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경제 하나에 목을 매달고 있다. 사회주의가 맥없이 주저앉은 것도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구소련을 시발로 동독이 서독에 흡수 통일이 되었고, 사회주의 2대 대국이었던 중국도 덩샤오핑의 주도로 개방과 개혁을 주도해 오늘날 저렇게 눈부신 경제성장을 누리고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라는 생각을 한 덩 샤오핑. 쥐를 잡기 위해 자국의 문을 과감하게 연 중국. 21세기 후반에 가면 미국과 중국이 경제중심국이 될 것이다.
중국이 경제성장의 동력을 삼은 개혁과 개방. 경제는 시장경제, 정치는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중국은 이제 긴 잠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어제의 엉터리 메이디 인 차이나가 내일은 세계시장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다. 중국의 뒤를 이어 베트남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긴 전쟁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월남은 ‘도이모이’ 라는 개혁과 개방을 중국으로부터 배워 경제에 시동을 걸었고, 그리고 지금 부지런히 폐달을 밟고 있다.
두 나라의 공통점은 외국자본들이 들어와 사업을 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하였다는 것이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면서 동시에 외국 자본도 보호해주는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에 외국자본이 안심을 하고 들어간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개성공단 방문
우리와 한 핏줄인 이북.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이북을 방문해 두 나라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 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북은 그 제의에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않았다고 한다. 햇빛정책과 개혁과 개방이라는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북. 통일을 원하면서 자국의 체제를 유지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이북. 해서 개방과 개혁, 그리고 햇빛정책을 온몸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체제의 유지 때문에 과감하게 평양을 개방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당달봉사다. 눈은 떠 있어도 사물을 바로 보지 못하는 당달봉사. 문을 잠가놓고 장사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문을 열어놓고 장사를 해야 한다. 중국과 월남처럼.
이북이 가지고 있는 큰 이점은 풍부한 인적자원이다. 우리나라가 6, 70년대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풍부한 인적자원 때문이었다. 값싼 노동력 때문에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북도 마찬가지다.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자랑할 만하다.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널널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북. 만약 이북이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켠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중국 이상으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북의 두통거리인 사회주의 체제. 체제 유지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이북. 하지만 이제 이북은 선택을 해야 한다. 체제의 유지냐 경제성장이냐. 중국과 월남을 보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이북. 버려야 한다. 체제의 유지를 위해 경제의 문을 닫을 게 아니라, 과감하게 열어야 한다. 그 길이 멀리 볼 때는 자국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유리하게 작용을 할 지 모른다.
우리 인간들은 배가 부르면, 신경이 무디어진다.
우리 인간들은 배가 부르면, 어제까지 원수였던 사람에게 향하는 그 감정이 스르르 녹는다.
이북이 진실로 잘 살기 위해서는 한국의 힘을 빌려야 한다. 자존심 문제가 아니다. 이북의 십팔번인 통 큰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말이지 통 크게 자국의 문을 활짝 열어 외국자본이 안심하고 들어와 사업을 할 수 있게 정치적 경제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북은 이제, 진실로, 멀리 가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뇌해야 한다.
그리고 선택을 해야 한다.
자고로 사람은 세 가지 중 하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돈, 권력, 명예.
이북은 권력 하나에 목숨을 걸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아웃이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돈 없는 권력, 이제 그 종점을 향해 시계바늘은 똑딱똑딱 착실히 가고 있다.
내가 바라보는 이북.
이북은, 바보다.
뒷이야기- 자존심이 강한 인간일수록 가까운 이웃에게 손을 잘 내밀지 못한다. 좀 빌려줄래, 라는 말을 목구멍 밖으로 뱉어내지를 못한다. 그 자존심에 목을 매다는 사람이 없잖아 있다. 죽어도 고를 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이북이 손을 내밀기 전에 한국이 조건 없이 도와주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빛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과 개방정책도 그 맥은 하나다. 멀리 보면 이북은 우리나라가 짊어져야 할 부채이자 짐이다. 해서 빈 털털이인 이북을 통 크게 계속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설득을 해야 한다. 개혁과 개방만이 두 나라가 잘 살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상생의 길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자존심에 목을 매달고 있는 이북은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쫄쫄 배를 굶느냐, 아니면 따뜻한 이밥과 고깃국으로 배를 채우느냐. 20071016도노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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