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혁명만이 살길이다

오주관 2011. 5. 15. 00:01

 

 

1. 한반도의 통일

지난 4,27재보선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명암이 엇갈렸다. 무지를 계속 고집한 한나라당은 참패를 했고,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결의를 다진 민주당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루었다. 새끼정당인 국민참여당은 본전치기를 하는데 그쳤다. 한 석도 없었으니 밑져야 본전인 것이다.


야권이 하나가 되는 길은 하나다. 마음을 고쳐먹는 일이다. 나는 좋은 인간인데 상대방은 나쁜 놈이다. 이렇게 깔고 시작하면 답은 없다. 나도 좋은 사람이지만 상대방도 좋은 사람이다. 아니면 나도 더러운 놈이지만 상대방도 더러운 놈이다. 이렇게 드러내놓고 협상을 하면 묘수가 나온다. 


재보선이 1라운드였다면 내년 2012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은 본게임이다. 당장 사기가 꺾인 한나라당이 이제 살아남을 일은 하나다. 해쳐모여이다.


권력의 적은 측근

재벌의 적은 형제


서슬 퍼렇던 힘찬 권력도 임기가 다가오면 저절로 어깨에 힘이 빠지고 말발도 떨어진다. 국민들로부터 인기가 없는 권력은 끈 없는 갓이나 다름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바로 그렇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국민들과는 반대였다. 혼자 홀로 아리랑을 힘차게 부르며 자신의 뒤를 따라올 것을 노래하곤 했다. 물론 그동안 그의 졸개들은 충성을 맹세하며 졸졸 잘도 따라가며 마당쇠 역할에 충실했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지난 4, 27에 치러진 재보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친이계는 서서히 와해 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와해는 곧 붕괴를 말하는 것이고 붕괴는 이탈의 다른 이름이다. 중도와 친이계에서 찬밥 신세였던 의원들부터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그동안 친이계에서 단물을 포식한 의원들도 슬슬 눈치를 보며 빠져 나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헌 권력인 이명박 대통령은 내년 대선과 함께 역사의 뒤로 사라진다. 어디로? 햇빛도 우군도 없는 어두운 헛간 속으로. 그 속에서 그는 눈물을 삼키면서 자신의 무릎을 자주 칠 것이다. 권력의 무상함을. 언제까지 하나일 것 같았던 우군들과 홍위병들이 사라지고 없는 어두운 헛간 속에서 그가 기다려야 할 다음 순서는 무엇일까? 서초동의 검찰청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헌 권력 안녕히 가시고, 새 권력 어서 오십시오!

 

벌써부터 새 권력 앞으로 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밤만 되면 그의 대문 앞에는 일렬종대로 선 줄이 까마득하다고 한다. 중도는 물론이고 친이계도 남의 눈을 피해 잽싸게 헛발질하듯 대문을 한 번씩 두드리곤 한다고 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지체 없이 헌 말에서 내려 새 말에 과감하게 올라탈 것이다.


내가 언제 친이계였단 말인가?

나는 절대 친이계가 아니다! 


마치 하룻밤 사이에 예수를 세 번 배신한 유다처럼 그들은 자신의 입을 더럽히며 새 권력을 향해 다시 충성을 맹세할 것이다.


아니, 내가 흥분을 했나? 헌 권력 새 권력이 나오는 바람에 그만 이성의 브레이크가 풀려 길을 이탈해버렸다. 다시 올라온 길. 청컨대, 옷깃을 여미고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감히 말한다. 내년 2012년 대선에서의 넘버원은 한반도의 통일이다. 남과 북의 평화적 통일이 1번이어야 한다. 생각해보자. 한반도가 통일이 되지 않고는 경제와 복지는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라와 국민의 안녕을 해치는 불씨를 놔둔 채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한마디로 사상누각이다. 이미 연평도와 천안함 사태에서 보았다.

 


지난 2008년의 그 여름, 밤마다 촛불이 활활 타오르던 청계광장의 인파들 속의 나는 머리를 숙인 채 다른 생각에 골몰하고 있었다.


한반도 대운하가 아닌 그 무엇이 없을까?

미국산 쇠고기가 아닌 그 무엇이 없을까?


양미간을 좁힌 채 나는 고뇌를 하기 시작했다. 미쳐라! 그러면 길이 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체득한 내 삶의 공식이다. 양미간을 바짝 좁힌 채 고뇌를 거듭한 어느 날 밤, 빛 하나가 찾아왔다. 아! 내 머릿속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 때 찾아온 것이 바로 내가 만든 한반도 통일 프로젝트였다. 이름 하여


2012-2022 DMZ PROJECT


그리고 얼마 후, 나는 내가 만든 프로젝트를 정치권에 보내기 시작했다. 나는 정당인이 아니다. 그래서 정치적 신념 같은 것은 잠시 뒤로 한 채 순서대로 보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내 통일 프로젝트를 보낸 사람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그는 나와 갑장이다. 하지만 정치인으로 우뚝 선 그를 내가 무슨 재주로 만날 수 있단 말인가. 궁리 끝에 박 의원을 도와주고 있는 몇몇에게 내 서신과 프로젝트를 보냈다. 몇 달 전 구제역 때문에 홍역을 치룬 유 아무꺼시 장관과 성균관 대학교에서 경제학의 한 갈래를 가르치고 있는 안 아무꺼시 교수에게. 


