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보낸 나날들
6월 18일 화요일, 김천을 떠나 속초에서 일박을 하고 그 다음날부터 시작한 서울생활. 시청과 도서관을 다니며 다시 잡은 프로젝트, 협동조합 녹색나라. 시청도서관에서 기초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그 방면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읽은 그 책들이 내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지난 3월, 울진에서 노동을 하면서 읽은 책들. 비가 오는 날이거나 일을 마치고 잠을 잘 때까지 몇 시간을 나는 붉은 불펜을 손에 쥔 채 내 방식대로 책에 황칠을 해가며 시간을 다스려 나갔다. 식당사장과 함바사장이 어느 날 식당에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내 이야기를 했다.
사장님, 오 선생 방에 있는 책을 보았습니까?
이상하제?
네.
우리 함바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오 선생밖에 없다.
맞심더.
서울에서 구입한 책들
서울에 올라와 내가 구입을 한 책들. 한 권, 두 권, 그리고 어제는 세 권의 책을 샀다. 형님과 포항 막내에게 줄 책, 내가 볼 책. 책을 사면서 한편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상대방이 이 책을 받아 읽는다. 그런데 그들이 과연 실천의 장에 뛰어들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을 준 것은
알고 행하는 것과
모르고 행하는 것과의 차이!
21세기 우리 인류가 청산해야 할 숙제
지금까지의 경제는 한마디로 나쁜 경제였다. 신자유주의라는 나쁜 경제가 이 세계의 경제를 주무르고 있다. 이 괴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1. 규제완화
2. 성장
3. 수출
4. 무한경쟁
나쁜 경제가 지금 심판대 위에 올라와 있다. 이게 좋은 경제인가 나쁜 경제인가를 판가름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수술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신자유주의가 대세라고 확신을 하며 찬성을 하는 1%들이 있다. 그들은 신자유주의에서 엄청나게 재미를 보고 있는 자들이다. 대기업, 금융, 부동산, 곡물, 에너지, 보수 일변도의 정치권과 그들을 떠받드는 가짜 보수주의자들. 신자유주의의 가장 달콤한 열매는 하나다.
승자독식
무한경쟁에서 1등만 하면 그 대가는 엄청나다. 혼자 맛있는 과일을 독식할 수 있다. 아무도 먹어보지 못한 아주 달콤한 과일을 배터지게 먹을 수 있다. 몰론 옆에 있는 응원군과 지원군들도 달콤한 과일을 얻어먹는다. 그리고 1% 그들은 그 과일들을 자신의 창고에 저장해둔다. 썩어 나가도 절대 나누어 먹지 않는다. 어깨죽지가 떨어지고 힘이 빠져 나가는 이웃 주민들. 옛날 우리네의 삶에는 혼자는 없었다. 맛이 없는 덩게떡을 해도 이웃집과 나누어 먹곤 했다. 맛이 있든 없든 떡을 하면 반드시 이웃과 나누어 먹곤 했다.
나와 이웃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
백척간두 그 끝에 선 나쁜 경제
21세기, 우리 인류가 진실로 고뇌를 해야 할 숙제가 있다. 과연 1%만이 축복받은 주인공일까? 그렇다면 나머지 99%는 유야무야인 엑스트라인가? 양심이 있고 지혜가 있고 용기가 있고, 그리고 현재가 아닌 내일과 미래를 생각하는 지성인이라면 노! 하고 외칠 것이다. 그리고 도장을 찍어야 한다.
1%와 99%가 이 세상의 주인공들이다
이 책은 시시했다. 오승근이 부른 있을 때 잘해! 그 내용이다. 하나만 더 보태면 살아 있을 때 잘 살아라. 괜히 신을 쳐다보며 거들먹거리지 말고. 죽으면 다 꽝이다! 동양사상에 젖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시시한 주제다.
나쁜 경제에서 바라본 대안은 하나뿐이다. 그들이 하나가 아니라고 외치면서 울타리를 친다면 우리 99%도 자구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 대안이 바로 99%가 착한 경제의 틀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협동조합이다. 1%에게 밀린 변방의 사람들이 독을 품은 채 끌어안는 경제가 아니라, 힘이 없고 자본이 없는 내 지역 주민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웃으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산업혁명을 이끈 영국에서 출발을 해 세계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은 무엇인가?
