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움직씨 박원순 그렇게 가다

오주관 2020. 7. 20. 21:33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이름씨와 움직씨.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이름씨다. 움직씨의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움직씨들은 이 세상을 개혁하고 바꾸는 혁명가이다.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 바꾸는데 목숨을 건 움직씨인 박원순 시장은 지난 9일 쪽지 한 장 달랑 남기고 그렇게 가버렸다. 멘붕이 왔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해석이 안 되고 분석이 안 되었다. 이 문제는 신경정신과 교수들이 덤벼 풀어야 한다. 흔히 우리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한다. 틀린 말이다. 우리는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 감정의 동물이다. 사고는 이성적으로 할 수 있지만 행위는 항상 감정에서 나온다. 개인과 개인 간의 싸움이나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도 이성이 아닌 감정 때문에 일어난다. 감정이 우리 사고와 몸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접을 때 나는 나와 약속을 했다. 다시는 정치나 사회평론을 하지 않겠다. 그 전에 트위트도 접었다. 페이스북을 하고 있는 그들이 나를 질식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그들은 안다이 박사였다. 아니 교수라고 하는 작자들이 공부는 안 하고 페이스북에 사생결단하고 있는 그 현실이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보수 우파인 그들의 글은 조중동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조중동이 기댈 언덕이었다. 진보는 그래도 글의 종류가 다양하고 글 색깔도 칼라펄하다.

 

페이스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 못지 않게 사기꾼들이 말도 못하게 많다. (내가 페이스북에서 좋아한 사람은 케바스의 강성곤 위원이다. 우리 말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 인품이나 유머감각 또한 상이다. 그는 그리고 케바스 사장을 해도 넘치는 사람이다.) 그래, 떠나자. 절이 싫으면 중은 절을 떠나야 한다. 나는 페이스북을 접었다. 정적인 블로그가 나는 좋다. 페이스북을 접은 두 번째 이유는 나는 한 번에 두, 서너 개를 못 한다. 어떤 사람들은 트위트도 하고 페이스북도 하고 그리고 불로그도 하는데, 나는 못 한다. 하나도 버거운데 두 개 세 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생략하고, 나는 감히 말한다. 이제 두 번 다시 박원순 같은 개혁가를 못 만날 것이다. 두 번 다시 박원순 같은 혁명가를 못 만날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근본을 바꾸려면 박원순 같은 사람이 계속 나와야 한다. 움직씨인 박원순을 선두로 이낙연, 이재명, 유시민, 그리고 박주민 같은 지도자가 계속 우리 대한민국을 운전해 나가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세계 속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지도자를 평가할 때 공과 과를 가지고 평가를 한다. 공이 7이고 과가 3이다. 반대로 공은 3이고 과는 7이다.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을 평가하면 이렇다.

 

이승만은 공이 3이고 과가 7이다. 박정희는 공과 과가 5이다. 전두환은 공이 0이고 과가 10이다. 노태우는 공과 과가 5이다. 김영삼은 공이 6이고 과가 4이다. 김대중은 공이 9고 과는 1이다. 노무현도 공이 9고 과는 1이다. 이명박은 공은 0이고 과는 10이다. 박근혜도 공은 0이고 과가 10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10일 목숨을 끊은 박원순 시장은 공이 9이고 과는 1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람이 또 있다. 바로 노회찬이다. 노회찬은 우리 정치에 산소를 불어넣은 사람이다. 그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노동현장에서 얻은 삶의 지식을 정치현장에 그대로 접목을 시킨 사람이다.

 

국회에 어렵게 들어간 노회찬은 어느 날 핵폭탄을 터뜨린다. 이름하여 삼성공화국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정치검찰을 폭로한 것이다. 그 때까지 어느 정치인도 삼성으로부터 떡 값을 받은 정치검찰을 폭로하지 않았다. 그런데 노회찬이 그 사실을 폭로했다. 가시밭길을 예고한 사건이었다. 그 뒤로 노회찬의 정치적 삶은 사막이었고 가시밭길이었다. 인간 노회찬, 그의 공은 10이고 과는 0이다. 덤으로 그의 고교 친구가 둘 있다. 이종걸과 황교안. 노회찬과 이종걸은 고등학교 때 유신반대에 앞장을 섰다. 연대장이었던 친구 황교안은 책상에 앉아 공부만 했다고 한다. 나중에 황교안은 박근혜가 탄핵을 받을 그 당시 국무총리를 했다. 그렇다면 그의 친구 노회찬은? 노회찬은 솔직히 대통령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박원순의 과인 1을 두 가지로 나눈다. 0,5는 자기 밑의 사람들을 너무 부려먹은 그 죄이다. 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없이 그가 부르면 나와 일을 해야 하는 그 독재는 공이 아니라 과이다. 잘못이다. 존재는 없고 삶뿐인 그 시스템을 이제 고쳐야 한다. 삶 앞에 존재이고, 그리고 존재가 있는 삶이어야 한다. 나머지 0,5는 박원순 시장을 죽음으로 내 몬 고소인의 그 죄이다. 고소인을 대리한 여자 변호사가 내놓은 그 사실이 명명백백 진실이라면 그 죄가 0,5인 것이다. 안희정이처럼 여비서를 성추행했다면 그 죄는 더 크다. 그런데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걸 보면 여간 수상하지가 않다. 고소인은 없고 고소인을 대변하는 여자 변호사뿐이다. 실체가 없고 허상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언론이나 방송국에서 태클을 걸지 않고 있다. 그 사실 또한 연구 과제이다.

 

인간 박원순, 그의 부재가 나를 슬프게 만들고 있다.

인간 박원순은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 바꾸려고 목숨을 건 혁명가였다.

이제 나도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할 시간이다.

혁명가 박원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