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이야기-하루만 헤어져 삽시다. 11시에 옆지기는 분당으로 떠났다. 두 잔째의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보았다. '모든 국가가 서로 거짓말... 그게 진짜 세계' 공직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는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충고. 밥 한 그릇을 비벼 먹고는 도봉산으로 갔다. 여름을 준비하자. 입고 있는 바지와 셔츠가 더웠다. 지난 겨울 45만 원을 주고 구입한 중고 렌즈(28-135)가 너무 무거워 20만 원에 다시 팔았다. 그 돈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바지 하나에 1만 원, 러닝 두 개에 이만 사천 원, 티셔츠 삼만 이천 원과 이만 원, 그렇게 샀다. 러닝 소매가 길어 셔츠 밖으로 늘 나왔는데 이제 졸업이다. 정류장에서 버스 한 대를 놓치는 바람에 에라, 하고 창포원까지 걸었다. 도착해 그곳 벤치에서 러닝과 셔츠를 갈아 입었다. 시원했다. 바지 두 개 셔츠 네 개 러닝 두 개. 이제 여름 준비는 끝이다. 가는 길에 아버님을 잠시 뵙고 집에 와 책을 보고 있는데 두 달 전 상병으로 진급을 한 조카로부터 전화가 왔다. 032 번호만 뜨면 그놈이다. 수요일 22번째 편지와 분노하라! 라는 책을 보내주었는데 받았다고 했다. 7월 초 휴가 나오면 냉면과 곱창이 먹고 싶다는 조카. 냉면은 같이 먹을 수 있어도 곱창은 혼자 먹어야 한다. 채식주의자. 그래도 좋으니 휴가 나오면 냉면 같이 먹자. 옛날에는 시원한 육수를 잘도 먹었는데 이제는 건데기만 건져 먹는다. 나트륨 때문에. 이래저래 먹는 재미는 종 쳤다. 핸드폰이 뜨뜻해질 즈음 필승! 하고 조카가 전화를 끊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2011618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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