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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체험

어제는 바람도 세었고, 파도도 거세었다. 끓어오르는 욕망을 어떻게 할 수 없어 생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바람과 파도가. 역시나 선녀탕에는 젊은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저들에게는 수온은 괄호 밖이다. 있다면 추억을 남기는 일뿐이다. 나는 저런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설렌다. 열정과 진지함. 외국 통신사 사진기자일까? 멋이 있었다. 365일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우리 두 사람이 먹는 밥이다. 점심은 저렇게 먹고, 아침저녁은 현미에 채소 그리고 두부와 국 등등이다. 가슴이 뻥 뚫렸다. 마음 같아서는 저 바닷물 속에 다이빙을 해 뿌글뿌글 바닥까지 들어가 뿌우 하고 수면 위로 올라오고 싶은 마음이 꿀떡이지만 참는다. 잘못하면 골로갈 수가 있기 때문에. 낚시꾼이 용케도 알고 오지 않는다. 어풀을 깔아 집에서도..

사색 2020.06.10

7코스에서 생명과 소멸을 생각하다

안개가 낀 문섬과 섶섬의 풍경이다. 그림이다 5월부터 육지에서 온 젊은이들이 저 선녀탕에서 아침부터 수영을 하곤 한다. 그들에게는 추운 게 문제가 아니다. 저 소나무의 송악을 뗄 때도 땀을 흘리곤 했다. 결국 톱이 시간과 힘을 들어주었다. 열심히 말라죽어 가고 있다. 땡큐다. 7코스를 걸으면서 지금까지 지렁이와 달팽이를 14마리 구해주었다. 지렁이는 손으로 만지면 그 감촉이 대단하다. 달팽이는 혹시나 싶어 나뭇잎을 이용해 풀 속에 던져준다. 내 손가락에 묻어 있는 로숀이 달팽이에게는 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여고 버스정류장에서 우측으로 15도 각도에 있는 소나무와 삼나무에 기생하고 있던 송악나무가 장렬하게 전사했다. 이틀 동안 돌로 치다 힘이 빠지고 기운이 다해 포기했다. 그러다 9천 원짜리 톱을..

사색 2020.06.05

6코스 쇠소깍에 가다

어제는 오랜만에 6코스 쇠소깍을 갔다. 항구에 그 배가 보였다. 범섬을 지나가면서 가끔씩 보는 상선. 어제 서귀포항에 그 배가 정박해 있었다. Sea World Line 집 사람은 범섬 그 너머로 가는 상선의 배이름을 말하자 글씨가 보여요? 물었다. 응, 보인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나는 임꺾정의 콧구멍 속까지 볼 수 있다. 그런데 코 앞의 글씨는 당달봉사다. 어제 내가 6코스를 간 것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 달 전 6코스를 걸으며 나는 정지작업을 했다. 소나무나 삼나무, 그리고 키다리 열대나무를 칭칭 감고 있는 송악나무를 톱으로 제거를 했다. 그 결과가 궁금했다. 드디어 그 결과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만세! 만세! 그 싱싱하던 송악나무가 노랗게 추풍낙엽이 되어 있었다. 오호, 만세! 박수를 쳤다...

사색 2020.06.05

저녁

저녁 어떤 음식이 건강할까? 많은 사람들은 고기가 든 음식을 좋은 식단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해!" "고기를 안 먹으면 힘을 못 써!" "인간은 원래 고기를 먹게 되어 있어." 세계 사망원인 넘버 1, 2위는 무엇일까? 암과 비만, 그리고 심혈관 관련 5가지 질병이다. 그 5가지는 고혈압, 당뇨, 뇌혈관, 심혈관, 그리고 고지혈이다. 그 5가지 질병은 어디서 오나? 음식에서 온다. 주로 넘치는 고기와 유제품에서 온다. 60년대 그 시절로 되돌아가보자. 거리에 뚱보는 없었다. 비만은 없었다. 그 대신 못 먹어 빼빼마른 장작개비들은 많았다. 쇠고기가 어디 있고, 국민고기인 삼겹살이 어디 있었나? 우유도 없었고, 피자도 없었고, 햄버거도 없었다. 보리밥과 김치, 그리고 된장이 우리가 먹는 ..

채식 2020.06.03

강정에서 점심을 먹다

점심 작년 12월 30일에 제주도에 내려왔다. 그리고 터진 코로나19사태. 일단 후퇴다, 코로나19가 물러나는 그 날까지. 3월부터 나는 올레길 7코스와 6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오늘도 11시에 집을 나온 나는 7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2시간 30분 뒤 도착한 강정삼거리. 벤치에 앉아 점심을 꺼내 먹었다. 통밀빵 5조각, 커피 한 통, 물 한 통, 토마토 하나, 그리고 건빵과 견과류. 맛있게 먹었다. 나는 채식주의자이면서 비건이다. 저렇게 먹고 남은 오후를 보낸다. 지금 세계인구 1/3은 너무 먹어 병과 싸우고 있고, 지금 세계인구 1/3은 너무 못 먹어 병과 싸우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가 힘을 합해 저 불행을 막아야 한다.

