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다
일찍 자든, 늦게 자든 일어나는 시간은 비슷하다. 6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옷을 입은 나는 옆지기에게 문자를 보낸다. 나를 이기는 하루가 되길.
도봉산역에서 환승을 한 나는 마들역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세 번째 병원이다. 두 군데서 받은 족저근막 치료가 성과가 없었다. 통증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병원을 옮겼다. 옛날에 족저근막을 받은 병원으로. 족저근막이 재발된 것 같습니다. 차트를 본 원장이, 재발이 아닙니다. 예? 옛날에는 오른발이었는데요? 그래요? 저는 왼발인 걸로 아는데요? 차트가 거짓말하겠습니까? 다시 엑스레이를 찍었다. 시내 병원에서 찍고 체외충격파까지 받았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차마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오늘로 세 번째인데, 많이 나아졌다. 통증이 훨씬 줄어들었다. 물리치료실에서 어제와 같은 치료를 받았다. 오늘로 졸업을 할 것 같다. 주사를 세 번 맞았고, 약을 계속 먹고 있다. 소염진통제가 주성분이었다.
어머니를 만나지 않고 오다
5분이면 갈 수 있는데, 어머니를 뒤로한 채 지하철역으로 들어갔다. 어버이날,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어린이대공원에 갔다. 그곳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주 갔던 추억의 장소이다. 그 때의 어머니는 다리가 불편하지 않았다. 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우고 어머니는 걸어서 공원에 가곤 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에는 입장료를 내었는데 몇 년 전부터 무료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어린이대공원은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의 것이다. 누나 박근령과 피터지는 싸움 끝에 쟁취한 어마어마한 보물이다. 때가 되면 반드시 사회로 환원이 되어야 할 박정희의 유산들 중 하나다.
그날, 동물원을 한 바퀴 돌았다. 덩치가 큰 코끼리 두 마리가 표정 없는 얼굴로 나 죽소, 하며 마른땅의 흙을 코로 간신히 퍼 올리고 있었다. 살아 있지만 산목숨이 아니었다. 좁은 우리 안에 갇혀 있는 코끼리는 이미 자유를 포기한 상태였다. 호랑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세월아 내월아 자고 있었다. 곰들도 한숨을 내쉬며 더운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마리가 자기 머리를 꽈배기 모양 배배 꼬며 공중제비를 하고 있었다. 마치, 나는 미쳐 있다! 나는 이렇게 미쳐가고 있다! 나를 미치게 한 주인공은 바로 구경을 하고 있는 당, 당신들이다! 하이에나도 우리 밖의 사람들에게는 눈길을 보내지 않은 채 앉았다 섰다하며 숨만 쉴 뿐이었다.
이제 놓아주어야 한다
학대가 아니라 고문이다
몇 년 전, 어린이대공원의 또 다른 우리 안에서 본 원숭이 한 마리가 아직도 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철망을 잡은 원숭이가 미친 듯이 두 손으로 철망을 흔들며 발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분노가 극도에 다다랐는지 자기 머리를 철망에 꽝꽝 찧기까지 했다.
야 이 동물보다 못한 인간들아, 제발 나를 좀 꺼내다오!
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내 형제들이 있는 그곳으로 나를 좀 보내다오!
프로젝트를 다시 보다
인터넷에 들어갈 때마다 몇몇 영어 프로젝트가 계속 내 눈을 찌르고 있다. 3개월만 영어공부를 하면 말문이 열린다, 어느 최연소 여자 교수가 백억을 번 비결은 바로 뇌새김 영어공부, 캐나다에서 건너온 이 아무거시는 유명 야구선수를 앞세워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나는 익히 그들을 알고 있다, 그들이 만든 영어 프로젝트도. 뿐만 아니라 영어시장에서 독불장군이 되어 있는 유명 영어어학원들도.
