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파도가 높다.
아는지 낚시꾼들은 보이지 않는다.
요즘 저곳 선녀탕이 동네목욕탕이다.
서울에서 온 청춘들이 선녀탕에서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물놀이에 정신이 없다.
법환포구.
자리를 잡는 보순호가 막 들어오고 있다.
선장, 부인, 아들 이렇게 셋이서 자리를 잡고 있다.
수확이 션찮다.
표정관리가 안 될 것 같아 자리를 떴다.
걸으면서 나는 무엇을 낚고 있을까?
여러 생각에 잠겨 뜨거운 양철지붕 위를 걷는 고양이처럼 걷는다
땀범벅이다.
그래서 시원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긴 여행을 하는 게 우리 삶이다.
길 위에서 우리는 사랑을 하고 사업을 하고 그리고 삶의 희노애락을 만난다.
저 곳에 앉아 가지고 온 물을 반 정도 마신다.
초점이 바로 서고, 몸이 호흡을 한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점심으로 현미쑥찰떡이다.
해녀들의 아지트.
육지에서 해녀체험을 온 청춘들.
남자 넷에 여자 하나.
그 때까지만 해도
저 청춘들이 나를 마음껏 웃게 만들 줄 몰랐다.
문제는 수경과 물칼퀴였다.
물 속에서 고개만 들면 수경에서 물이 줄줄 샌다
그러다 잠수를 하려고 물 속에 고개와 몸을 집어 넣어 보지만 물칼퀴만 미친 듯 나부댄다.
해녀 할머니도 웃고 나도 웃는다.
덩치가 말 만한 세 놈이 전부 고개를 처박지 못 한 채 물 표면에서 칼퀴만 죽으라고 찬다.
해녀 할머니도 대책이 무다.
해녀 할머니가 뭐라고 하지만 청춘들은 못 알아듣는다.
할머니도 청춘들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다.
나는 마음놓고 웃는다.
탕탕탕.
20여 분 사투를 벌리다가 포기.
망태기도 한 곳에 놓는다.
망태기에 상체를 얹으면 쫄딱 미끄러진다.
그 장면이 또 배를 잡게 만든다.
서울에서 개그맨들이 왔나?
쫄딱,
칼퀴만 죽으라고 물보라를 일으킨다.
웃으면 복이 와요.
저 청춘들 때문에 내일부터 복이 마구잡이로 들어오겠구나.
망태기도 수경도 그리고 잠수도 포기한 채 수영만 한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10여 미터를 왔다갔다한다.
해녀 할머니도 포기를 했는지 자기 일에 매달린다.
나는 왜 잠수가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안다.
칼퀴 때문이다.
칼퀴가 물 속에 대가리를 집어넣는 걸 방해한다.
옛날에 잠수를 할 때는 그랬다.
흡, 하고 호흡을 멈춘 채 대가리를 물 속에 집어넣으면 그 다음 동작은 자동이다.
발로 차기만 하면 내 몸은 뿌글뿌글 내려간다.
그런데 저 젊은 청춘들은 못 내려가나?
칼퀴가 머리와 몸의 다음 동작을 방해한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우리 청춘들은 계속 대가리와 칼퀴와의 싸움을 벌이다 결국 포기한다.
해녀체험은 여기서 끝!
수모로작은 공원에서
아들과 함께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할머니.
인터넷에서 제법 알려졌는지 손님들이 꾸준하게 많다.
소라, 고등, 해삼 이 세 가지에 2만원.
회 한 접시에 소주가 기본이 2병.
세 병도 보이고 다섯 병도 보인다.
입가심으로 컵라면.
전부 현금박치기다.
그런데 어느 날 천적이 나타났다.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천적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나는 나이트클럽이 생기나 했다.
물이 흐르는 하천에 평상을 여러 개 설치해놓자 손님들이 좋아라 한다.
메뉴를 보니 전부 4, 5만 원이다.
천적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포차 나이트클럽은 밀물처럼 매일 인산인해.
할머니 포차는 썰물이다.
오며 가며 할머니를 보니 망연자실이다.
나는 이제 망했네~
나는 이제 망했네~
포차 나이트클럽의 사장과 종업원들은 신이 나 있다.
우리는 살판 났네~
우리는 살판 났네~
내가 원하는 것은 두 집이 윈윈하는 거다.
밖에서 뒹굴던 돌이 고인 돌을 뺀다는 말이 있다.
상부상조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두 집 모두 하씨와 허씨, 오씨, 호씨들이 몰고온 차다.
그 말은 전부 음주운전이다.
나 같은 사람이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다.
알딸딸하게 마시고 렌트한 차를 몰고 나간다.
심각하다면 심각하다.
그 길을 내려가고 올라갈 때마다 나는 정신을 일도한다.
술은 정신일도를 방해한다.
마음이 풀어지면 지나개나 운전을 하기가 쉽다.
임마들아, 다시 육지에 올라가도 예전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만 눈에 담고 가도록 해라.
술은 미안하지만 천사의 편이 아니라
악마의 편이다.
https://youtu.be/Bq2veyZcXh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