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시간

오주관 2020. 8. 2. 12:18

시간은 뭘까?

시간에 대한 정의는 참으로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로 통일을 하면, 변화이다. 

시간은 변화다.

 

줄기차게 걸었다.

3월, 4월, 5월, 6월, 7월.

1951Km를 걸었다.

대한민국 동서남북 국토순례를 하고도 남는 거리다. 

동에서 서까지 248Km, 인천에서 목포까지 352Km,

목포에서 부산까지 288Km, 부산에서 고성까지 770Km.

합이 1, 658Km.

엄청 걸었다.

책도 20권 정도 읽었다.

어쨌든 적게 먹고, 걷고 걸었다.

걸으면서 나는 이 세계를

보고, 분석하고, 그리고 해석을 하곤 했다.

몸무게는 63Kg에서 변화가 없고,

허리둘레는 31에서 29로 줄었다.

뱃가죽에 살이 없다.

 

게실염이라는 병을 처음 알았다.

오른쪽 배가 아프고 땅겨 맹장염인 줄 알았다.

피검사와 CT촬영 결과 게실염이라고 했다. 

3박 4일 금식을 하고 항생제를 투여해 염증을 치료했다.

 

점심이다.

아침에 집을 나와 10여 Km를 걸어 도착하면 저렇게 먹는다.

맛있다.

나는 식을 콘토롤하는 사람이다.

식에 욕심이 없다.

 

담배를 피운다.

이마가 화를 낸다.

술도 먹는다.

얼굴이 골을 낸다.

술도 먹고 담배도 피우고 고기까지 먹는다.

그렇다면 상종을 안 하려고 노력을 한다.

한국인처럼 고기를 많이 먹으면 지구가 두 개 있어야 한다.

세계 건강협회가 걱정을 하고 있다.

호킹박사는 예언을 했다. 

길게는 1000년이고 짧게는 200년 안에 지구가 파멸할지 모른다.

자원고갈, 그 다음이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점점 치솟는 온도, 북극 빙하의 감소, 삼림파괴, 인구과밀, 질병, 핵전쟁, 기근, 물 부족과 동물 종의 대량 살상.

 

 

 

집사람이 퇴원을 하고 찾은 법환포구.

아마 10차 해녀체험이지 싶다.

남자와 여자 청춘들이 반반이다.

 

금요일 버스를 타고 대평리에 갔다.

종점에 내려 바닷가로 걸어갔다.

오늘은 8코스를 걷자.

한낮 기온이 30도를 예고했다.

여름은 덥다.

그렇게 생각하고 걸으면 걸을 만하다.

오후 6시쯤 집으로 돌아갈 때면 내 몸에서 쉰내가 장난이 아니다.

땀을 한 말 정도는 흘릴 것이다.

 

제주도는 어디를 가도 그림이다.

처음 와 본 대평리도 좋다.

8코스를 걷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렌트카는 부지런히 다녔다.

 

등대 저 너머 마라도가 보였다.

대평리를 넘어가면 산방산과 송악산이다.

10코스다.

 

저 멀리 범섬이 보인다.

멀다.

시간의 정의는 변화라고 했다.

그 시간을 우리 인간이 한번만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어떤 사람은 과거로 돌아갈 것이고,

어떤 사람은 미래로 가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나는 딱 1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지금 조카놈 하나 때문에 우울증과 싸우고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조카,

그리스의 열 두 신 중에 하나인 헤라클레스를 닮았다.

키187에 해병대를 나와 포스코에 입사를 해 일을 하다

퇴사를 하고 의류업에 뛰어든

그 놈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매제와 누이는 얼마나 상심이 클까?

앞이 캄캄할 것이다.

이름도 내가 지어주었다.

1년 전으로 돌아가면, 그는 완벽하다.

 

바닷가를 걷다 시계를 보니 2시가 넘어 있었다.

점심을 먹자.

바닷가에 벤치가 나란히 세 개 있었다.

앉아 빵을 뜯어 먹으며 사이사이 물을 마시면서 바다를 구경했다.

그 때 차 한대가 서더니 여자들이 내렸다.

내 옆의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 장소가 마음에 들었나?

빵 6개를 다 뜯어먹고 일어서니 핸드폰을 내밀었다.

여자 셋이었다.

두 컷을 찍어주고 길을 떠났다.

이승에서 다시 만날 일이 있을까?

 

시간은 한편으로 권태다.

시간이 넘치면 우리 인간은 대부분 두 가지 일에 매달린다.

창조가 하나 있고,

그 다음은 마약과 술 그리고 도박과 섹스다.

 

8코스에 이런 곳도 있다.

논짓물이라고,

물이 따뜻하다고 했다.

 

 

 

중문해수욕장에 가려면 저 돌밭을 건너가야 한다.

30분 정도 정신을 일도했다.

몸의 중심을 잃으면 다리나 발목을 다치기 십상이다.

데크를 깔면 쉽게 갈 수 있을 텐데.

 

쉬운 길이 아니다.

인내가 필요했고, 정신을 차려 걸어야 하는 돌밭이다.

30도가 넘었을 것이다.

 

10년 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우선은 반가웠다.

양말을 벗어 등산화 속에 넣고 들어갔다.

어럅쇼, 물이 차지를 않았다.

동해의 그 바닷물이 아니었다.

 

정신일도.

내 삶의 주제는 하나뿐이다.

내가 만든 오조헬스케어와 집사람이 만든 친재공의 성공이다.

오조헬스케어는 전 세계이고, 친재공은 아시아를 맡는다.

오조헬스케어의 목표는 하나다.

75억 전 세계 인구가 질병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오조헬스케어가 성공을 해야 우리 인간과 지구와 자연,

그리고 동, 식물은 물론이고

기후변화와 지구의 제 6차 대멸절을

보호하고 지키고 늦출 수 있다. 

내가 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태우고 그리고 고기까지 먹는

사람들을 미워하는지 조금은 이해를 할 것이다.

 

나는 열정과 냉정을 가지고 있다.

젊어 한 때,

담배태우기 세계올림픽 대회가 있었으면

금메달은 몰라도 은메달은 땄을 것이다.

하루에 세 갑에서 다섯 갑을 태웠다.

술마시기 세계올림픽대회가 있었으면 

은메달은 따놓은 당상이었을 것이다.

어느 해 봄,

밤에서 시작해 그 다음 날 낮까지 쉬지 않고 소주를 십 수 병 마셨다. 

 

아저씨, 오늘도 오셨네요.

나를 아는 해녀할머니들이 있다.

다섯 달을 오고가고 했으니 모를 리 없다.

조금은 궁금하지 싶다.

도대체 뭐하는 분일까? 

백수는 아닌 것 같고.

왜냐하면 책을 보고 있는 날이 많으니까?

아니면 누워 잠을 자고.

답은, 시간이다.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 350Km에서 이 세상을 보다  (0) 2020.09.16
2,050Km, 다시 시작이다  (0) 2020.08.18
그 날 그녀는 그렇게 가버렸다  (0) 2020.06.29
이상한 체험  (0) 2020.06.10
7코스에서 생명과 소멸을 생각하다  (0) 2020.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