채식 2020.06.02

채식일기

우리 두 사람이 먹는 음식이다 들어가기 전에 서양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음식으로 못 고치면 약으로도 못 고친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약보다는 밥이요, 밥보다는 행(운동)이다.' 우리 두 사람의 건강과 채식 이야기를 하기 위해 티스토리에 '오룰체'의 '오스손마의 채식이야기'라는 타이틀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2005년부터 채식을 시작했으니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다. 우리나라에 채식인구가 100만 명이 된다고 한다. 지난 15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삶과 채식이 우리 몸에 어떻게 좋으며, 그리고 채식이 건강은 물론이고 하나뿐인 지구와 동, 식물, 자연보호, 기후변화 더 나아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지구의 제 6차 대멸절과의 ..

채식 2020.05.31

열정과 습관

내가 이곳 법환포구를 찾기 시작한지가 벌써 삼 개월째다. 지난 3월부터 찾기 시작하면서 내 시선을 잡아끈 사람들은 이곳 마을의 해녀분들과 낚시꾼이다. 오늘도 그랬다. 오늘 법환포구의 기온은 17도 정도였다. 쌀쌀했다. 바닷물 속은 더 추웠을 것이다. 30여 명이 넘는 해녀분들은 날씨와 상관 없이 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바닷물 속의 해녀 할머니들을 보면서 열정과 습관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저분들은 열정은 아니다. 습관일 것이다. 그렇다면 습관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마 삶과 일에서 올 것이다. 습관의 동력은 삶과 일이다. 날이 좋으면 당연히 바다에 나가야 한다. 몸이 아프지 않는 한 바다에 나간다. 저 낚시꾼은 고기를 잡으면 그 즉시 놓아준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다. 시간과 인내를 하면서 ..

사색 2020.05.21

나는 오늘도 걷는다

어제는 강풍이 얼마나 센지 몸이 휘청휘청했다. 미친 듯이 치는 저 파도는 바람에 의해서다. 그럼 바람은 어디서 오나? 그 바람이 성난 파도의 배후다. 저런 파도는 처음이다. 그래도 걷는다. 내가 가야할 목적지를 향해. 배는 보이지 않는다. 저런 강풍과 파도에 항해는 불가능하다. 배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법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주에는 송악만 있는 게 아니다. 저런 넝쿨도 있다. 저게 나무를 칭칭 감고 있으면 나무는 결국 숨을 쉬지 못하고 죽는다. 도구는 없고, 그래서 저 넝클을 양손으로 쥐고 비틀고 비틀어 쥐어 짜면 틈이 생긴다. 그럼 저렇게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도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저 넝클은 죽고 나무는 살 것이다. 내 점심이다. 통밀빵 다섯 조각, 사과나 토마토 하..

사색 2020.05.20

나와 기생충

기생충을 제거하면서 걱정이 되는 것은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잡풀이다. 잡풀 속에는 뱀이 있을 수도 있고, 야생진드기도 있다.잡풀 속에 들어가 등산화로 땅을 꽉 밟는데 뱀의 대가리를, 그것도 독사의 대가리를 밟아 이빨이 으깨어지면 물 수가 없어 등산화를 떼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고 독사의 꼬리를 물었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꼬리를 물자 독사가 몸을 틀어 내 등산화 위 발목을 물면 나도 기생충과 같은 운명일 수 있다. 그리고 잡풀 속의 말라가는 나뭇가지를 밟자 그 충격으로 야생 진드기 두 마리가 공중에 점프를 했다가 내려오면서 내 등산화 속으로 기어 들어가 꽉 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풀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은 기생충이 있고, 그리고 기생충 때문에 남은 생명이 위태로운 나무가 있기 ..

사색 2020.05.07

위대한 대한민국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다중으로부터 떨어져 지내는 것이다. 3, 4월 두 달 동안 나는 아침밥을 먹고 나면 집을 나온다. 그리고 그 때부터 무작정 걷는다. 언제 서울로 돌아갈지 예정이 없다. 내일 당장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곳에서 사전투표도 했고, 그리고 전 세계의 소식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 영국, 일본, 그리고 유럽 여러 나라들이 이번에 닥친 코로나19 때문에 국격이 형편 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경제 문제와 부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선전국이 ..

사색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