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일요일, 치유의 숲에 가다

오주관 2022. 4. 19. 13:51

 

 

 

 

 

 

 

 

 

 

 

치유의 숲에 가다

 

"오늘은 땡볕보다는 나무가 있는 숲으로 가봅시다."

아침에 집사람이 말했다.

"그럼 치유의 숲으로 가자."

"좋지요."

"가서 치유도 하고 힐링도 하자."

 

물 두 병, 8개짜리 쑥찰떡 하나를 배낭에 넣은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갔다. 아직도 대선의 후유증이 우리 두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 나는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가 없다. 그는 범법자다. 그래서 가슴 한가운데 묵직한 돌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망하는데 부주를 한 그들 중 그도 있다. 광어도 아니고 가짜미도 아닌 미주구리.

 

어떻게 잡은 정권인데 한번도 못 넘기고 바로 넘기나? 속이 터져도 100번 더 터질 일이다. 최선이 아닌 차선을 믿은 내 책임도 있다.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잘 할 줄 알았다. 외치와 경제는 A학점이다. 그런데 내치는 5년 내내 죽을 쑤었다.

 

그는 겁이 많은 쫄보였다. 그의 치명적 실수는 거시와 미시를 둘이 아닌 하나로 만드는데 실력을 발휘하지 못 했다. 통합과 탕평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지 못 했다. 그는 혁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의 인사정책을 보라. 그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중책에 임명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앉은 그들 중 몇몇은 그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 나머지는 능력이 1도 없는 무능력자들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소탐대실형 인사정책을 펴 망했다. 

 

민주당도 무늬만 진보이지 속은 국힘당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당을 망친 1등 공신은 이씨였다. 그 사람 때문에 지사출신 이 대선후보가 엄청 해를 입었다. 다시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80% 이상 물갈이를 해야 한다. 3, 4, 50대의 신인들로 채워야 한다. 돈키호테 같은 돌격 앞으로! 를 할 수 있는 용기 있고 진취적인 뜨거운 피를 가지고 있는 인재들로 채워야 한다. 대통령은 60대가 하고 그 나머지는 2, 3, 4, 50대로 구성되어야 한다. 

 

나는 시간만 나면 운동을 한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333. 스쾃 30회 3회. 10Kg 역기 35회 3번. 자전거타기 100회 3회. 종아리 걷어올리기 50회 3회. 다리찢기 30회 3회. 허리돌리기 50회 3회. 총시간은 30분. 가슴은 고릴라는 아니어도 그런대로 빵빵하다. 종아리도 튼실튼실하고. 배는 등가죽에 붙을 정도로 살이 없다. 배는 늘 고파도 머릿속은 한식과 청명의 날씨만큼이나 맑고 깨끗하다. 일요일 치유의 숲을 걸으면서 나는 쉼호흡에 열중했다. 코로 깊이 들어마시고 입으로 길게 토해 내었다. 으으읖~파~으으읖~파~

 

중간에 8개짜리 쑥찰떡을 쉬면서 먹고 있는데 내 나이와 비슷한 분이 지나가기에 '떡 하나 드실래요?" 하니까 "네, 고맙습니다." 하고 받았다. 남은 떡 다섯 개를 내가 먹고 집사람은 두 개를 먹었다. 대신 가지고 온 바나나 두 개를 집사람이 먹었다. 내가 말했다.

"당신, 묵돌이네."

"내가요? 나는 두개밖에 안 먹었는데? 5개 먹은 당신이 묵돌이구만."

"그러나. 미안 쏘리."

막차를 놓쳐 걸어 집으로 내려왔다. RNB 펜션으로 걸어 내려왔는데 올레길 만큼이나 걸었다.

"오늘 많이 걸었습니다."

"운동이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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