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164

11, 100Km를 걷다

걷는 즐거움 우리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건강 이상 중요한 것은 없다. 어떻게 해야 건강할까? 1. 좋은 먹거리 2. 운동 3. 스트레스 관리 하루 세 끼는 정해져 있다. 아침은 당근사과주스 한잔. 점심은 찐 고구마나 감자 하나, 누룽지 한 그릇. 그리고 저녁은 현미밥과 채소. 그리고 운동이다. 운동은 걷기다. 우리 두 사람이 하는 운동은, 저녁에 밥을 먹고 서귀고 운동장에 나가 1시간을 걷는다. 그리고 스트레칭, 스쾃, 팔굽혀펴기로 하루를 마감한다. 지금까지 건강전선 이상 무다.

사색 2024.01.31

10, 600Km를 걷다

걸으면 건강해지고, 누우면 질병과 만난다 맨발 걷기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쉼표를 찍었다. 이곳 서귀포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곳이 두 군데다. 서호동에 황토 어싱광장이 있고, 동홍동에 황토맨발 걷기가 있다. 두 곳 모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곳과, 물을 뿌려 질퍽질퍽한 곳이 있다. 문제는 마른 황톳길을 걷기 위해서는 질퍽질퍽한 곳을 밟아야 된다. 여름에는 그렇다 치더라도 날이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 광장에 물을 뿌리면 안 된다. 상식이다. 그런데 두 군데 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물을 뿌려 질퍽질퍽하다.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 해 건의를 하면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마른땅보다 질퍽한 땅이 더 많다. 전국의 황톳길 어디에도 물을 뿌..

사색 2023.12.06

10, 100km를 걷다

하루에 20Km를 걷다 하루에 보통 네 시간을 걷는다. 마지막은 서귀포고등학교 운동장이나 맨발걷기 황톳길이다. 월요일 밤 서귀포고등학교 운동장에 가 1시간을 걷고 마침표를 찍었다. 밤 10시였다. 총 거리가 22Km였다. 지난 토요일은 오랜만에 1코스 종달리를 걸었다. 종달리초등학에서 걷기 시작해 마을에 들어가자 새로운 가게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 마주친 가게, 승승국수. 집을 개조해 가게를 만들고 있을 때 보고 처음이었다. 들어갔다. 가게는 작았지만 아담했다. 우리는 멸치국수 두 그릇을 시켰다. 잠시 후 김치와 깍두기 반찬이 나왔는데 맛이 깊었다. 정성이 들어간 반찬이었다. 그리고 나온 국수는 맛과 정성이 올A였다. 지금까지 우리가 제주에서 먹은 음식 중에 단연 최고였다. 나오면서 주인 ..

사색 2023.11.07

9, 500km를 걷다

나는 오늘도 걷는다 열심히 걸었다. 목표는 없지만 어쨌든 폭염 속에도 걸었다. 내가 걷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참선이다. 걸으면 나는 행복하다. 걸어야 내 존재는 힘을 얻는다. 며칠 전 흐리고 바람이 부는 날 선글라스도 안면마스크도 없이 콤포즈에 들어갔더니 커피를 주면서 여사장이 말했다. "오늘은 땀을 안 흘리는 얼굴을 보네요"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면서 걸었다. 그냥 걸었다. 내가 걸은 거리가 어느 정도일까? 이곳 제주도 바다 위를 저벅저벅 걷고 걸어 부산을 거치고 대구를 거치고 서울을 거치고 평양과 함경도를 거치고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유라시아 열차를 타고 바이칼호수를 거치고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가지 않았을까? 이렇게 걸으면 유라시아 철도의 종점인 런던까지..

사색 2023.09.19

그렇게 또 한 사람이 떠나다

지난 5월 어느 토요일, 우리 두 사람은 올레 7코스 법환포구를 가기 위해 걷고 있었다.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지금 걷고 있는 게 선생님 맞으시지요?" "네, 맞습니다." "네. 제가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가다 선생님을 보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 네." "선생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네, 선생님도 안전 운전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7월 초, 자구리에서 공부방을 하고 있는 그 선생님은 그즈음 고열과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다녔다. 하지만 낫지 않았다. 그런 어느 날 동료 선생님이 그 선생님의 뒷목을 보고 말했다 "선생님 목에 구멍이 나 있습니다. 서귀의료원에 한 번 가보세요?" 그 날 서귀의료원에 갔지만 원인을 찾지 못 했다. 혈압도 ..

