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겨울이 온 것 같다. 강원도 대관령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져 있고, 이곳 서울도 어제 오늘 깡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체감온도 마이너스 14도란다.
어제 오늘 우리 두 사람은 오랜만에 서대문으로 외출을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다시 옆지기의 학교를 찾았다. 정문을 들어서면서 옆지기가 혼잣말을 하듯 이렇게 말했다.
‘20년만의 외출이다.
강산이 두 번 변해서 그러나, 달라도 너무 달라져 있다.’
옆지기는 계속해서 캠퍼스를 둘러보았다. 조카도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법학과에 적을 두고 있는 조카는 지금 신림동 고시촌에 가 있다.
학적과를 찾아 졸업 증명서를 떼고는 커피를 한잔 마시기 위해 학생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 서울을 탈출해 그곳 시골로 갈 수 있을까.
한 달 후면 결론이 난다.
뒷이야기- 요즘 나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마음도 가라앉아 있다. 서울을 떠난 젊은 그들이 늘 어른거린다. 잘 살아갈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다 버리고 어느 날 시골로 내려간 그들. 그리고 얼마 후 제주도로 다시 보금자리를 옮긴 그들. 어느 날 케이비에스 퀴즈프로에서 남자를 보았다. 말라 있었다. 우리 두 사람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그들의 생활을 모르리라. 그들 두 사람의 내면을. 남모르는 고통과 고뇌가 있을 것이다.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리고 그 몫은 오로지 그들 두 사람이다. 꿈에서도 나는 빠삐옹이 되어 있다. 2008117도노카페에서.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빈이, 할아버지에게 오다 (0) | 2008.04.18 |
---|---|
삼각산 인수봉 봄 나들이 (0) | 2008.03.16 |
집으로 가는 길 (0) | 2008.01.14 |
밤길 (0) | 2008.01.10 |
카페열차 (0) | 2007.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