협동조합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창출. 그리고 지역민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풀어나가는 착한 경제이다. 모르긴 몰라도 몇 년 후면 우리나라는 십자가보다 더 많이 걸릴 간판이 협동조합일 것이다. 한 집 건너 하나씩 협동조합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세계는 지금 나쁜 경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은 최대이윤에 모든 걸 걸고 초고속으로 달리고 있다. 이윤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발견되면 가차 없이 걷어내고 앞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를 하고 있다. 빛처럼 달려가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한마디로 표현을 하면
1%, 그들만의 초호화 잔치다
전체를 생각하는 품앗이 정신
지금도 시골에 내려가면 물을 얻어먹을 수 있다. 여행을 하다 목이 마르면 열려 있는 대문 안으로 들어가 실례합니다, 물 한잔 마실 수 있겠습니까? 라고 부탁을 하면 대부분의 집에서는 그럼요, 하고 시원한 물을 대접에 담아 내놓는다. 심성이 나와 비슷한 사람은 물만 대접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배까지 관찰을 한다. 이 양반이 배는 골지 않았나? 배가 홀쭉하다 싶으면 반찬은 없지만, 하고 밥까지 권하곤 한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불가능하다. 목이 마르면 남의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마켓에 가 사 먹어야 한다.
시골에서는 왜 물을 얻어 마실 수 있고, 도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나? 그 차이는 하나다. 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구조 속에는 아직도 공동체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개인의 삶이 아닌 더불어 삶과 품앗이 정신이 살아 있는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은 모래알이다. 그 모래들이 모여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품앗이였다.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해 모내기를 하고 가을걷이를 하는 것이다. 오늘은 옆 집, 내일은 철수네 집, 모레는 우리집 등등.
어제 오른 백운대
어제 서울의 기온은 34도였다. 푹푹 찌는 더위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우리 두 사람은 산행에 나섰다. 목적지는 백운대. 더웠다. 북한산에도 바람은 없었다. 계곡에도 물이 없었다. 가뭄이었다. 얼음물 두 통, 햄과 계란이 빠진 김밥 두 개, 막걸리 두 병, 토마토 두 개, 오이 하나, 그리고 쑥떡 두 개, 산행을 하면서 먹을 초콜릿 두 개.
백운대 정상에도 바람은 없었다. 하, 바람은 도대체 오늘 어디로 소풍을 간 것일까? 동해안 바닷가로 피서를 갔나? 가지고 간 막걸리도 맛이 이상했다. 썼고 떫었다. 백운대산장의 노천의자에 앉아 잔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오십대 여자가 부러웠다. 맛이 좋은지 여자는 두 잔째 막걸리를 비우고 있었다. 저렇게 마시면 백운대 정상은 어렵다. 산장에서 하산이구나. 지난 일요일 청계산에서 맛본 그 허허로움. 청계산은 산이 아니라 동네 뒷산이었다. 오르는 그 계곡의 풍경도 너무 무미건조했다. 서울에서 그래도 산이라고 하면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수락산이 아닌가. 북한산이 가지고 있는 웅장함, 그리고 힘이 넘치는 남성성.
호프집에서 하루를 마감하다
백운대를 내려온 우리 두 사람은 목욕탕에서 땀을 씻었다. 그리고 목욕탕 안 식당에서 미역국과 막국수로 허기진 배를 달랬다. 백운대에서 마신 그 씨금털털한 막걸리 맛을 지우기 위해 도봉산에 있는 맥주 집에 가 시원한 호프 두 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우리 두 사람이 마지막 나눈 대화는 협동조합이었다. 10월까지 지방에서 노동을 하고 올라오면 본격적으로 매달릴 것이다. 고향에 내려가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워낙 내 안티들이 많다. 고향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구조는 내 형제들이 가지고 있는 구조와 어슷비슷하다. 좌파, 아니면 빨갱이다. 그 문제는 내가 설득을 시키는 것보다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든 공부를 해야 극복이 될 숙제다. 신자유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신자유주의를 찬성하는 그들, 전두환과 이명박이 얼마나 더티한 인간인지를 모른 채 지지하고 찬성을 하는 그들, 그리고 박근혜까지 대를 이어 충성을 하는 그들 속에 내가 저벅저벅 걸어 들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지나간 세월
이제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지난 5년, 이명박과 고향이 같아 행복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반대로 불행했던 사람도 있었다. 나는 후자였다. 지난 4년 나는 전화를 도청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살았다. 마지막 도청을 당한 그 날, 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를 향해 말했다. 이 인간말자야, 권불 5년이다. 이제 그만해라! 하, 그 날 이후로 도청은 사라졌다. 그러다 사라진 줄 알았던 귀신이 다시 나타난 것은 그해 겨울 모정당 비례대표에 도전장을 낸 어느 날 그 귀신이 내가 아닌 옆지기에게 전화를 해 협박을 해대었다. 옆지기가 바짝 겁을 먹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번 도청을 당하고 난 뒤부터 나는 내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손해를 본 일이 많다. 어느 날 복권이 당첨이 되어 뭉태기 돈을 손에 쥔 후배가 자기 부인과 상의를 한다. 우리 고향의 그 형님에게 1억 정도 도와주자. 마이 어렵다. 그렇게 하세요. 아마 형님이 이 소식을 들으면 졸도를 하지 싶다. 혹시 너거는 몇 십 억을 꿀꺽 삼키면서 나한테는 달랑 1억이가, 하면서 안 뚜두래 패겠능죠? 아이다, 형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 그 형님은 약약강강이다.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강한 자에게는 엄청 강한 사람이다.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했다. 한번 두번 세번. 끈질기게 해보았지만 받지를 않는다. 돈을 벌었나. 이 돈은 형님 돈이 아닌 모양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회단체에 기부를 하자. 이런 식이다. 어쨌든 지금도 나는 내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안 받는다.
