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152

도서관에서 책에 빠지다

어제는 7코스를 걸었다.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친 그 끝에 허리디스크가 온 모양이다. 손으로 척추를 만져보면 밑에서 4번째 뼈가 좀 튀어나왔다. 아차하는 순간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진 게 속이 좀 상하다. 그 때 충격을 받아 척추 3, 4번이 튀어나온 모양이다. 이제 더 이상의 치료는 없을 것 같다. 디스크에 좋은 운동은 걷기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늘 쳐다보기, 허리를 쭉 뒤로 펴라는 이야기다. 걷는 건 타고났다. 어제 아침 아침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어느 배우가 쏘팔쏘팔, 하며 약광고를 하고 있었다. 전립선과 소변 그리고 서지 않는 빳다를 세우는데는 다시 없이 이 약이 좋다는 그런 광고였다. 내가 그랬다. "나는 전립선에는 이상 무다. 소변이 나아가라 폭포다." "당신은 아마 채식을 ..

사색 2021.03.17

내가 사는 길

범을 피하니 사자가 나타나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고 했다. 허리가 아파 집중치료를 했더니 조금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날 땅바닥에 찍은 왼쪽무릎이 계속 시큰거리면서 아파왔다. 한의원에서 제일 먼저 부황을 떠 피를 뽑고 침을 맞았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니 사진을 또 찍어보자고 했다. 찍은 결과 별 이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골주사를 세 번 정도 맞으라고 했다.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혈압이었다. 손목을 넣고 재면 보라는 듯이 190-120이 나왔다. 간호사가 입을 벌린 채 아, 했다. 최악의 상태가 찾아왔다. 이게 다 홈페이지 때문이다. 아니 홈페이지를 만드는 담당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하루하루가 스트레스라는 ..

사색 2021.03.12

미나리를 보다

오늘 아침 10시 30분에 배낭을 메고 집을 나왔다. 집사람은 인도의 명상단체에서 하는 중요한 명상수업이 있다며 혼자 가라고 했다. 장모를 닮아 한번 꽂히면 요지부동이다. 오늘 하는 명상이 백만 원짜리다. 돈은 사촌동생이 내었다고 한다. 다음부터는 노 쌩큐해라.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떠올린 것은 본캐와 부캐였다. 우리 두 사람에게 무엇이 1번이고 무엇이 2번인지 귀신님이 우리 각시에게 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명상이나 종교가 우리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삶의 질서가 망가진다. 대한민국의 개신교가 망해가는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명상은 뭘까? 자신의 내면세계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명상을 통해 구원을 얻는 것은 아니다. 명상은 자신을 바라보면서 정신을..

사색 2021.03.06

허리와 사기꾼

물리치료를 그만 두다 1월 한 달, 허리와 싸웠다.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허리의 통증 때문에 받을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가 침대에 누우면 뜨거운 팩을 등 밑에 넣어준다. 10분 정도 지나면 팩 위에 등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빨판을 붙이고는 10분 정도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그 다음 돌아눕는다. 그런데 이게 안 된다. 돌아누우려고 하면 허리가 아파 돌아누울 수가 없다. 죽을힘을 다해 돌아누우면 액체파스를 등에 뿌리고는 2분 정도 골고루 바른다. 파스를 닦은 다음 큰 수건으로 상체를 덮고는 손으로 마사지를 한다. 마사지가 끝나면 안마기로 다시 한 번 등과 다리를 마사지한다. 그게 끝나면 빨판 네 개를 엉덩이 경계부분과 허리에 붙이고는 작동을 시킨다. 10분 후 끝났다는 신호가 울린다. 치료사가 와 전기..

사색 2021.02.04

3, 200Km를 걸으면서 가는 해와 새해를 바라보다

거센바람과 내리는 눈 어제 이곳 제주도는 아침부터 거센 바람과 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11시에 점심으로 커피 한잔과 통밀빵을 먹고는 집을 나왔다. 집사람이 바람이 불고 눈이 와 추우니 털모자를 쓰고 가라고 했다. “걸으려고 하지 말고 다른데 가세요.” “어디?” “사려니숲에 가시든가.” ‘알았다.’ 들을 걸. 중앙로터리 약국에 들어가 종이 반찬고를 하나 사 나온 나는 눈이 휘날리는 광장을 쳐다보다 버스정류장이 아닌 7코스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집사람 말을 안 들은 그 결과는 끔찍했다. 그래서 후회는 항상 뒤에 온다. 걸었다. 걸으면서 2020년을 결산하고 다가올 2021년을 떠올렸다. 이번 연말에 집사람과 2020년을 결산하고 새해 2021년을 설계하자고 약속을 했다. 오늘 7코스 행은 마지막이다. ..

