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이야기-복실이가 일원동에 와 한 달이 되었을 무렵, 우리 집에 와 나와 함께 일주일을 보냈다. 그 일주일 동안 나와 복실이는 희노애락을 함께 맛보았다. 그 날 아침 내가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다 뇌경색이 와 119에 실려갈 때, 그 현장을 복실이가 지켜보면서 몸을 바들바들 떤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 날 오후 복실이는 일원동으로 갔다. 얼마 안 있으면 복실이는 경기도 어느 과수원집으로 간다고 한다. 오늘 복실이 보러 가자. 동네 KFC에서 닭가슴살을 6조각 샀다. 옆지기가 들어가 복실이를 밖에 데리고 나오자 복실이는 미친 듯이 경비실을 나와 늘 그랬듯이 직진을 한다. 그리고 마트 앞에 와서는 그냥 똑바로 가지 않고 몸을 틀어 마트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나와의 만남. 복실이는 내가 마트 안에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복실이를 데리고 공원에 갔다. 한 시간 반 정도 놀았다. 어제 처음 복실이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1순위는 옆지기이고, 나는 2순위인데, 언젠가부터 나를 바로 보지 않았다. 섭섭했나? 자기를 데리고 가주지 않아서. 복실아, 과수원에 가면 마음껏 뛰어놀아라. 과일도 좋아하잖아. 이제 늦봄이면 달달한 복숭아를 원껏 먹겠구나. 어쨌든 아저씨하고 살 그 날까지 튼튼하게 잘 버티고 있어야 한다. 201832해발120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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