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에서 만난 할아버지
어제 오후 그 시간 영풍문고에서 집사람에게 줄 책을 세 권 샀다. 그리고 시청에 가 명함을 찾았다.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로3가에 내렸다. 올라와 걸어가는데 내 앞에 노인 한 분이 여름 셔츠를 입은 채 비닐봉지를 들고 걸어가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배낭을 멘 늙은 노인 한분이 지나가다 그 할아버지에게 가지고 있던 빵을 준다. 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돈 있으면 천원만 주세요.'
'없습니다.'
지나가다 호주머니에서 동전지갑을 열어 천원을 꺼내 노인에게 드렸다. 고맙습니다. 하고 노인이 말했다.
나는 지하철계단을 오르다 문득 할아버지의 여름 셔츠를 떠올렸다. 이 추운 겨울에 여름셔츠만 걸치고 있는 노인,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부랴부랴 내려갔다. 천원 한장으로는 컵라면도 못 사 먹는다.
뛰어 내려가니 노인은 개찰구 앞에 있었다. 아마 다른 역으로 갈 모양이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꺼낸 5천원짜리 한장을 노인에게 드렸다. 동전주머니에 돈이 7천원밖에 없었다.
'고맙습니다.'
천 원, 오천 원. 이 겨울을 어떻게 버틸 수 있나? 나는 노인의 여름옷이 눈에 밟혔다. 집에 안 입는 겨울옷이 있는데. 그 생각을 떠올리니 눈 앞이 흐려진다.
저 노인도 한 때 빛나는 청춘이었다
저 노인도 한 때 우리 대한민국의 산업을 일으킨 역군이었다
귀인이 나타나다
내가, 내 마지막 열정을 가지고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저런 사회의 어둠을 없애는 것이 아닌가. 내 손으로 1%만이 모든 걸 누리고 사는 이 탐욕의 세상을 바꾸어놓고 싶다.
1.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
2. 병원비가 없어 그냥 죽어가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
3. 돈이 없어 길바닥이 집인 사람들이 없는 세상
나는 내 열정에 기름을 붓기 위해 서울극장으로 갔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기 위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어제 내가 찾는 귀인이 나타났다. 그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 나는 당당하게 그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나와 손을 잡는 순간 이 세계는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동지, 우리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이 세계를 한번 바꾸어봅시다! 탐욕뿐인 이 자본주의를 살맛 나는 착한 자본주의로 한번 바꾸어봅시다. 당신은 반드시 나와 손을 잡아야 합니다. 여보시오 동생, 온 지구인이 손뼉을 치고 웃으며 사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놓고 위풍당당 이 세상을 떠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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