사색 2020.12.31

가황 나훈아 씨와 이일병 전 교수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열정적인 사람과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을 보면 늘 가슴이 뛴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은 진보를 하고 진화를 한다. 젊은 청춘들은 그런 그들을 스승으로 삼고 자신의 그 꿈에 도전장을 내고 덤벼야 한다. 열정과 도전정신은 희망이고 꿈이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나는 젊은이들을 만나면 열정과 도전정신을 항상 말하곤 한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을 하라.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세계 1%들은 열정과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이다. 가황 나훈아 요즘 뉴스의 한가운데에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가황 나훈아 씨이다. 9월 30일 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을 집사람과 보았다. 감동 그 자체였다. 그는 가황이었다. 나훈아..

사색 2020.10.06

2, 350Km에서 이 세상을 보다

파괴하고 혁신하는 일 그 해 12월 겨울, 배낭 하나를 메고 서울에서 포항까지 7박 8일 동안 걸어간 일이 있다. 하루에 4, 50Km씩 걸었다. 찜질방에서 일어나 몸을 씻고는 가까운 분식집을 찾아 들어간다. 김밥 하나를 시켜 먹고는 배낭 속의 식초를 꺼내 물과 5대 1로 섞어 마신다. 공짜 믹스커피가 있으면 한잔 마신다. 그리고는 배낭을 메고 걷는다. 20여 Km를 걸은 뒤 식당에 들어가 가장 싼 음식을 먹은 다음 믹스커피를 한 잔 마시고는 다시 걷는다. 중간에 초콜릿을 하나 먹고는 해가 질 때까지 걷는다. 육체가 힘이 들면 정신은 개운하다. 육체가 힘이 들지 않으면 정신은 무겁다. 하루 종일 앞만 보고 걷는다. 고행이지만 즐거움도 있다. 사이사이 위험도 뒤따른다. 정신일도가 필요하다. 터널이 그렇고 ..

사색 2020.09.16

2,050Km, 다시 시작이다

2020년 8월 10일까지 걸은 거리-2,050Km 우리 인간은 크게 두 가지 주제와 싸우며 산다. 행복한 삶을 살래 불행한 삶을 살래, 부자로 살래 가난하게 살래, 즐겁게 살래 비관하며 살래, 희망을 끌어안고 살래 절망을 끌어안고 살래, 열정적 끈기로 살래 포기하며 살래, 미래를 바라보며 살래 과거를 되씹으며 살래, 도전을 하며 살래 그냥 안주하며 살래. 나는 당연 전자다. 설령 내가 도전하고 있는 사업이 내 대에 성공하지 못하면 후발주자에게 물려주면 된다. 물려주는 그 날까지 나는 목숨을 걸고 내 사업과 싸우며 살 것이다. 2020년 8월 10일까지 올레길을 걸은 거리가 2,050Km이다. 3월부터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을 때 목표를 두지는 않았다. 2019년 12월 30일 이곳 서귀포에 내려온 나는 ..

사색 2020.08.18

시간

시간은 뭘까? 시간에 대한 정의는 참으로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로 통일을 하면, 변화이다. 시간은 변화다. 줄기차게 걸었다. 3월, 4월, 5월, 6월, 7월. 1951Km를 걸었다. 대한민국 동서남북 국토순례를 하고도 남는 거리다. 동에서 서까지 248Km, 인천에서 목포까지 352Km, 목포에서 부산까지 288Km, 부산에서 고성까지 770Km. 합이 1, 658Km. 엄청 걸었다. 책도 20권 정도 읽었다. 어쨌든 적게 먹고, 걷고 걸었다. 걸으면서 나는 이 세계를 보고, 분석하고, 그리고 해석을 하곤 했다. 몸무게는 63Kg에서 변화가 없고, 허리둘레는 31에서 29로 줄었다. 뱃가죽에 살이 없다. 게실염이라는 병을 처음 알았다. 오른쪽 배가 아프고 땅겨 맹장염인 줄 알았다. 피검사와 CT촬..

사색 2020.08.02

그 날 그녀는 그렇게 가버렸다

이틀인가 삼일인가 뉴스를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서귀포 바다에서 여자시신 발견. 어부가 발견해 해경에 신고. 해경이 시신을 수습. 신원은 27세, 청주에서 온 아가씨, 청주에서 이미 실종신고가 된 사람. 오늘 아침 쇠소깍으로 갈까 하다 7코스를 선택했다. 그 장소에 가보기로 했다. 며칠 전 더운 그 날, 두 시간 후 그 장소에 도착했다. 법환포구 방파제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시선을 한 곳에 집중했다. 여자 한 사람이 바위 끝에 앉아 있었다. 낚시꾼도 가기 힘든 장소였다. 그 바위에 여자가 앉아 있었다. 순간 내 마음이 불편했다. 감정이 어두웠다. 설마, 하고 나는 강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쭉 이어진 끝 바위였다. 오늘 29일 서귀포는 한 때 폭우가 쏟아졌다. 저 곳에 도착했을 때가 12시 30분이었다..

사색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