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동이에게 족발을 주다 내 머리를 보호할 모자를 사다 어제 도서관을 나온 나는 경복궁역을 지나 광화문 뒷골목으로, 그리고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으로 걸어갔다. 시청광장에는 경북사과가 올라와 선을 보이고 있었다. 날이 추워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걷는데, 내 뒷머리가 깜작깜짝 기절을 해볼까, 하며 시위.. 풍경 2017.11.16
운동장에 가다 어젯밤에도 혹시나 싶어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그곳에서의 벌이가 이곳보다 좋은 모양이다. 한강에 사는 갈매기인 한갈이가 아닌 오갈이, 다시 올 것이다. 저 오갈이가 혹시 나를 보기 위해 포항 여남바다에서 온 게 아닐까? 여남 살 때, 아침에 집을 나올 때 바닷가의 모래를 밟으면.. 풍경 2017.06.30
서울 둘레길 1코스-2-당고개역에서 원자력병원까지 걷다 21일 일요일 아침, 둘레길을 걷기로 하고 검색에 들어갔다. 될 수 있으면 안 가 본 곳을 가자. 그렇다면 서울 둘레길의 1코스인 도봉산역의 창포원에서 수락산 그리고 화랑대 그 둘레길을 걸읍시다. 그럼 당고개에서 화랑대까지 걷자. 네. 총 7km 정도 되네. 당고개역에서 둘레길 입구를 찾.. 풍경 2017.05.24
수락산을 오르다 뒷이야기- 토요일 오후, 물 하나를 사 배낭에 넣고 수락산을 찾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을 오르는 사람들과 하산을 하는 사람들 속에 끼어 산을 오른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많다. 어디로 오르던 정상 바로 밑에는 깔딱 고개가 있다. 그 지점에 다다르면 진짜 숨이 깔딱깔딱한다. 얼.. 풍경 2015.09.14
8월 30일 도선사에 가다 8월 30일, 점심시간에 집을 나온 나는 곧바로 마을버스를 타고 창동역에 갔다. 오늘 내가 가야할 목적지는 백운대. 창동역에서 기다리던 1161번 버스가 왔다. 올라탔다. 이제 몇 분 후면 우이동 도선사 앞에 갈 것이다. 그런데 이 망할 버스가 우이동으로 가는 게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가기 .. 풍경 2015.09.02
아버지 첫 제사 어제 4월 4일, 아버님 첫 제사였다. 형수님이 제수거리를 풍성하게 준비했다. 아버님이 살아생전 가장 좋아하신 음식이 있다면 회다. 그 다음이 과일이고. 회는 포항의 막내가 늘 공수를 했고, 첫 제사 때도 준비를 했고, 그 회를 우리 식구들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아버님 젊은 시절의 사.. 풍경 2015.04.06
초파일, 백운대에 오르다 여기는 백운대 정상. 저 사람들의 표정을 보라, 저마다 치열하게 살아온 역사를. 다들 훌륭하다. 당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그 역사를 존중하오. 남은 삶, 궤도이탈을 두려워하지 말고 묵묵히 당신들의 길을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부처님이 오신 사월 초파일, 성불하시고 건강하시.. 풍경 2013.05.18
원도봉산의 가을 풍경 뒷이야기-어제 28일 일요일, 원도봉산을 올랐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서울은 복 받은 도시임에 분명하다. 한 나라의 수도에 자리잡고 있는 명산과 강.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몇 개씩이나. 서울에 있는 산들은 공원이고 정원이고 정자이고 뒤뜰이다. 피곤한 몸을 눕힐 수 있는 정자.. 풍경 2012.10.29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어제 일요일, 북한산 둘레길에 나섰다. 얼마를 걸었는지 모른다. 총 10여 킬로미터를 걸은 것 같다. 다리가 묵직했다. 막걸리 한 병과 밥을 비웠는데도 배가 허전했다. 노인이 엿을 팔고 있었다. 맛배기로 하나씩 주면서 흥정을 하는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엿을 팔.. 풍경 2012.10.22
무수골 속으로... 뒷이야기-어젯밤 당신을 기다리다 답답해 집을 나갔다. 쌀쌀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다리를 건넜다. 많이 걸었던 길이다. 그 길로 무수골 속으로 들어갔다. 산책로를 걸으면 만나지는 곳. 이런 곳에 과연 사람들이 올까? 무수골에는 불가사이한 레스또랑과 편의점이 있다. 건물을 지을 .. 풍경 2012.10.19