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원포구에서 바라본 노을
떠오르는 일출도 아름답지만,
지는 노을도 저렇게 아름답다.
저렇게 져야 한다.
표선해수욕장
4코스의 시작은 이곳이다.
어제는 밀물이라 물이 제법 들어와 있었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용천수
4코스를 많이 걸었어도
바닷가에 용천수가 솟는 건 어제 처음 보았다.
장관이었다.
축양장에서 내보내는 오폐수가 아니라
한라산에서 내려온 용천수였다.
가방에 귤 두 개와 삼다수 하나
표선해수욕장에서 남원포구까지 총 19Km.
저 코스에서 나는 많은 걸 얻곤 한다.
몸은 힘이 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여러 가지를 얻는다.
사색, 명상, 구도,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설계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옷을 가볍게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더웠다.
쉴 때마다 햇빛에 점퍼를 말려가면서 갔다.
귤 두 개가 전부라,
뱃가죽이 등에 붙으려고 했다.
저 붉게 타면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많은 걸 생각했다.
오늘은 지는 노을만 바라보자.
천원짜리 원두커피
남원포구를 나와 CU에서
천원짜리 원두커피를 사 마셨다.
배도 고프도 피곤해서 그랬을까
커피맛이 생각 이상이었다.
가슴까지 부풀어 올랐다.
천원 그 이상의 행복을 맛 본 어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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