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님께

오주관 2014. 6. 19. 14:30

 

 

‥님께

선생님, 대한민국은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통해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지금까지 왔던 그 길을 계속 가느냐? 아니면 다른 새로운 길로 가느냐? 둘 중 하나는 이제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길을 가기를 두려워합니다. 반면 익숙한 길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그 길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한마디로 도전은 두렵고, 익숙함에는 관대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고 힘이 들지만, 그 길이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장담합니다. 우리 국민은 어떤 장애물이 닥쳐도 그 벽을 기어이 뛰어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저력이 있는 민족이 아닙니까?

 

얼마 전 자기 교회 신자들을 상대로 이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우리 민족을 놓고, 우리 민족은 게으른 민족이다, 그리고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 뜻이고, 제주 4,3사건은 공산주의자들의 반란이라고 강의를 한 국정불명의 극우 문창극은 여기서 제외를 시킵니다. 참으로 불가사이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부가 너무 부족한, 꼭지가 덜 떨어진 그런 사람이 신문사의 주필까지는 이해를 한다 해도,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강의를 했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고향 후배들 중에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 있습니다. 후안무치한 문창극이가 대학교 교수라면, 한 트럭의 책을 읽은 후배 역사는 대학교 석좌교수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님, 아닌 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까지 한 눈을 팔지 않고 행진을 해왔던 성장과 수출이냐? 아니면 인간이 중심이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드느냐? 를 놓고 한판 싸움을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동안 대한민국은 너무 몸을 키우는데 집중을 하는 바람에 마음이 병이 든 줄을 모른 채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안타깝게도 1%의 세상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피와 땀을 바친 역사의 주인공이었던 99%는 중심에서 밀려나버렸습니다. 저는 감히 지금의 대한민국은 고려 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패했고, 썩어 있습니다!

 

 

 

친일파와 독재

프랑스와 독일의 역사청산을 보면 가슴이 서늘해져옵니다. 2차 대전이 끝났을 때 두 나라가 보여준 역사청산을 보면 배울 게 많습니다. 나치에 부역을 한 기자들, 교수들, 그리고 문화계 인사들을 전부 잡아들여 처벌을 하지 않았습니까? 아직도 나치에 부역을 한 인간이 있으면 국적을 불문하고 잡아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70년 전 아우슈비츠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나치 경비원을 독일 정부가 체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때 그의 나이가 17살이었던 요한 브라이어.

 

우리 대한민국은 어떻게 했습니까?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이 되었을 때, 우리 민족이 놓쳐버린 하나가 지금까지 불행의 씨앗이 되어버렸습니다. 바로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그 죄입니다. 그리고 뒤이어 박정희가 일으킨 5, 16 군사쿠데타가 우리 민족의 불행에 다시 한 번 불을 끼얹게 되었습니다.

 

친일파와 유신독재가 똘똘 뭉쳐 지난 세월 우리 대한민국을 운전해왔습니다. 그들은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우리 국민을 하나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

 

그 구호는 우리 국민에게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종교였고, 신앙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때부터 우리 국민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잘 살아 보자! 라는 그 이념 하나에 피와 땀을 흘렸습니다. 독재도 넘어섰고, 나아가 유신독재까지 넘어섰습니다. 오로지 우리도 한 번 잘 살 수 있다는 그 믿음 때문에 나라의 지도자가 독재의 길을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은 허리끈을 졸라맨 채 피와 땀을 흘리며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 라는 그 믿음의 제단에 모든 걸 바쳤습니다. 그것이 우리 국민의 유일한 꿈이자 소망이었습니다.

 

배고픔을 해결하자!

그 결과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마침내 한강의 기적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대열에 합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까지입니다. 나라는 부유해졌지만 국민의 삶은 부유해지지 않았습니다. 국민소득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배고픔은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극심한 경제쏠림 현상!

우리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 번 그 많은 돈이 어디로 사라진 것입니까? 돈은 벌었는데 그 돈의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입니까? 바로 1%에게 돌아간 것입니다. 1%, 그들의 사금고에 우리 국민이 번 돈이 들어간 것입니다. 나머지 99%의 금고에는 돈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님,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무엇이 잘못된 것입니까? 우리 국민은 이제 진지하게 물어야 하고 이 땅의 지식인들은 성실하게 답을 해야 합니다. 그 원인은 1960년부터 지금까지 국가가 추진해온 경제정책 때문이었습니다. 노동자와 국민을 담보로 국가가 줄기차게 추진해온 경제정책인 성장과 수출정책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책은 우리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을 위한 경제정책이었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님, 지난 세월호 침몰사고를 통해 우리 국민은 드디어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 경제가 다가 아니구나! 아, 성장이 다가 아니구나! 아, 수출이 다가 아니구나! 아, 물질이 다가 아니구나! 그 끝에 우리 국민이 비로소 느낀 것이, 돈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었습니다. 사람이 대접을 받는 세상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물질이 아닌 인간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가 중심이 되어버린 지난 세월의 대한민국! 그렇다면 경제에서 밀려난 사각지대를 무엇으로 메워야 합니까? 경제활동의 중심에서 탈락을 한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도시 변두리 지역의 사람들, 희망이 거세된 이 땅의 젊은 청춘들, 피폐한 농촌지역과 어촌의 농부와 어부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것은 바로 보편적 복지인 것입니다. 그것만이 성장과 수출 때문에 생긴 그 빈 공간을 메울 수 있고, 그리고 사각지대로 밀려난 국민들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것입니다.