사색 2023.07.17

8, 900Km를 걷다-매제를 생각하며

깨달음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좌선이고, 다른 하나는 경행이라고 했다. 좌선은 앉아서 하는 참선을 말하고, 경행은 걸으면서 하는 참선을 말한다. 나는 걸으면서 참선을 한다. 지난 6월 12일 오전, 포항의 막내누이로부터 매제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그 전날 밤 누이가 포항의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야야, 아침에 출근을 한 니 형부가 11시가 되어도 안 들어오고 있다." "뭐라고? 그럼 형부한테 빨리 전화해봐라?" "전화해도 안 받는다." 그 시간의 매제는 119에 실려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 사인은 뇌진탕이었다. 내 매제는 적이 없는 사람이다. 늘 밝고 맑고 정이 많은 사람이다. 비록 지난 몇 년 만나지는 못해도 ..

사색 2023.06.26

신서방, 그렇게 가다

6월 12일 월요일 탄생은 시간이 있지만 죽음은 시간이 없다.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 가방을 메고 중산간도로를 1시간 정도 걸어 콤포즈에 도착해 핸드폰을 켜니 집사람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뒷주머니에 꽂혀 있는 내 전화기는 무음이라 와도 받지 못한다. 포항의 막내누이가 나에게 전화를 여러 번 한 모양이다. 내가 안 받으니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 나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연락 좀 주세요, 응급상황입니다. 부산의 신서방이...." 부산의 신서방이? 아차 싶었다. 나는 그제야 포항의 막내에게 전화를 했다. 누이가 말했다. "부산의 형부가 넘어져 뇌를 크게 다쳐 지금 병원에 있다. 나는 지금 부산으로 간다." 6월 13일 화요일 "오빠야, 왜 폰을 안 받노, 형부 돌아가셨다." 그 시간의 나는 ..

사색 2023.06.19

8, 300Km를 걷다

점심 때 이곳을 지나가면 데크의자에 70대 아저씨가 캔맥주를 앞에 놓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 고민이 많은 철학자를 닮아 있다. 고독한 사내.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보는 풍경 중의 하나. 루비콘과 아우디를 타고 온 젊은이가 저들 속에 있다. 그리고 자주자주 신규교육을 받는 모습을 본다. 들어 오고 나가는 젊은이가 많은 모양이다. 제 1관문 여기서부터 고근산까지 마르고 닳도록 치고 올라가야 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제 2 관문. 제 3관문. 백구 한 마리가 있는데 옆을 지나가면 눈길을 한 번만 주곤 외면한다. 먹을 걸 줄 때는 꼬리가 끊어질 정도록 좋아라 하더니 주지 않으니 시큰둥하다. 내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곳. 이 나무에만 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아마 주인되시는 분이 이곳을 지나가는 객이 목..

사색 2023.03.09

도서관에 출근을 하다

도서관에 가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는 도서관, 하루는 올레길을 걷곤 했다. 그러다 두 달 전부터 일주일 중 하루만 올레길을 걷고 나머지 4일은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낸다. 금요일은 이곳 도서관이 휴관을 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도서관까지의 거리는 7Km 정도 된다. 총 14Km가 되니 올레길을 걷지 않아도 되는 거리다. 비가 오면 버스를 탄다. 도서관에서의 일 도서관에 와 내가 하는 일은 두 가지다. 10이라고 할 때, 3은 내 일을 하고, 나머지 7은 검색을 하고 글을 찾아 읽는다. 근래에 내가 도서관에서 건진 것은 챗GPT였다. 읽어보니 정신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혁명이고, 혁신이다. 가장 놀란 곳은 구글이었다. 얼마나 놀랐으면 현 경영진이 은퇴를 한 전 구글의 경영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사색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