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1, 7000Km를 걷다

오주관 2025. 6. 7. 13:10

 

 

 

 

 

 

 

 

 

 

 

 

 

 

 

 

 

 

 

세상은 나를 단련시키는 도장이다

 

3년 전 서울 강북 미아에서 이삿짐을 쌀 때 책을 고물상에 많이 버렸다. 가지고 간 책은 200권 정도였다. 참 많이 읽었었다. 서울에 있을 때 내 정신을 단련시킨 도장은 정독도서관이었다. 그때의 나는 소통이 안 되고 있었다. 머릿속에 지식만 넣는데 열중했다. 그런 어느 날 생각했다. 무엇을 위한 지식의 저장인가? 들어오면 나가는 게 있어야 한다. 그때의 나는 들어오는 포수는 있어도 나가는 포수는 없었다. 어떤 목적이나 목표 없이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 전 세계에 성공한 부류를 보면 두 가지가 있다. 

 

1.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손정의, 마윈 같은 부류

2. 운이 작용해 정상에 선 사람들

 

1번은 어마무시하게 노력에 노력을 한 주인공들이다. 한마디로 일에 미친 사람들이다. 특히 스티브 잡스는 독재자나 마찬가지였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밑에 직원을 불러 이렇게 명령했다. "내일까지 해결해!" 못하면 바로 해고다. 일본의 손정의 회장이 그런 스티브 잡스의 멘탈과 카리스마를 부러워하곤 했다. 그런데 하나 재미있는 것은 노력을 일론 머스크와 손정의처럼 하고 있거나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어서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실력도 있고, 외모가 뛰어나도 정상에 서지 못하는 배우나 탈랜트들이 부지기수다. 그것은 노력만이 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곳 제주도에서 나를 걷게 만든 것은 코로나였다. 코로나가 창궐하자 아무 곳에도 갈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책 대신 걷기에 열중했다. 나는 원래 걷는 걸 좋아했다. 서울에 있을 때도 웬만한 거리는 그냥 걸어서 가곤 했다. 가령 정독도서관을 나오면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가방을 멘 채 도서관 뒤 언덕길을 걸어 감사원과 성균관대학교를 끼고 걸어 대학로로 가거나 아니면 성북동으로 해서 한성대 지하철까지 걸어 그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오죽하면 내 띠가 뱀띠가 아니라 걷띠라고 했을까?

 

걷는 것은 빼기다

 

우리가 질병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1. 건강한 식단

2. 운동

3. 스트레스 관리 

 

음식을 먹는 것은 지식이나 정보를 우리 머릿속에 넣는 것을 말한다. 그다음은 소화를 시켜야 한다. 운동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이기는 장사는 없다. 나도 식단과 운동으로 몸을 만들었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119의 도움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일이 있었다. 스트레스를 관리 못해 뇌경색이 찾아온 것이었다. 어느날 아침 몸의 반이 움직이지 않았다. , 왔구나! 한 발과 한 손으로 겨우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온 나는 계단에 앉아 119에 전화를 했다. 119의 도움이 컸다. 응급실에 들어온 나는 곧 전문의에게 내 증상을 이야기했고, 전문의는 몇 가지 테스트를 했다. 그런데 응급실에서 테스트를 하는데 내 손과 다리가 풀려버렸다. 막혔던 혈이 돌기 시작했고, 악력이 돌아온 것이었다. 입원 이틀 만에 퇴원했다. 수간호사분이 나에게 말했다.

 

" 이렇게 빨리 퇴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선생님은 하느님 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를 살린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식단이었다. 채식이 나를 살린 것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채식을 하고 있다. 현미밥과 채소 그리고 과일과 견과류가 전부다. 고기를 안 먹으니, 혈액이 맑은 것이다. 미국의 0.1%의 부자들은 건강하다. 그들은 알고 있다. 어떤 식단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지. 햄버거와 코카콜라를 즐겨 먹는 슬럼가의 그들은 대부분 비만하다. 질병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 몸을 망치게 만드는 5가지 질병. 5가지 질병을 부르는 게 바로 비만이다. 비만하면 모든 질병이 따라온다.

 

1. 고혈압

2. 당뇨

3. 고지혈

4. 뇌혈관

5. 심혈관

 

집사람은 어제 금요일 아침 850분 이곳 중앙로터리에서 182번 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갔다. 장모님을 뵙고, 그리고 인도의 명상지도자 부부가 토요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명상 프로그램이 있다. 그래서 겸사겸사 올라갔다. 나는 집사람을 보내고 35일 동안 걷지 않은 중산간도로를 걸었다. 도서관을 갈 때 걷는 코스였다. 그 길을 가면 세 마리의 개를 만나다. 쿠팡을 지나면 3개월짜리 황돌이가 있다. 그리고 사거리를 지나 걸으면 7개월짜리 검돌이가 있다. 이놈은 세번 네번 불러야 집에서 나온다. 그리고 언덕길을 올라 콤포즈를 지나면 만나는 흰돌이가 있다. 3년간 나와 안면을 익힌 사이다. 전방 20미터 지점에 다가가면 흰돌이가 내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안다. 나를 보면서 짖는다. 반가움에 짖는 것이다. 옆에 다이브 사무실이 있었을 때는 삽살개 한 마리가 있어 동무가 되곤 했는데 다이브 사무실이 이사를 가자 흰돌이 혼자 남았다. 개도 외로움을 탄다. 그런데 나까지 오지 않으니 그 외로움이 오죽할까?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은 말했다.

 

"음식으로 못 고치면 약으로도 못 고친다."

"약보다는 음식이고, 음식보다는 행보(운동)이다."

 

이 사실을 동, 서양 의사들은 알려주지 않는다. 몰라서 안 알려주는 의사도 있고, 알고 있으면서 안 알려주는 의사들도 많다. 알려주면 밥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고기만 먹지 말고, 음식을 골고루 먹으십시오."

 

이제 점심을 먹었으니 다시 걸으러 나가자. 오늘은 삼매봉과 외돌개 그 코스로 가서 강정삼거리까지 갈 것이다. 그곳에서 이마트까지 언덕을 치고 올라가 상추를 사 돌아오자. 집사람이 올 때까지 강황 가루를 넣고 끓인 국이 푸짐하게 있다. 양파, 양배추, 팽이버섯, 된장, 그리고 강황 가루를 넣고 끓인 국이 한 냄비 있다. 내가 오늘도 걷는 것은 내 안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활화산 같은 욕망을 밖으로 내빼기 위해서다. 더하기와 빼기를 해야 내 정신과 몸이 균형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