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집으로 가는 길

오주관 2008. 1. 14. 20:53

  

 

  

양심은 어디에 붙어 있을까? 소설가 김성옥은 양심은 눈꺼풀에 붙어 있다고 했다. 전남 순천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데 그 당시에는 입석이라 자리에 앉지 못한 채 서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 가운데 나이가 많은 노인 분들이 서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자리에 앉은 젊은이들이 노인들을 외면하는 한 방법으로 눈을 지그시 감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고 있는 젊은이들의 눈꺼풀이 이상하게 파르르 떨린다는 것이다. 자리는 양보하기 싫고, 앉아 있기에는 양심이 아팠던 것이다. 

 

 

 

 

나는 양심이 가슴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말도 못하게 아픈 것을 보아 아, 양심은 가슴 한가운데에 붙어 있구나, 라고 대못을 박았다. 맞다. 양심은 가슴에 붙어 있다. 


자신에게는 강해도 타인에게 약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주제를 가지고 우리 두 사람은 귀로에 올랐다. 집까지는 5킬로미터. 배낭을 메고 가방을 어깨에 멘 우리 두 사람은 그 골목을 나와 지름길인 길로 걸어 들어갔다.

 

 

 

 

 

  

 

 

 

 

 

 

 

  

   

 

  

 

 

 

 

  

 

  

 

 

 

 

 

 

 

 

 

  

  

 

 

 

  

 

 

 

  

 

 

 

  

 

 

뒷이야기- 사람은 하루를 살아도 마음이 편해야 한다. 몸이 편한 것은 도움이 안 된다. 마음이 편하려면 양심이 깨끗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이상하게 구질구질하게 살아가고 있고, 양심이 어디론가 휘발되어진 개똥이 소똥이들은(물론 소수다) 아주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그 말자들을 볼 때마다 나는 전생과 이승, 그리고 내세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지 않고 있는 것은, 양심이 살아 있는 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지구가 뒤집히지 않고 오늘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그래도 양심이 살아 있는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로 사람이 희망이요 꿈이요, 그리고 구원이다. 2008114도노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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