후발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몇몇 영어 프로젝트들. 나도 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영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 만드는 사람이 따로 있고, 돈 버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막말로 내 나이가 50만 되어도 팔을 걷어붙인 채 한번 덤벼보고 싶다. 그런데, 나는 너무 늦게 시작했고, 너무 늦게 뛰어들었다. 나를 가로막고 있는 저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망망대해다.
노를 저을 수가 없다, 나 혼자서
마지막 남은 프로젝트
한평생 살면서 프로젝트를 남기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하나를 만들기도 어려운데, 나는 두 개를 만들었다. 그 때는 정말 신명이 나 있었다. 열정이 활화산이었다. 그 열정 끝에 남은 하나. 하나는 경제적 부를, 다른 하나는 나에게 큰 명예를 안겨줄 것이다. 큰 부를 줄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한 영어 프로젝트는 지금 영양공급을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 마치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동물들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를 누군가에게 주자. 하지만 물려받을 군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내공이 어느 정도 있어야 추진을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하나. 그동안 나는 눈에 힘을 준 채 정치권과 정치인들을 살펴보았다. 그 끝에 내가 가야 할 정당이 정해졌다. 그런데 그 정당이 지금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러워 나간다! 그럼 두 말하지 말고 나가라! 책임을 져라! 실망을 안겨들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다! 우리도 지난번 선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신도 이번 재,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했으니 물러나라! 호남을 진정 끌어안고 싶으면 우리에게 지분을 넉넉하게 보장을 해라. 동교동계의 이빨이 빠진 늙은 호랑이들까지 가세해 공격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이 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조중동과 A채널, 조선일보 종편, 그리고 MBN. 그들은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계속 하이에나처럼 야당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들이 쌓아올린 거대한 성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동교동계, 친노파, 비노파, 손학규파, 안철수파, 김한길파 등등으로 오합지졸의 길을 걷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침몰이냐, 비상이냐는 순전히 새정치민주연합에 달려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살 길은 과연 무엇일까?
1. 동교동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2. 기득권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3. 파들이 사라져야 한다
4. 국민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비전과 꿈 그리고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종북 좌파는 없다
며칠 전, 광화문 광장에서 신부들이 모여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 기도회가 있었다. 머리를 깎은 어느 신부가 나와 강연을 했다. 제 고향은 대구 근방입니다. 그런데 경상도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제 가족들도 정치에 관한 한 하나로 뭉쳐져 있다. 아버지도 새누리, 형제자매들도 새누리다. 나는 가족들의 적이 되어 있다. 철천지원수가 되어 있는 자신의 가족사를 풀어 나가고 있는 신부.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명박과 박근혜. 그러나 자기 가족들은 최악이 아닌 최선의 대통령이다. 아무리 대화를 계속 해 나가도 수평선이었다. 성령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아버지와 나와의 관계는 영원히 수평선일 수밖에 없다. 신부 아들을 좌파 종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버지를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하도 답답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무슨 신문을 보십니까?
조선일보!
방송은요?
동아일보 A채널과 조선일보 방송을 본다!
아버지, 한번 물어 봅시다?
……
조중동의 뿌리를 아십니까?
……
바로 매국노 친일파들입니다.
그 날, 그렇게 한바탕 진흙탕 싸움을 마치고 씁쓸하게 돌아왔다. 그런데 얼마 후 기적이 일어났다. 5월 5일 어린이날 아침, 고향의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니가 내 자식인 게 부끄럽다는 아버지로부터. 숨을 고르며 아버지에게 먼저 안부를 여쭈었다.
아버지, 건강하시지요?
그래, 아무 일 없다.
무슨 일로 전화를 했습니까?
아무꺼시야,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노?
예?
내가 니 말을 듣고 곰곰 며칠 생각을 많이 했다.
하! 드디어!
내가 어예머 되노?
아버지, 첫째, 조선일보부터 끊으소.
그러면서 이런이런 신문을 말하면서 하나를 보십시오.
