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3일 아침의 서울 풍경. 전날 내린 눈으로 설국인 도봉산
아침을 먹고 집을 나와 찾은 곳. 막내 아들 학교. 자, 폼 잡고 한 장. 아들 둘을 두고 있는 막내네. 아버지는 184이고 큰 아들은 186이고 막내는 178이다. 세 부자의 덩치가 을지문덕 김유신 강감찬 장군을 능가한다. 이제 4월이면 막내는 학업을 잠시 미루고 형 따라 해병대에 입대를 한다. 해서 지금 포항에서 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가슴과 팔이 제법 몸짱을 닮아 가고 있다
엄마, 나 커서 용돈 3백만원 줄게요. 큰 아들은? 저는 30만원. 말이라도 작은 아들이 나를 기쁘게 해준다. 그러자 큰 아들 왈 '전마 때문에 내 입장이 말이 아니다. 임마, 덮어놓고 말 함부로 하지 마라.' '형, 말이라도 시원하게 해야잖아.' '임마, 엄마는 그래 듣나?'
사교욱이 뭔지 모르고 아이들을 키웠다. 강남의 아이들 많이 반성해야 한다. 일요일만 되면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찬다고 하루종일 힘을 다 빼곤 했다. 축구대표팀보다 더 잘 차는 막내. 보칼인데 노래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여학생들이 줄을 서서 데이트 신청을 하곤 한다는 막내. 내가 그랬다. '디지탈로 사고를 하고 아나로그로 이 세상을 끌어안아라. 알았지?' '네.'
이런 맛에 아이를 키우지 않을까. 내가 반을 키운 조카들. 유치원 다닐 때 하도 우리 삼촌 우리 삼촌하고 염불을 해 유치원 선생이 속으로 생각하기를 ' 아! 얘 아버지는 배를 타는구나. 그래서 집에 없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조카들은 삼촌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인사동에서 점심. 내가 사기로 했는데 언제 값을 치루었는지 배터리를 사 오니까 상황은 이미 끝
인사동의 쌈지. 막내는 어머니를 수행하는 비서다. 졸졸 잘도 따라디니면서 어머니를 수행했다. 큰 아들은 친구 만난다고 점심을 먹고는 떠나갔다
안내 도우미와 찰칵인 나도 찰칵!
직원들에게 뭘 선물을 하면 좋을까. 이번에 진급을 해 지금 수원에서 6주간 교육을 받고 있다. 포항에서 올라올 때 문어와 자연산 회와 영덕대게를 사 와 그날 밤 푸지게 먹었다. 게 한 마리를 겁없이 먹은 나는 두드러기가 피어 밤새도록 고생을 했다. 채식주의자의 비애
인사동 쌈지에서 찰칵! 해병대에 가면 제일 먼저 내 자신과 싸워 이기는 법을 배울 것! 해병의 구호는 필승이다. 필승! 그렇지! 충성과 단결이 필승에게 이길 수는 없다. 마지막까지 필승이다, 알았지!
구경은 했지만 물건을 산 건 자그마한 풍경 하나
뭘 생각하고 있을까? 춥네. 왜 이렇게 추울까. 포항은 눈이 2센치 내렸다고 한다. 눈이 귀한 도시다. 그 도시에 눈이 내렸으니 사람들도 개도 아마 가슴에 동계가 왔으리라
자, 막내야, 마지막으로 찰칵! 운동 잘하고 노래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그리고 끝내 이 세상의 중심에 서서 삶을 크게 외칠 아들로 성장해라. 엄마는 믿는다. 알았지? 오케이! 명심하겠습니다
뒷이야기-어제도 추웠다. 고대에서 인사동으로.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작품인 청계천을 보고 싶다고 그곳으로 가기로 했는데 날이 너무 추워 취소. 날이 추우면 같은 고향 사람의 작품도 취소 할 수 있다. 그리고 막내 식구들을 끝내 피곤하게 만든 건 홍길동을 닮은 내 걸음걸이었다. 내 걸음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옆지기가 나와 걸을 때 늘 숨을 날숨달숨한다. 동생 식구들 역시 나를 따라잡는데 힘을 빼곤 했다. 평소에 차에 몸을 싣고 다니다 보니 걷는 근육이 쉬 퇴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오후 부산 식구들과 누님 식구들만 모이면 우리 가족은 만세다! 2010214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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