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법환 풍경

오주관 2020. 6. 12. 19:00

오늘 12일 법환포구 풍경이다.

우산을 쓰고 월드컵경기장까지 걸어가 경기장 안에서 점심을 먹고

강정으로 해서 법환포구로 갔다.

범섬이 안개에 쌓여 구름 위에 있는 듯하다.

 

거장이다.

나에게 있어 황석영씨는 랭킹 1위다.

젊어서 한 때 홀딱 반했다.

스케일이 거산이면서 카리스마도 있다.

혁명가이면서 소설가다.

제 2의 황석영이 또 나타날까?

그의 소설은 장대하고, 담대하고, 그리고 문체가 독톡하다.

사람의 내면을 보는 바라보는 섬세함은 소설을 읽을 때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또 있다.

그는 내 고향 해병1사단에서 군생활을 했다. 

경북 영일군 오천면 용덕동.

그래서 더 정이 간다.

 

얼마나 박치기를 세게 했으면 이마가 퍼렇다 못해 하얗다.

요즘 서귀포의 바다는 열정이 대단하다.

 

숨도 쉬지 않고 단숨에 벌컥벌컥

생맥주를 마시듯 마시고 싶다.

얼마나 시원할까?

생맥주의 첫잔은 그래서 원더풀이다.

 

파도가 세게 친다는 것은 바람이 거칠게 분다는 것이다.

암컷을 찾아 나서는 수컷이다.

미치면 이성은 없다.

할머니 집의 시바믹서견인 누렁이처럼 물불을 안 가리고 

동서남북 암컷을 찾아 헤맨다.

불러도 소용이 없다.

 

다이버들을 싣고 풍랑이 센 범섬으로 떠나는 오현호.

범섬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낚시꾼은 6시간이고 다이버들은 2시간이다. 

 

미리 말하지만 질리지 않는다.

질리면 못 먹는다.

그 반대다.

너무 담백하다.

식을 콘트롤하는 사람은 반신반인이다.

 

역동적인 저 바다도 시간이 지나면 타올랐던 욕망의 불씨가 꺼진다.

더운 가슴이 식으면 다시 얌전한 새아씨로 변한다.

 

고수들이다.

자리에 관한 한 고수들이다.

좌측의 사람이 자씨이고 우측의 사람이 리씨이다.

아직 돔씨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루에 백 마리는 우습게 잡는다.

자씨에게 내가 그랬다.

그렇게 잡으면 자리 씨가 마르겠습니다.

하하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식당을 열면 금상첨화다.

두 사람은 자리를 잡고 부인들은 자리를 가지고

물회도 하고 구이도 하고 찌개도 해서 팔면 솔솔하지 싶다.

 

낚시꾼이 넷 있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비가 와 앉을 자리가 없다.

어제는 해녀체험장에서 황석영 씨 철도원 삼대를 읽었다.

소설을 본 지가 까마득해 다시 잡았다.

읽는 재미가 솔솔했다.

 

큰 비는 아니었지만 종일 가랑비를 맞으면서 걸었다.

소변은 길을 가다 으슥한 곳에 들어가 볼 수 있지만 똥은 아무 곳에서 볼 수 없다.

되돌아 대륜동사무소에 가 볼일을 보고 야무지게 손을 씻고는 워킹 인 더 레인.

3, 4, 5,

3개월 내가 걸은 총 길이가 1120Km라고 나왔다.

서울에서 제주를 오고도 남는 거리다.

내 띠는 그래서 '걷띠'가 맞다.

걷띠, 파이팅!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코스를 걷다  (0) 2020.10.11
법환포구 해녀 체험장  (0) 2020.06.26
한라산 윗세오름에 오르다  (0) 2020.04.19
고도를 기다리며  (0) 2020.03.24
올레길을 걸으며 코로나를 생각하다  (0) 2020.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