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도노강의 가을 풍경

오주관 2009. 10. 18. 11:07

 

 

지난 금요일 밤, 돌풍과 비 그리고 벼락이 치는 이상한 밤이었다. 밖에 나갔다 날아가는 줄 알았다. 베란다 밖 도노강의 오리들이 허둥지둥 무리를 지어 피난을 떠나고 있었다. 비, 돌풍, 벼락. 그 다음날 아침, 갈매기가 잉어 한 마리를 독차지한 채 뜯고 있었다. 짐작컨대, 지난 밤 벼락이 칠 때 잉어가 너무 놀라 점프를 하면서 내려앉다 짱돌에 뒷머리를 박아 뇌진탕으로 목숨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서너 번 짱돌에 머리를 다친 모양이다. 

 

 

 

 

포식을 한 그 갈매기가 일요일 오늘 아침 다시 나타났다. 이 강에는 잉어와 붕어가 심심찮게 객사를 한다. 그 사체를 책임 지는 갈매기. 한강보다 마리 수가 많다.  

 

 

 

 

심심했겠지. 오리들 곁으로 헤엄을 쳐 가더니 어울려 논다. 자신들과 모양새가 다르다 보니 눈요기 감이 되는지 오리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어울려 살아야 한다. 내 것이 네 것이고 네 것이 내 것이다. 임자가 따로 없다. 있는 것 모두가 모두의 것이다.

 

 

뒷이야기- 피는 맑아져 가고 있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면 의사도 못 고친다. 맞다. 음식이 약이고 치료다. 혈압약을 먹을 때보다 머릿속의 상태가 더 맑다. 문제는 머릿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스테레스다. 이것만큼은 음식으로 안 된다. 운동과 술이 약이다. 다른 하는 머릿속을 비우는 일. 곧 바보가 되는 일이다. 바보가 되면 금방 이 병에서 해방이 된다. 바보가 되면... 20091018일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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