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습관
채식을 시작한 지 16년째다. 나는 군에 가기 전부터 혈압이 높았다. 그래도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다. 아버님도 혈압이 높아 돌아가실 때까지 약을 복용했다. 2005년 집사람에게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머잖아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사업을 하면 비전이 있을 것이다."
"맞습니다."
그 비전이 결국 나를 헬스케어 쪽으로 인도했다. 나는 연구와 자료를 모아 설계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
앎은 공유해야 한다. 지식의 궁극은 실천이다. 내 주변에 혈압과 당뇨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이 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20억이 넘는다. 우리나라도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저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그래서 오조헬스케어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20억이 앓고 있는 그들을 살리고 구하자. 더 나아가 하나뿐인 지구와 동, 식물을 구하자.
그 전에 내 주변 사람들부터 구하자. 고향에 내 후배가 있다. 똑똑하고 열정이 남다르다. 그 후배는 사물을 보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게 G가급이다. 그 후배가 지금도 몸이 멀쩡하면 같이 사업을 하고 싶다. 어느 해, 대구 갓바위에 갔다 내려오는데 전화가 왔다.
"형님, 저, 지, 금, 영대병원, 에 입원해, 있습니다."
발음이 이상했다.
"왜?"
뇌졸중이었다. 그를 쓰러뜨린 것은 담배였고, 스트레스였다. 술은 원래 안 마신다. 또 한 사람의 후배가 있다. 그는 당뇨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합병증으로 다리를 약간 끌고 있다. 이곳 블로거 중에도 혈압과 당뇨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 몇 있다.
병은 자랑하라고 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자. 지금 서울의 모 대학교 정치학교수로 있는 고향 후배 하나가 방학만 되면 자기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 나를 데리고 가기 위해 우리 집에 살다시피했다. 할레루야! 가 입에 붙어 있는 놈이었다. 어느 해 모스크바대학교에 또스또옙스키를 연구하러 간다고 수유리 내 아지트에 왔었다. 이틀 낮밤을 토론했다. 기도하러 온 놈이 거머리가 된 채 나와 문학을 토론하고, 철학적 삶에 대해 입에 침을 튀기면서 열변을 토했다.
"톨스토이와 또스또옙스키 작품 다 읽었나?"
"못 읽었습니다."
그 이튿 날 종로서적에 데리고 갔다. 나는 두 작가의 작품을 선별해 그에게 제시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모스크바에 가라. 인사동 어느 커피숍에서 나에게 에스프레소 한잔을 사주고 떠난 그 놈도 열정 하나는 대단했다. 두 후배 모두 중학교 학생회장 출신이다. 뇌졸중이 2년 선배이고, 할레루야가 2년 후배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 뇌혈관, 비만, 그리고 콜레스테롤를 100% 낫게 해주겠다. 실천만 하면 된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
1. 고기
2. 생선
3. 우유
먹어야 할 음식
1. 현미밥
2. 채소
3. 과일
전도사가 된 나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실패했다. 내 간절한 메시지가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나의 복음을 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그 원인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한평생 쌓아온 습관이었다. 다른 하나는 사고였다.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사고를 바꾸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두 가지를 바꾸는 것은 차라리 혁명이다. 혁명은 그래서 어렵다. 내가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다.
"될 사람은 되고, 안 될 사람은 안 된다."
"할 인간은 하고, 안 할 인간은 안 한다."
나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
"고기도 먹고, 해산물도 먹고, 그리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음식은 다 먹고, 나아가 담배도 피우고 술도 먹는데 80 넘도록 꼬랑꼬랑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뭡니까?"
나는 답한다.
"그런 사람들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한마디로 하늘신과 조상신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특별한 계층입니다. 천조를 받고 있는 특별한 사람입니다."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은 라면이나 빵, 그리고 과자를 아무 거리낌 없이 먹는 사람이다. 라면 한 그릇만 먹어도 혈압이 오르고, 빵이나 과자를 먹어도 내 혈압은 쿠데타를 일으키곤 한다. 조상신을 두고 있는 그들이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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