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그 전날 밤, 인터넷에 들어가 예약을 했다. 솜씨 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빠른지 좌석이 실시간으로 금방 동이 나기 시작했다. 어쨌든 다음날 아침 9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의 좌석을 배당받은 우리는 그제야 두 발을 뻗고 잠자리에 들었다. 백담사는 어떤 곳일까?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만해 한용운 .. 여행 2009.08.17
백담사로 가느냐 주왕산으로 가느냐 아니면 지리산이냐... 라고 아침부터 인터넷 검색을 하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온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전국의 고속도로가 휴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했다. 거북이가 떠올랐다. 가지 말자. 해서 얻은 결론이 가까운 곳이었다. 저 불가마 속의 온도는 얼마일까? 천도는 넘을 것이다. 단체로 온 아저씨들과 아주머니들. 특히 .. 여행 2009.08.02
낙산과 오색으로... 낙산사. 불탄 낙산사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었다. 어디론가 바라보고 있다. 피안 그 너머로... 낙산사의 석간수. 물이 찼다. 불전을 접수하고 있는 사무소. 그날 낙산사는 더웠다. 하지만 이곳은 바닷가라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낙산사. 낙산비취가 있는 낙산해수욕장. 헤변의 길이가 길었다. 그림.. 여행 2009.06.30
진주라 천리길 촉석루. 이곳 진주는 큰 이모님이 사시던 곳이었다. 큰 이모님을 뵙기 위해 몇 번 진주를 오가면서 지금도 기억이 새로운 것은, 신식 이모님이었다. 아무꺼시야, 맥주 한잔하자. 아무꺼시야, 담배 있나? 없으면 담배 한갑을 슬쩍 주머니에 찔러주시곤 했다. 포항시청에 근무를 하던 큰 이모부님이 위암.. 여행 2009.06.04
남해 그 바다에서 만난 풍경들 남해대교. 동해가 아닌 남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남해대교를 넘었다. 남해 읍내 중심지에 있는 버스정류장. 아직도 표를 파는 정류소가 있었다. 이곳에서 떠나는 막차는 밤 8시 20분. 그 시간이 지나면 이곳의 셔트가 내려진다. 그날 밤 우리 배를 넉넉하게 채워준 시장 안 식당. 식당 주인인 아주머니.. 여행 2009.06.03
속초 그리고 설악으로 떠난 여행 벽에 붙어 있는 메모지들. 저 속에는 우리집 전화번호와 학원 전화번호도 적혀 있다. 나는 아직 우리집 전화번호를 잘 모른다. 학원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전화번호를 몰라 애를 먹는다. 건망증도 아니고 치매도 아니다. 그런 병을 나는 가지고 있다. 또 있다. 저 서랍 속에 들어 있는 고혈압 약. 약을 .. 여행 2009.04.13
격포 채석강으로 보리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나는 그 반대다. 좋아한다. 덩게떡에 단련이 된 사람들은 보리밥은 입이 놀랄 최상의 음식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오늘도 옥상에서 보리밥을 먹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달다. 인생이 이런 맛일 거다. 그날 토요일 오후에 출발을 해 도착.. 여행 2009.03.30
겨울바다로... 흐린 겨울 바다. 포항 북부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바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 경상북도 영일군 오천면 용덕동 4반. 그때는 대부분 초가집이었다. 우리 옆집의 동조네 집. 마이다스 손을 가진 동조. 연이면 연, 스케이트면 스케이트, 팽이면 팽이를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 아침에 방패연을 띄워 놓고 .. 여행 2008.12.22
어제 인천에 가다 그해, 배낭 하나를 메고 인천에 도착한 나는 이곳에 둥지를 텄다. 하인천역에서 내려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입구에 있었던 신경향 여인숙. 2층 목조였고 일본식 건물이었다. 건물이 낡아 퀴퀴한 냄새가 진동을 했고, 목조라 난방이 안 되는 곳이었다. 월 15만 원으로 둥지를 턴 나는 이곳에서 여름 한 철.. 여행 2008.12.19
속초에 가다 지난 토요일 오후, 집안 청소를 마치고 나니 오후 1시였다. 아침을 늦게 먹은 후라 배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점심 생각은 잠시 잊은 채 멍하니 앉아 있는데 옆지기가 지나가는 말로 중얼거렸다. 단풍이 지고 있네. 지고 있제. 방 안에 있자니 조금 억울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 그렇다면 떠날까. 어.. 여행 2008.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