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소식은 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입에서 단내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버려도 좋을 프로젝트가 아닌데. 내가 만든 통일 프로젝트는 남과 북을 구할 축복이다. 그런데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럴 수가……. 나는 그들에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서신과 이메일을 보냈다. 나는 썼다. 서신을 받았으면 답은 있어야 한다. 그게 예다.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똑바로 살아라!

 

그리고 얼마 후 나는 다시 내 서신과 프로젝트를 어디론가 보냈다. 이번에는 파주에 있는 어느 출판사의 헛간에서 추위와 싸우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명을 다듬고 있는 유시민 씨였다. 그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가슴이 뜨겁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단 조련이 덜 되어 있다. 머리와 가슴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그는 차차차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썼다.


나와 손을 잡고 한반도를 신명나는 굿판으로 한 번 만들어보자


두 번 보냈다. 부족했다고 생각한 부분을 다시 채워서. 그때의 나는 사고가 자유롭지 못했다. 내 전화도 수상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네르바 사건 때문에 공안당국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울 때였다. 괜히 모 난 놈 옆에 있다 얻어터진다고 만사 조심해야 하던 시절이었다. 어쨌든 그때의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나는 서신 끝에 언제든 오십시오.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하겠다.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서신도 없었다. 힘이 빠졌다. 가는 포수는 있어도 오는 포수는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진정성에 문제가 있나? 아니면 내 서신과 프로젝트에 나만 모르는 하자가 도사리고 있나? 그게 아니면 나의 무엇이 부족해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을까. 나는 자주 고개를 갸웃했다. 나를 알고 싶으면 내 블로그에 들어와 글 한편만 읽으면 될 텐데. 만약 타인으로부터 그런 류의 서신을 받았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가부간 답은 보냈을 것이다. 더구나 그는 나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일 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일 년을 더 기다렸지만 답은 끝내 오지 않았다

 


2011년 구정 전의 어느 날, 나는 다시 내 서신과 통일 프로젝트를 정치권으로 보냈다. 이번에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그리고 행정부에. 그동안 줄기차게 비판을 해온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에게 보냈다. 허구한 날 마르고 닳도록 입에 거품을 문 채 비판을 한 그들에게 내 메시지를 보냈다.


왜 그랬을까? 한마디로 통일의 열망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내 사고에 지진이 일어난 것이었다. 통일을 하는데 여와 야가 어디 있단 말인가. 통일을 하는데 변신과 배신이 무슨 말인가. 그만큼 한반도의 통일이 절실하고 그리고 시간을 다투는 시급한 문제였기 때문에 나는 팔을 걷어붙였다. 욕은 나중에 얻어먹어도 될 일이다. 있다면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길이 더 급했다. 그리고 그 길이 국민과 나라를 구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고 그들에게 서신과 프로젝트를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먹구름이 내 정신을 옥죄였다.


1. 연평도와 천안함 사태

2. 뜻하지 않은 한반도의 전쟁

3. 서해 5도 어느 곳에 근무를 하고 있는 내 조카


역사를 보자. 세계의 크고 작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를. 세계 1,2차 대전은 차치하더라도 중동에서 일어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전쟁을 보자. 그리고 리비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다국적군의 속셈과 그 배후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나선 것이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막아야 한다.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불씨를 빨리 꺼야 한다. 전쟁은 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날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1. 정치와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2. 자신들의 엄청난 과오를 덮기 위해

3. 세계를 상대로 정치, 경제를 주무르고 있는 어둠 속 악마들의 탐욕 때문에


차가운 이성에 의해 전쟁이 설계되지만 정작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통제가 되지 않는 순간적 감정의 불씨 때문이다. 나는 그 멍청이들이 벌이는 전쟁을 막고 싶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도 통일을 할 수 있는 처방전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그 두 가지를 보여주기 위해 내 양심과 정치적 신념을 잠시 접어둔 채 이명박 정부에 서신과 프로젝트를 보낸 것이다.


