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날씨가 쌀쌀하다. 가는 겨울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을 비틀고 있다. 개나리가 활짝 핀 그 속의 봄이 꽃샘 추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분명한 사실은 오는 봄은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톨스토이의 부활이 말하고 있다.
제아무리 담을 높게 쌓아도
제아무리 대문을 자물쇠로 채워도
제아무리 돋아나는 풀을 꽉꽉 밟아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다.
도노강에는 지금 오리들이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다. 비상을 위해, 아니 머지않아 몇 천 킬로미터를 날아가기 위해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아침부터 엉덩이를 높이 든 채 물 이끼를 뜯어먹고 있는 오리들. 오늘도 배낭을 메고 다리 위를 지나가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춘다. 몸에 살이 올라 있는 청둥오리들이 부지런을 떨고 있다. 시베리아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배가 터지도록 먹어야 해! 그려, 많이 먹어야 혀! 그 옆의 몸이 말라 있는 새끼 오리들도 입을 벌기 위해 엉덩이를 하늘 높이 든 채 이끼 사냥에 열심이다. 몸이 부실해 날지 못하면 이곳에 주저앉고. 그려, 그때까지 먹어는 보자. 어쨌든 오리들은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아름답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그 평화스러운 그림 한가운데로 한 여배우의 쓸쓸한 얼굴이 다가왔다. 아직도 끝나지 않고 변죽만 울리고 있는 장자연 씨. 생각해보자. 이 세상에 꿈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들 사랑스러운 가족과 오순도순 살고 싶어 하지 않은 이 있을까. 꿈 하나를 가지고 서울로 올라온 장자연.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꿈을 잡고 싶어 한 장자연.
그 예쁘디예쁜 청초한 여배우를 도대체 누가 죽였나?
우리는 이 물음에 이제 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노예사슬의 그 구조와 악의 시스템이 파괴되어야 한다. 해서 더는 제 2, 제 3의 장자연이 나오면 안 된다.
이 땅에 정신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이 사건을 놓고 경찰은 갈팡질팡 갈지자로 걷고 있다. 아침에 한 말이 저녁이 되면 달라진다. 마음만 먹으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소속사 김 전 대표라는 사람을 금방 한국으로 불러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월아 네월아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단 말인가. 이래도 되나? 공안사건은 번갯불에 콩을 튀기듯 속전속결로 잡아들이면서 왜 이런 사건은 달동네 불구경 하듯 한단 말인가.
어제 경향신문에 난 기사. 한나라당의 홍 반장이 목에 핏대를 냈다. 어제 경향신문에 진보신당의 심상정 전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상류층의 모럴 해저드의 극치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해 한국사회 상류층의 모럴 해저드가 없어지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그는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
상류층 윤리가 일반시민들과 상당히 다르다.
그 기획사의 3층 사무실은 여성의 아우슈비츠다.
여성을 착취하는 먹이사슬의 최상층 포식자에 대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실체가 공개되어야 한다.
경찰은 말 바꾸기, 시간 끌기를 통해 수사 의지가 없음이 드러났다.
유력 보수 일간지와 재벌총수 등 권력자들이 관련된 범죄인만큼 검찰이 나서 수사해야 한다.
이 사건을 바라보면서 분노를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혀를 찰 일이다. 기가 찰 일이다.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세탁기도 아우슈비츠도 아니다. 정신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 한국은 지금 푹 썩어 있다. 그 가운데 우리 사회를 쥔 채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류층을 개혁하지 않으면 한국은 절대 정화되지 않는다. 이 기회에 전부 도마 위에 올려놓고 다 까발려야 한다. 그리고 일벌백계의 정신을 살려 장자연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인사들을 전부 수사해야 한다. 그리고 사실로 드러나면 그때는 그들을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어떻게?
청계광장에 그들을 모아 옷을 깡그리 벗긴다.
그들의 그 끝을 모르는 욕망의 좆을 싹둑 잘라 개들에게 줘버린다.
워리워리! 한 점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묵아라, 알았지!
예! 질컹질컹!
주인님! 번데기가 좀 질기기는 해도 짭조름한 것이 씹을만 하네요, 충성!
뒷이야기- 우리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공인은 그냥 공인이 아니다. 공인이라면 최소한 지켜야 할 사회적 예의가 있다. 함부로 개똥소똥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 그게 싫으면 증을 반납하고 신분을 탈해야 한다. 위 상 자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모범을 보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한국은 어떤가. 진똥개똥이들이 상석의 자리에 앉아 나라의 물을 온통 구정물로 더럽히고 있다. 근본이 없는, 돈밖에 모르는 천민들이 안하무인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나라의 물이 구정물로 변해가고 있다. 스톱해야 한다. 마음을 모아야 한다. 마음을 모아 정신무장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정신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홍반장이 말했듯이 세탁기에 놓고 탈탈탈 세탁을 해야 한다. 근본이 있는 나라, 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 탐욕이 없는 나라, 무지가 없는 나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2009325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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