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토론
어젯밤 박수를 몇 번 쳤는지 모른다. 정말 통쾌했다. 너무 통쾌해 밖에 나가 막걸리 한 병과 어묵 하나를 사 와 끓였다.
토론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직설화법과 안개화법, 그리고 갈팡질팡화법. 어젯밤 대선 후보 토론에 나온 이정희 후보가 보여준 토론은 직설화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의 토론은 점잖은 선비형이었다. 사퇴를 한 안철수 후보의 토론은 전형적인 안개형화법이다.
어젯밤 이정희 후보에게 한판승으로 완패를 당한 박근혜 후보의 얼굴을 보았나? 시작부터 너무 세게 당해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밑천이 없는 그녀는 수비가 되지 않았다. 이정희 후보가 내뻗은 스트레이트를 몇 방 맞고 나자 얼이 빠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혼이 빠져 나갔다.
지난 십 몇 년 간 과외를 받은 박근혜 후보. 한마디로 꽝이었다. 본인의 노력과 실력을 쌓지 않고 스타강사에게 아무리 오랜 세월 과외를 받아보아야 말짱 도루묵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어젯밤이었다. 왜 수첩이 없으면 안 되는지를 잘 보여준 어젯밤이었다.
반대로 우리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꿰차고 있는 이정희 후보는 단연 짱이었다. 그녀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통령 감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너무 점잖은 야당 후보였고. 그래서 존재감이 많이 파묻혀버린 어젯밤이었다. 만약 이정희 후보가 없었으면 오히려 수첩공주의 안개작전에 말려 들어갈 뻔 했다.
이정희 후보의 한판승
어젯밤 대선 후보 토론은 이정희 후보의 통쾌한 한판승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중간이었고,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동네 구장 정도의 인물이었다. 부분에는 강한 면이 보여도 전체를 보는 눈은 그야말로 눈뜬 당달봉사였다. 문재인 후보가 보강해야 할 점은 날 선 직설화법으로 상대방을 공격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고 건설하기 위해서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털고 나가야 한다. 이번 대선이 과거를 터는 마지막 기회가 되어야 한다. 참과 가를 털고 나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어젯밤 토론에서 본 역사인식, 대북정책, 한미일, 한중러의 외교문제, 그리고 동북아의 균형외교와 한반도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세 후보는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정희 후보, 백점
문재인 후보, 팔십점
박근혜 후보, 삼십점
한마디로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후보다.
어젯밤은 이정희 후보의 통쾌한 한판승이었다.
뒷이야기-대선 후보 토론에 막장토론이 동원되어야 한다. 사회자가 주제만 내주면 후보들이 곧바로 그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만약 막장토론이 되면 국민들은 후보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어젯밤 막장토론이 있었다면, 아마 박근혜 후보는 혼이 나가고, 정신이 나가 끝내 혼비백산 119에 실려 가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을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대한민국을 운전할 인물은 아니다. 내 얼굴이 후끈거렸다. 2012125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