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2015년을 보내면서

오주관 2015. 12. 31. 18:20

 

 

송구영신을 바라보면서

2015년이 저물고 있다. 이제 8시간 후면 2015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새로운 2016년의 밝은 해가 떠오른다. 우리 모두 송구영신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회는 다 다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2015년은 나를 여러모로 성찰시킨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참과 가짜를 다시 한 번 본 한 해였고, 그리고 그 가짜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는 많은 가짜들을 볼 때마다 나는 내 롤모델인 그들을 자주 떠올리곤 했다.

 

 

 

 

나의 롤모델인 체 게바라, 룰라, 무히카

거대한 제국의 착취와, 부패한 권력이 만든 가난이라는 구조와 불평등을 깨부수기 위해 메스 대신 총을 잡은 그는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를 해방시키고, 십 년 후 모든 자리를 뒤로한 채 볼리비아의 밀림으로 들어가 정부군과 게릴라전을 펼치다 미국과 가세한 정부군에 잡혀 마침내 총살을 당한, 이 땅의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 3백 억 달러의 빚더미에 눌러앉은 브라질. 끝없는 나락의 굴레에 떨어진 서민들을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임기가 끝나는 그 날까지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펴 마침내 채무국이었던 브라질을 채권국으로 끌어올리고, 그리고 하루하루 눈물을 흘리며 절망적인 삶을 살았던 서민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와 희망 하나를 심어주고 명예롭게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물러난 룰라. 대통령궁을 노숙자들에게 내주고 자신은 원래 살았던 허름한 농가에서 출퇴근한 빈자의 대통령,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도 화초 재배 일을 계속했던 농부 대통령, 낡은 폭스바겐을 직접 몰고 다니며 월급의 90%를 기부했던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 대통령. 이들이야말로 나의 영원한 빛이요 소금이요 스승이다.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일대기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은 나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었다. 하나는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었고, 다른 하나는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제공해주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는 나의 은인이기도 하다. 그가 나에게 준 선물은

 

1. 사기를 치면 안 된다

2. 존재가 가벼우면 안 된다

3. 주제가 시시하면 안 된다

 

2015년의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가 나에게 준 선물도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역시 나에게 절망과 좌절을 주었고, 지금도 계속 주고 있다. 그와 동시에 아와 타, 그리고 1%와 99%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그 방면의 반면교사였다. 그녀가 나에게 준 선물은 이명박과 대동소이하다.

 

1. 사기를 치면 안 된다

2. 부끄러움을 모르면 안 된다

3. 머릿속의 단어수가 적으면 안 된다.

4. 일대일 기자회견이 안 되면 안 된다

5.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면 안 된다

6. 민주주의와 파시스트를 구별할 줄 모르면 안 된다

 

 

 

 

저성과자 해고

저성과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서두르고 있다. 그 법이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데 정말 공헌을 한다면, 그럼 역으로 제안을 하나 한다. 저성과자에게 줄 월급을 아껴 기업의 손실을 줄이자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게 사실이고 목적이라면 나라를 운영하는 자들에게도 그 법을 적응시키자.

 

1. 민주주의를 위축시키고 후퇴시키는 자

2. 당리당락만 보고 국민을 보지 않는 정치인들

3. 1%에게만 특혜를 주고 99%의 서민들의 삶을 나몰라라 내팽개친 자들

4. 그런 권력자들에게 빌붙어 반헌법행위를 한 자들

 

그런 그들에게도 국민의 이름으로 해고를 할 수 있게 법을 만들어야 한다. 법은 공정하고, 공평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다. 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크게 위축시켰고 후퇴시키고 있는 박근혜를 지금 당장 해고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력도 엉망이고 자격도 없는 박근혜의 말 한마디에 오늘도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는 새누리당과 행정부 사법부 그리고 기타 등등의 짐승의 탈을 쓴 간신들도 지금 당장 해고시킬 수 있는 법을 빨리 만들어 저성과자를 해고시킬 때, 그들도 동시에 해고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 정도면

대통령 정도면 자신의 손으로 문장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 정도면 자신의 머리로 정책을 꿰찰 정도는 되어야 한다. 대통령 정도면 어느 누구를 만나도 자신의 정치철학과 사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 정도면 서면질의서를 주고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일대일 기자회견 정도는 되어야 한다. 대통령 정도면 무엇이 대의이고 소의인지는 알아야 한다. 대통령 정도면 참과 가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박근혜가 나에게 주고 있는 스트레스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런 그를 막무가내 따르는 새누리당의 간신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나라의 발전에 큰 공을 세우고 있다는 그 확신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는 그들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바로 이명박과 박근혜를 통해 큰 이익을 보았고, 보고 있는 자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이명박과 박근혜는 아마 다시없이 훌륭한 대통령일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둘로 찢어져 있고,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계속 싸우고 있는 것이다.

판단은 역사가 할 것이다.

 

 

뒷이야기-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크게 위축되고 있고, 그리고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검열이 심하다. 거리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실력이 있으면 절대 저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끄러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네의 삶, 찰나다. 5년, 빛이다. 그 찰나와 빛이 지나가고 나면 그 때는 누가 박근혜를 보호해줄까? 저 간신들이? 천만에! 지금 당신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는 저 간신 무리들은 당신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제일 먼저 당신 아버지를 배신한 그들처럼 당신에게 멀어질 것이다. 충신과 간신을 구별할 줄 모르는 그런 지도자가 지금 대한민국을 운영하고 있다. 20151231해발120고지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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