소! 여기 미친놈 하나가 지금 제정신이 아이시더. 나를 미친년이라 하니더! 빨리 오소! 남편이 불이나게 달려왔다.

 

하! 185에 90 정도 되었다. 나타난 남편은 핵주먹 타이슨을 닮아 있었다. 마담이 남편에게 이 씨발놈이,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대충 이야기를 전해들은 핵주먹의 주먹이 벌벌 떨고 있었다. 그대로 스트레이트로 쭉 뻗으면 정시인은 금방 나가 떨어진다. 벌벌 떨고 있는 주먹이 도덕과 장시인의 선배인 나를 보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나는 곰다방 안에서는 그래도 선비로 통했다. 진똥개똥이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위인이었다.  핵주먹도 예술인들의 아지트인 곰다방과 나를 생각해서 성질을 함부로 부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있다 순간적으로 나가떨어진 것은 정시인이었다. 남편과 마담이 계속 공격을 하자 정시인이 돌아버린 것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정시인이 몸을 벌벌 떨며 그들에게 대들다 그만 의자가 함께 탕! 하고 넘어진 것이었다. 머리를 시멘트 바닥에 들이박은 정시인의 눈동자가 허옇게 변해 있었다. 그 바람에 코피가 터지는 살벌한 일은 사라져버렸다.  

 

 

 

정의와 도덕이 사라진 대한민국, 무엇이 문제인가?

1. 신자유주의-성장과 개발이 대한민국의 주제

2. 사람이 아닌 돈이 우리 사회의 기둥

3. 소수 1% 대기업에 이윤이 집중하면서 독식

4.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상과 존재

5. 언론과 방송이 권력과 한 몸

 

그 결과 대한민국은 부패의 싹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1. 국가와 사회를 지키는 소금과 빛인 정의와 도덕이 사라졌다

2. 참이 아닌 가를 가르치고 있는 교육과, 탐욕의 늪에 빠져 있는 종교

3. 기레기 KBS를 보라! 정수장학회의 MBC를 보라!

4. KBS가 기레기이면 MBC는 시체다.

5. 권력과 늘 한 몸이 된 채 단물만 빨아먹고 있는 조중동을 보라!

6. 진리가 아닌 취업을 위한 사육장으로 변한 대한민국의 대학교

7. 사회 구석구석을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의 카르텔

8. 언론, 학계, 문화계, 종교계, 국정원, 사법부와 검찰의 부패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대책 및 대안

1. 사물을 바르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교육이 살아나야 한다

2. 나와 내 가정이 아닌, 공동체의 건강한 삶을 받쳐주는 종교로 변신해야 한다

3.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언론과 방송이 살아나야 한다

4. 1%가 아닌 99%가 함께 손잡고 웃을 수 있는 사회가 건설되어야 한다

5.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시민 연대가 살아나야 한다

6. 공부하고, 판단하고, 분노할 수 있는 그 공부에 매달려야 한다

 

 

뒷이야기-박근혜가 오늘 뒤늦게 악어눈물을 흘리며 반성을 했다고 해서(진짜 쫒겨날 것 같아 눈물를 흘리며 쇼를 한 것이다)부패하고 썩은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을까?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청와대이고(해경을 해체시키는 게 아니고 청와대를 해체시켜야 한다), 그 다음은 근본과 근원을 바꾸어야 한다. 간악한 김기춘과 쓰레기 남재준이가 이 정부를 썩게 만드는 암적존재다. 그 두 사람을 가장 먼저 도려내어야 한다. 어떻게 저런 개망나니 같은 무리들이 나올 수 있었단 말인가? 그런저런 문제가 이슈화되기 시작하자 화들짝 놀란 기득권이 벌써부터 반기를 들면서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이념몰이가 그것이다. 국방부도 드러내놓고 북에 시비를 걸고 있다. 그 시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아무 곳에나 빨리 한 방 좀 터뜨려 달라! 진짜 터지면 선거는 물론이고 모든 상황이 끝남과 동시에 보수의 대승리로 마무리가 된다. 그래서 선거 때만 되면 죽지도 않고 다시 나타나는 이념놀이. 21세기에, 이념을 파는 사람들이나 집단에게는 전부 불로 주둥이를 지져버려야 한다. 생략하고, 답은 유신의 계보를 잇고 있는 박근혜와 그 일행들이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박근혜를 지금까지 은근슬쩍 돕고 있는, 야성을 잃어버린 새정치민주연합의 물도 아니고 기름도 아닌, 김한길과 안철수도 동시에 물러나야 한다. 그런 다음 늦었지만 대한민국의 잘못 꿴 단추를 바로 꿰야 한다. 2014520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