어쨌든 그 때 되었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비례대표에 떨어졌다. 그 후로 그 귀신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이다. 까딱 잘못했으면 독청한테 우리 골로 갈 뻔 했네! 생략하고, 이명박 정부 초기 때 서울에 있는 고향의 향우회에서 밥 한 끼 먹자고 회장단에서 나에게 콜을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노! 했다. 회장단과 친해 이명박 정부에 감투를 얻어 쓴 사람이 몇 있었다. 그 때 나도 덥석 그들의 손을 잡았으면 감투 하나 썼을 것이다. 고향 사람에게 줄 감투는 널널했다. 왜 당신은 그 달콤한 미끼를 거절했나? 한마디로 내가 본 이명박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사악한 사기꾼이었다. 그래서 나는 노! 했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향우회에 나가지 않았다. 재미있는 일은 그 때 감투를 얻어 쓴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랏줄에 묶여 감옥으로 직행을 했다. 나도 얻어 썼으면 이하 동문이었을 것이다.
그때 향우회에서 나를 바라본 시선이 곱지 않았다. 고향 사람이 어떻게 고향 사람을 비판하노? 전마 저거 돌았다! 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정서였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때 나는 이명박 정부를 엄청 비판하곤 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는 그 후안무취를 향해, 언론을 장악해 나가는 그 추악함을 향해, 그리고 자연을 황폐화시키는 4대 강 사업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곤 했다. 그러자 내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 하나가 향우회에서 나를 좌파이며 빨갱이라고 성토를 한 모양이다. 향우회 안에는 나를 잘 알고 있는 후배가 몇 있었다. 입에 거품을 문 친구 앞에서 그들은 왜 침묵했을까? 나는 이해를 했다. 그게 보통 사람들의 의식구조이다. 나는 초등학교 동창인 그 친구를 모른다. 얼굴까지도. 그런데 그 친구는 나를 어떻게 알았을까? 아마 블로그의 내 글을 읽은 모양이다. 그래서 나를 아, 하고 세월을 건너뛰면서 판단을 한 모양이다. 그 친구는 천재가 아니면 바보다.
뒷이야기-나는 지금 해선녀님 방 음악을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 시절 한 때 충무로에 있었던 필하모니 감상실의 단골 10위 안에 들 정도로 클래식에 미쳐 지낸 세월이 있었다. 그래서 도강을 하듯 글을 쓸 때, 그리고 블로그의 글을 읽을 때 해선녀님의 방을 방문하곤 한다. 그녀는 진실로 뇌가 건강한 분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하면서 한편으로는 얼음처럼 차갑다. 참으로 몸과 정신이 건강한 분이다. 나는 해선녀님의 팬이고 그리고 그분의 글을 사랑한다. 정작 본인은 모를 것이다. 생략하고. 5년 전 6월의 어느 날 오씨, 이제 정치를 하십시오! 하고 앉아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운 의인이 있다. 오씨, 우리 한반도를 총 한 방 쏘지 않고 평화적으로 통일시켜주십시오! 하고 내 존재를 와들와들 떨게 만든 사람이 있다. 그는 누구일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크게 훼손시킨 이명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8년 청계광장을 밝힌 촛불집회. 그 장소에서 나는 두 가지 의제를 물려받았다. 99%가 어깨동무를 한 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 우리 한반도를 총 한 방 쏘지 않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시킬 것! 그렇게 이명박이 나의 등을 강하게 떠밀었다. 나는 그 때부터 변신을 시작했다. 그래, 99%가 웃는 세상을 만들어보자! 그래, 한반도를 총 한 방 쏘지 않고 평화적으로 통일시키자! 나는 생각한다. 이 세상은 7가지 색으로 그려 나가야 한다.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 세상을 그리면 늘 두 가지만 우리에게 다가온다. 친구 아니면 적. 21세기는 두 가지 색을 뛰어넘어야 한다. 7가지 색을 가지고 이 세상을 그려나가야 한다. 그 길만이 1%와 99%가 어깨동무를 한 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201371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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