그 다음은?
방송은 Jtbc의 손석희 선생 방송을 보십시오.
잘 알았다.
절대 MBC는 보지 마십시오.
그라고?
그 다음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십시오.
그래, 알았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하, 이럴 때 교회의 장로와 집사들은 아마 틀림없이 손바닥을 딱 소리가 나게 치면서 할렐루야! 라고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당에 나가는 신도들은 뭐라고 했을까? 교황 프란치스코님 만세! 교황은 말했다. 사제들이여, 제발 그대들 구두에 흙을 묻혀라! 그리고 고통 속에 신음을 하고 있고, 가난한 당신의 이웃들을 온몸으로 끌어안아라! 지금 명동성당에 있는 우리의 두 추기경, 막말로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의 백분의 일만 해도 신도들이 우러러 볼 건데, 식티들처럼 오늘도 밥만 먹고 똥만 싸는 기계가 되어 있다. 그럼, 불교는? 나무간셈보살! 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대한민국을 운전하고 있는 주인공들
바로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다.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었을 때, 제일 먼저 청산을 했어야 할 친일파들을 심판하지 못한 그 죄 때문에 대한민국이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다. 죽어 마땅한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사대문 안에서 권력과 돈과 명예를 움켜쥔 채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를 보라! 지금도 독일과 프랑스는 나치에 부역을 한 인사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기자들, 교수들, 문화계 인사들을 붙잡아 처벌을 하고 있다.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
대한민국을 움켜쥔 채 운전을 하고 있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반공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 민족에게 지은 가장 큰 죄는, 친일파들을 심판하지 않고, 그들을 끌어안았다는 것이다. 이승만에게 빌붙어 목숨을 건진 친일파들이 그 때부터 내세운 무기가 바로 반공이었다. 반공의 다른 이름은 좌파, 종북이다. 자신들의 죄를 감추면서, 그리고 자신들을 공격하는 인사들을 처벌할 수 있는 무기가 반공이었고 좌파 종북이었다.
박정희도 반공, 전두환도 반공, 노태우도 반공, 이명박이도 반공, 박근혜도 반공을 내세워 국민들을 하나로 줄을 세웠고, 세우고 있다. 그 반공 앞에 추풍낙엽이 된 게 바로 통합진보당이다. 국정원대선개입을 감추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 통합진보당해체였다.
반공의 나라가 또 있다. 미국이다. 우리의 우방인 미국도 반공의 나라이다. 미국에는 공산당이 없다. 공산당의 공자만 들어가도 개잡듯이 잡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경찰국가이고, 군산복합체의 나라이고, 근본주의 기독교 나라이고, 로비의 나라이다.
이 지구상에서 그래도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북유럽이다. 그 북유럽이 좌파들의 나라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로 무장되어 있는 북유럽의 나라들. 아마 머지않아 세계는 북유럽처럼 복지국가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길밖에 없다. 인간이 돈을 다스려야지, 돈이 인간을 다스리면, 그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다.
삶이 중심이어야지, 생존이 중심이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와 이웃 그리고 우리라는 전체이다!
결론은 그렇다. 우리나라의 엉터리 보수들이 생각하고 있는 좌파와 종북은 바로 북한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좌파 종북은 한마디로 빨갱인 것이다. 따라서 빨갱이들은 없어져야 될 우리 국민들의 적이다. 그렇게 벽을 하나 만들어놓고, 죽자 사자 우리 국민들을 둘로 나눈 채 이념 전쟁을 계속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뒷이야기-새정치민주연합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탈이요, 혁신이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말처럼, 동교동계의 늙은 호랑이들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다음다음에는 친노가 사라져야 한다. 사라져야,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물에 물 탄 듯, 지난시절 안철수와 김한길 대표처럼 그렇게 하면 백전백패다! 그렇게 하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절대 승리할 수가 없다. 이를 악물고, 사즉생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 정치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2015512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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