 

함께 사는 세상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성장과 수출이 아닌, 같이 사는 그런 세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이 어깨동무를 한 채 웃으며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좀 가난하면 어떻습니까?

옛날에는 밀가루 떡 하나를 웃으며 이웃과 나누어 먹었지 않았습니까?

명품 브랜드가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명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인간의 온기가 아닙니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이 웃으며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가난한 쿠바를 보십시오!

미국의 계속되는 경제봉쇄정책으로 60년대 고물 자동차를 몰고 있는 쿠바 국민들의 때 묻지 않은 해맑고, 건강하고, 행복한 저 모습을 한번 보십시오.

춤추듯이 걷고~ 노래하듯이 말을 하는~ 쿠바 국민들의 저 넘쳐나는 행복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돈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가난하지만 백성은 행복한 나라, 그곳이 바로 쿠바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님,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들고 나온 것이 한반도의 통일입니다. 통일 대박론을 들과 나오자 그 때까지 숨을 죽이며 침묵을 지키고 있던 조종동이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일제히 들고 일어나 지원사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반전도 그런 반전이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권이 마음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의제 중에 하나가 통일이었습니다. 보수도, 진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쩌다 진보 쪽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들고 나오면 보수와 조중동은 앞뒤 가리지 않고 그들을 무참하게 공격을 해대었습니다. 한반도 통일은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뇌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통일이라는 의제가 어느 날 박근혜에 의해 무장해제가 되어버렸습니다. 박근혜가 선창을 하자, 조중동도 덩달아 미쳐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한반도의 통일은 정치권에서 움직일 수 없는 주요 의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참, 이런 날이 있네요. 저도 조중동 모양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6월 청계광장의 촛불집회

‥님, 청계광장의 촛불집회를 아시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꺼낸 카드가 한미쇠고기 협상이었고, 한반도 대운하였습니다. 그러자 분노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촛불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는 청계광장이 촛불집회의 중심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저렇게 가벼운 주제를 들고 나올 수 있단 말인가? 한미쇠고기 협상도 그렇고,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는 더더욱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면적이 얼마입니까? 우리나라는 그리고 삼면이 바다입니다. 이 좁은 국토에 대운하라니, 정말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저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나? 그 때부터 이명박의 머릿속이 수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어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명박의 가벼운 존재에 저는 치를 떨곤 했습니다.

 

‥님,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은 천운일까요, 아니면 사기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747이라는 사기공약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에서 걸어온 그의 거짓신화가 한몫 거들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짓 마케팅도 부주를 크게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두 눈을 딱 감고 그래, 이명박이다! 하고 지지를 보낸 것은, 이명박 후보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국밥집 할머니와 짝꿍이 되어 벌인 그 사기 마케팅 때문이었습니다. 뜨거운 국밥을 후후 불어가며 떠먹고 있는 이명박에게 욕쟁이 할머니가 아랫사람 대하듯 고함을 치며 그렇게 말합니다.

 

야 이놈아, 이 국밥 처묵고 나라 살래야 한다!

 

저는 중림동에서 영어학원을 하고 있던 집사람과 세 번 촛불집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참석을 할 때마다 저는 생각하는 로댕이 되어 고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런 시시한 주제가 아닌 다른 무엇이 없을까? 저런 가벼운 주제가 아닌 다른 무엇이 없을까?

 

세 번 째 참석을 한 그 날 밤에도 촛불을 든 저는 눈을 감은 채 고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무엇이 없을까?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구하라, 그럼 얻을 것이다! 그렇게 고뇌를 하고 있는데 순간, 벼락을 치듯 빛 하나가 제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 하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래, 바로 그것이다! 그 날 밤, 그렇게 운명처럼 다가온 그것이 바로 한반도를 총 한 방 쏘지 않고 통일 시킬 수 있는 DMZ PROJECT였습니다.

 

 

 

53년생인 저는 안타깝게도 이명박 대통령과 동향입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는 그 죄 하나로 시달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네르바가 잡혀갈 그 무렵입니다. 임기가 끝나는 그 날까지.

 

‥님, 대한민국이 가야 할 새로운 길에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도 들어 있습니다. 남과 북은 이제 통일이라는 시대의 정신을 외면하지 말고 붙잡아야 합니다. 반드시 남과 북은 손을 맞잡은 채 한반도의 통일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그 해 2008년 6월, 제가 청계광장에서 만든 한반도 통일 프로젝트를 보내 드립니다. 바쁘신 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시간을 내어서 한번 검토해주십시오. 지금 계획은 이 땅의 지식인 50명에게 통일 프로젝트를 보내서 그 분들로부터 답을 얻을 생각입니다.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통일이야말로 21세기 남과 북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그리고 21세기 안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 것입니다. 그것도 무력과 흡수가 아닌 평화적 통일이어야 합니다.

 

‥님,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사마천의 생사관을 가슴에 새겼으면 합니다.

 

人固有一死, 或重于泰山, 或經于鴻毛, 用之所趨異也.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더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더 가볍다. 이는 어떻게 살았느냐, 가 다르기 때문이

 

 

다.

 

 

 

저는 생각합니다. 일출도 아름답지만 석양도 아름다워야 합니다. 저는 한반도 통일에 존재를 다 태우고 가고 싶습니다. 역사를 위해, 한

 

 

반도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자라나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큰 꿈과 희망 하나를 선물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위풍당당 사라지고 싶습

 

 

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14년 6월 17일 서울 변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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