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이야기-그날 총 14킬로미터의 올레길을 놀멍 쉬멍 먹으멍 7시간 걸었다. 가다 중간에 쑥부침개로 제주 막걸리를 한병 마셨는데 하 맛이 좋았다. 나는 한잔 옆지기가 나머지를 책임졌다. 밥도 나는 현미김밥으로 고군분투를 했다. 가다 중간에 만난 제주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탕 한 알을 나눠 빨며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하마터면 올레길에서 눌러 앉을 뻔했다. 장소팔 고춘자는 저리 가라였다. 서울의 장소팔과 제주의 장소팔이 한판 붙었는데 얼마나 심하게 웃었는지 눈알이 빠져 도망가는 바람에 바닷물에 몇 번 들어갔는지 모른다. 빠진 눈알 집어넣어랴 사탕 빠랴 많이 바빴다. 어쨌든 서울 사탕과 제주 사탕 두 알씩을 교환하고는 작별을 고했다. 놀멍 쉬멍 먹으멍 갑쎄! 네, 시간을 낚으면서 갈게요. 두 분, 잡은 손을 놓는 그 날까지 건강하게 사십시오.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바뀐 제주 올레길, 길고 여유로운 시간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2011523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