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조카 윤기 결혼하다

오주관 2018. 5. 28. 12:02




결혼을 한 조카 윤기


어제 27일 대검찰청에서 조카 윤기가 결혼식을 올렸다.

매제 사업이 기우는 바람에

그 해 신림동 고시촌의 17만 원짜리 열악한 방에서 공부를 해 300여 명을 뽑는 사법고시에 합격을 했다.

신랑인 김서방도 같이 합격을 해 지금 공익법무관으로 부산고검에 근무를 하고 있다.

내년 2월에 제대를 하면 검사로 나가거나 로펌에 갈 예정이라고 한다.

장인인 내 메제는 딸이 로펌에 있으니 자네는 검사로 나가게, 했다고 한다.

신랑 아버지는 대기업의 해외주재원으로 오랫동안 근무를 해 형제 둘이 해외에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두 사람에게 보낸 문자


일주일 전 밤,

두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다.

윤기야, 김서방,

지금까지 머리로 공부를 했으면 이제부터는 가슴으로 공부를 해라.

그리고 진짜 공부를 해라.

시간이 나는 대로 인문학, 사회학, 역사, 자연과학을 공부를 해

1인칭 삶이 아닌 3인칭 삶에 매진해라.

 




위에 언니가 하나 있는데, 지금 파리에 있다.

파리에 유학을 간 조카는 그 곳 프랑스 신랑을 만나 지금 파리에 살고 있다.

언니는 아버지를 닮아 품이 넓고 어질며,

동생인 윤기는 자기 어머니를 닮아 의지와 추진력이 강하다.




가운데가 주인공인 내 누이이고,

왼쪽이 막내 누이, 오른쪽이 누님이다.

세월은 비껴가지 못 한다.

그 사이 세 사람, 몰라보게 변했다.




결혼식 그 시간, 나는 광고담당자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윤기야, 외삼촌이 네 결혼식에 꼭 참석을 하려고 했는데,

그 시간의 외삼촌은

일이 있어 광고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길게 하고 있었다.

외삼촌이 페이스북에 입문을 한지 이제 20여 일이 안 되다 보니

페이스북의

기능을 잘 몰라 지금 쩔쩔 매고 있다.

사람을 찾는 구인광고를 해야 하는데, 외삼촌 힘으로는 광고 만들기가 불가능하다.

어제까지 외숙모가 힘을 보탰지만, 역부족이었다.

페이스북이 이렇게 깊고 넒은지 처음 알았다.





윤기야,

외삼촌은 네를 믿는다.

네 의지와 에너지를.

고시원에 있을 때처럼 늘 정신일도를 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공부에 매진을 해라.  

그래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네를 지금까지 키워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도 효를 다하고.

시댁 어른들에게도 예를 다해라.




윤기야, 삶은 말이다.

계절과 같다.

맑은 날이 있으면, 구름이 낀 날도 있고,

그리고 여름이면,

비바람은 물론이고, 바다를 뒤엎는 세찬 태풍도 닥치곤 한다.

태풍이 몰아치면 바다는 금방 질서가 깨지면서 위아래가 뒤섞인다.

하지만,

그 험한 시간이 지나가면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것이 바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자성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좋은 일이 있으면, 어려운 일이 항상 닥친다.

그 때마다 혼자서 해결하지 말고,

김서방과 손을 잡고

그 어려움을 같이 의논하고, 고민을 하고, 협력을 해 극복해 나가라.

혼자보다는 두 사람이 낫고,

두 사람보다는 여럿이가 낫다.





또 하나,

이름씨가 아닌 움직씨가 되어야 한다.

알았지!

윤기야, 다시 한 번

네 결혼식에 외삼촌과 외숙모가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결혼 축하해!

건강하게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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