1. 이상득 의원

2. 이재오 특임장관

3. 최시중 방통 위원장

4. 임태희 비서실장

 


최시중 위원장에게는 보내지 않았다. 내 메신저 역할을 담당한 고향의 부알이 선배가 그날 차를 마시고 헤어지면서 다음 주 토요일 향우회 회장과 함께 만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해놓고 끝내 부도를 내는 바람에. 세 사람에게 서신과 프로젝트를 보낸 나는 다시 기다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면서 가끔씩 0,5프로의 기적을 생각하곤 했다. 서신과 통일 프로젝트를 이명박 대통령이 읽고 마음이 바뀐다. 반전. 사람들은 반전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에 빠져든다. 통일부장관 자리가 바로 그것이다. 솔직히 기대를 했다. 왜냐하면 내가 되어야 한반도가 통일이 되기 때문에. 나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만약 통일부장관이 되면 나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내 존재를 던질 것이다. 그리고 얼어붙어 있는 한반도를 녹일 것이다. 내가 만든 2012-2022 DMZ PROJECT는 북한의 김 위원장도 환하게 웃으며 도장을 찍을 만큼 훌륭하다. 아울러 그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남과 북의 두 지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뒤를 이어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 것이다.


꿈은 그러나 현실과 다르다. 0,5프로가 기적이라면 99,5 프로는 현실이다. 세상에 적을 끌어안는 장수는 없다. 더군다나 그는 철학과 사상이 전무한 전직 CEO출신이 아닌가. 그가 추구하고 있는 국정기조는 미국의 축소판이다.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사막인 그에게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좋다. 기대를 하지 않겠다. 단 내가 보낸 통일 프로젝트를 읽어만 다오. 채택은 안 되어도 좋다. 읽어만 다오. 그래야 두고두고 자신의 양심과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또 기다리기 시작했다. 나는 기다리는 데는 이력이 난 사람이다. 내 띠는 두 가지다. 길과 기다림. 나는 아직도 내 길을 찾기 위해 길을 가고 있다. 길 위에서 길을 찾고 있는 나는 그리고 기다림의 고수이다. 이날 이때까지 목이 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어깨동무를 하는 그 꿈을.

 


6선 의원인 이상득 의원이 만약 정치달인이라면 내가 보낸 서신과 프로젝트를 읽자마자 여의도에서 맨발로 이곳 도노강까지 달려와 오 선생, 오 선생! 하고 나를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리며 오 선생이 우리 대통령을 살리네요! 하고 흐느낄 것이다. 그리고 실세인 특임장관도 바람처럼 달려와 내 손을 힘 있게 잡으며 오 선생!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오 선생이 나라와 국민 그리고 우리 대통령님을 살려주셔서! 하고 감격해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꾼 꿈은 꿈이었다. 두 꿈 세 꿈이 사라질 즈음 한 꿈이 나타났다. 모월 모일, 내 우편함에 답신이 날아와 있었다. 임태희 실장이었다. 오 대표님이라고 깍듯이 예를 다한 그의 서신은 정성과 성의가 담겨 있었다. 그는 내가 보낸 서신과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답을 보낸 사람이다. 고마웠다. 기쁜 마음으로 나는 답신을 읽었다.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쓸쓸했다. 나는 생각한다. 정치는 생명을 걸어야 한다. 그 길이 정도이고 그 정책이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길이라면 목숨을 내놓고 단판을 지어야 한다. 그 길이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길이라면 적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이 소수가 아닌 전체를 살리는 길이라면 대통령의 바지를 잡은 채 사생결단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재를 구할 때 경력을 따지지 말고 능력을 따져야 한다. 나는 세 사람에게 썼다.


권력을 위해 충성을 하면 망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충성을 하면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나는 요즘 눈을 감고 잠깐씩 생각에 잠기곤 한다. 좌는 무엇이고 우는 무엇인가? 결국 하나다. 어떻게 길을 가는데 오른쪽으로만 갈 수 있단 말인가. 직진으로도 가고 오른쪽으로도 가고 그리고 왼쪽으로도 가야 산천경계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나는 감히 말한다. 지금의 통일정책은 엉터리다. 가짜 보수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정책은 아니다. 자신은 물론이고 남과 북 모두를 살려 세계인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는 그 길을 외면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내 가슴은 석탄백탄이다. 들어온 복을 차버리는 그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가인, 진인

앞만 뚫어지게 보는 자, 멀리 바라보는 자

짧게 보는 자, 깊게 바라보는 자


뒷이야기-지금까지 내가 접촉한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당장 대통령이 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들은 그러나 정작 한반도의 통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도대체 어디에 가야 진인을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우리 인류의 비전과 꿈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던진 피가 뜨거운 혁명가들을 미치도록 좋아한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역사는 진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패배의 쓴 잔을 마셨지만 결국 승리했다. 나는 생각한다. 무지와 탐욕뿐인 이 세상을 뜯어고치는 일은 혁명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계속 어두울 것이다. 보라, 미친 자들이 다스리고 있는 이 세상을. 장막을 걷어 내어야 한다. 밝은 미래를 위해. 생략하고, 내일 우리 두 사람은 제주도로 간다. 3년 만에 갖는 휴가. 제주에 가면 6박 7일동안 그냥 걸을 것이다. 걸으면서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무지와 탐욕의 바이러스를 치료할 것이다. 2011514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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