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168

나는 오늘도 걷는다

어제는 강풍이 얼마나 센지 몸이 휘청휘청했다. 미친 듯이 치는 저 파도는 바람에 의해서다. 그럼 바람은 어디서 오나? 그 바람이 성난 파도의 배후다. 저런 파도는 처음이다. 그래도 걷는다. 내가 가야할 목적지를 향해. 배는 보이지 않는다. 저런 강풍과 파도에 항해는 불가능하다. 배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법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주에는 송악만 있는 게 아니다. 저런 넝쿨도 있다. 저게 나무를 칭칭 감고 있으면 나무는 결국 숨을 쉬지 못하고 죽는다. 도구는 없고, 그래서 저 넝클을 양손으로 쥐고 비틀고 비틀어 쥐어 짜면 틈이 생긴다. 그럼 저렇게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도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저 넝클은 죽고 나무는 살 것이다. 내 점심이다. 통밀빵 다섯 조각, 사과나 토마토 하..

사색 2020.05.20

나와 기생충

기생충을 제거하면서 걱정이 되는 것은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잡풀이다. 잡풀 속에는 뱀이 있을 수도 있고, 야생진드기도 있다.잡풀 속에 들어가 등산화로 땅을 꽉 밟는데 뱀의 대가리를, 그것도 독사의 대가리를 밟아 이빨이 으깨어지면 물 수가 없어 등산화를 떼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고 독사의 꼬리를 물었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꼬리를 물자 독사가 몸을 틀어 내 등산화 위 발목을 물면 나도 기생충과 같은 운명일 수 있다. 그리고 잡풀 속의 말라가는 나뭇가지를 밟자 그 충격으로 야생 진드기 두 마리가 공중에 점프를 했다가 내려오면서 내 등산화 속으로 기어 들어가 꽉 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풀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은 기생충이 있고, 그리고 기생충 때문에 남은 생명이 위태로운 나무가 있기 ..

사색 2020.05.07

위대한 대한민국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다중으로부터 떨어져 지내는 것이다. 3, 4월 두 달 동안 나는 아침밥을 먹고 나면 집을 나온다. 그리고 그 때부터 무작정 걷는다. 언제 서울로 돌아갈지 예정이 없다. 내일 당장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곳에서 사전투표도 했고, 그리고 전 세계의 소식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 영국, 일본, 그리고 유럽 여러 나라들이 이번에 닥친 코로나19 때문에 국격이 형편 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경제 문제와 부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선전국이 ..

사색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