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편식하기15-몸은 과학이다
과학은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지난 4여 년 채식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은 나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잠시 한 눈을 팔기 시작했다. 4년 차로 접어들면서 나를 에워싼 환경이라는 변수가 나를 골탕 먹게 만들었다.
인간은 유전인자보다 환경인자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고혈압에서 시작한 채식주의. 3년까지는 혈압이 거짓말 같이 떨어져 정상을 유지해주었다. 그러다 4년 차로 접어들면서 오르락 내리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지난 1년 술을 친구 삼아 보낸 날이 많았다. 기분이 좋아도 마셨고, 나빠도 마셨다. 그러다 보니 음주는 어느새 습관이 되어 내 의식에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않고 있었다. 친구였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끊어야 되는 게 아니라 4년 전에 끊은 약을 다시 먹어야 할 판. 그 와중에 아침마당에 출연한 서울대학병원 내과 의사. 그는 혈압전공이었다. 150만 넘으면 약을 먹어야 된다고 강조를 했다. 그 즈음 내 혈압은 200을 넘나들고 있었다.
약 드세요?
우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기로 했다. 술을 끊자. 3일 간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래도 혈압은 요지부동. 느낌이 쎄했다. 밤에 일어나 교주를 찾았다. 나를 채식주의자로 이끈 교주님을 찾아 들어갔더니 그는 이미 퇴직을 하고 사라졌다.
병원은 퇴직을 했지만 인터넷에서는 살아 있었다. 휴대폰보다 더 무서운 인터넷. 이름 석 자만 치면 아프리카 오지의 정글 속에 숨어 살아도 나온다. 사라진 교주는 대구에서 이곳 서울 잠원동으로 거처를 옮겨 계속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고혈압, 절대 약을 먹지 마십시오. 인위적으로 혈관을 넓혀준다는 것은 평생 고칠 수 없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약을 버리고 혈관을 넓혀주는 음식으로 고치세요.
약보보다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
걸어라 무조건 걸어라
허준에 의하면 약보보다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 그러니까 걷는 것이 최고의 치료다. 나는 음식과 운동에는 지극정성이지만, 술이 문제였다. 지나친 음주는 당신의 건강을 도둑질합니다. 맞다. 너무 자주 겁도 없이 마셨다.
다시 교주님의 말씀대로 옛날로 돌아가기로 했다. 술은 당분간 안마시기로 약속을 했다. 4일째 되는 어젯밤, 느낌이 좋았다. 뒷골과 몸에서 오는 파장이 옛날 그 느낌이었다.
뒷이야기-혈압을 놓고 의사들이 극과 극의 처방을 내놓고 있다. 채식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의사들은 절대 혈압 약을 먹지 말라고 한다. 반대로 혈압 약을 먹지 않으면 합병증이 찾아와 혈관이 망가지면서 뇌출혈과 뇌경색이 온다고 경고를 한다. 어느 것이 맞을까? 내 경험에 의하면 식만 잘 지키고 음주와 담배 그리고 스트레스만 줄이면 음식으로 건강을 다스리는 것이 오히려 과학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유가 아무리 좋다고 하지만 그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역추적하면 우유를 먹을 수 없다. 항생제, 촉진제, 그리고 사이사이 이름도 알 수 없는 주사를 투여한다. 그런 나쁜 성분들이 들어 있는 우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나? 2012625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